3년 만에 돌아온 블리즈컨 2026은 블리자드의 35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미래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오프닝 세리머니에서는 오픈 월드 슈터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5’를 비롯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포에버’ 등 굵직한 신작과 신규 프로젝트가 대거 공개됐다. 특히 과거와 달리 스타크래프트는 2030년, 디아블로5는 2029년으로 비교적 먼 시기의 출시 목표까지 함께 제시했다.
게임 밖으로의 IP 확장도 본격화된다. 넷플릭스와 ‘디아블로’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제작하고 있으며, 다른 IP 역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행사 둘째 날 진행된 한국 미디어 공동 인터뷰에는 ‘조해나 패리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사장이 참석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블리즈컨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블리자드의 모습과 출시 목표를 조기에 공개한 이유, 조직 변화와 IP 확장 전략, 블리즈컨의 향후 개최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 이번 블리즈컨 오프닝은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기대했던 만큼의 반응이 나왔다고 보는가.
이번 블리즈컨에서 받은 반응을 정말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각 개발팀이 진심을 담아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고, 공개한 프로젝트들 역시 모두 기쁘고 자랑스러운 마음으로 선보였다. 현장 전체에도 즐거운 에너지가 가득했다고 생각한다.
이번 주말 동안 개발팀의 열정과 커뮤니티의 에너지가 함께 어우러졌고, 이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와 피드백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에서 생중계를 지켜본 분들 역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며, 우리도 그런 반응을 살펴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
블리즈컨은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행사다. 플레이어들과 직접 관계를 만들고 소통하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만드는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더 많은 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 3년 만에 돌아온 블리즈컨이자 블리자드 35주년을 맞은 행사다. 이번 블리즈컨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블리자드- 의 모습은 무엇이었나.
블리자드가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게임 개발에 대한 영감을 보여주고 싶었다. 블리즈컨의 귀환을 기다려온 플레이어들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만큼 다시 돌아왔을 때 보다 강렬한 방식으로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각 개발팀이 실제로 그렇게 해냈다고 생각한다.
이번 블리즈컨은 단순히 현재의 블리자드를 보여주거나 지나온 역사를 기념하는 자리가 아니다. 앞으로 블리자드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 것인지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조직으로서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목표와 야망을 추구할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동시에 현장을 찾아온 플레이어들을 제대로 바라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존중한다는 점 역시 중요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앞으로 블리즈컨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배움을 얻었다.
-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5가 공개됐지만 실제 출시는 몇 년 뒤로 예정되어 있다. 과거에는 구체적인 출시 시점을 일찍 밝히기보다 준비가 됐을 때 출시한다는 기조가 강했는데, 이번에는 목표 연도까지 공개했다. 스스로에 대한 다짐인가, 아니면 내부 기조가 바뀐 것인가.
모두 해당한다. 약 2년 반 전 블리자드에 왔을 때부터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전략적인 계획이었다. 높은 품질의 작품을 지속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선보이기 위해서는 명확한 계획이 굉장히 중요하다. 각 팀이 서로 시너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그런 계획이 있기 때문에 출시 시점과 관련해서도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특정 게임을 특정 연도에 출시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자신감과 야망을 보여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약속을 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부적인 기조 역시 달라졌다. 과거에는 굉장히 멋진 트레일러를 보여드렸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 게임을 언제 할 수 있는가’라는 궁금증이 남는 경우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에는 우리 스스로 명확한 타임라인과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대한 자신감과 야망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향을 선택했다. 그만큼 개발팀이 약속을 실제로 지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도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취임 이후 신규 IP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기존 프랜차이즈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조직의 체력을 강화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강조해 왔다. 스타크래프트의 장르 변화나 디아블로5 등 그 결과물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현재의 변화가 의도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나.
현재 여러 팀이 협업하는 방식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과정 자체가 하나의 긴 여정이었다.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준비와 논의를 거쳤다.
그 결과 각 팀이 보다 큰 창의적인 비전을 긴 호흡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고, 동시에 그것을 지금 현실로 만들어 내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도 가능해지고 있다.
앞으로 5년, 10년 동안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서비스를 이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를 진행했다. 지금 서비스 중인 라이브 게임에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내딛는 각각의 발걸음이 미래에 어떻게 연결될지를 함께 바라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새로운 IP도 계속 살펴보고 있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IP만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이야기와 내러티브를 새로운 창의적인 방식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자원과 계획을 마련하고, 여러 팀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오프닝 세리머니에서도 커뮤니티와 사람들의 연결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블리자드에게 블리즈컨은 어떤 의미를 가진 행사인가.
블리즈컨의 본질은 결국 커뮤니티와의 연결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연결은 블리자드의 문화에도 깊게 자리 잡고 있고, 게임 산업 전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블리즈컨은 단순한 컨벤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 평생 이어질 수도 있는 관계를 만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IP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플레이어와 개발자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서로의 열정을 나누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블리즈컨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다. 앞으로의 블리즈컨 역시 플레이어를 가장 앞에 두는 행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계를 만드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직접 만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관계와 우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진심이 없다면 이루어질 수 없다.그런 에너지와 소통을 잘 결합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 데 굉장히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디아블로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넷플릭스 제작도 발표됐다. 최근 게임 IP의 영상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블리자드 역시 게임을 넘어 다양한 미디어로 IP를 확장할 계획인가.
오프닝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디아블로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개발팀이 가진 창의성과 이야기다.
우리 팀과 함께하는 파트너들이 각각의 IP를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그 안에서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제작 과정을 거쳐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미디어는 새로운 팬들에게 블리자드 IP를 소개할 수 있는 새로운 입구가 될 수도 있다.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블리자드의 IP와 게임 문화에 접근할 수 있다면 그것 역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적극적인 논의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블리자드의 이야기는 다양한 매체와 플랫폼, 여러 형태를 통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이런 가능성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겠다.
- 이번 오프닝에서 워낙 많은 정보를 공개하다 보니 ‘이 정도면 내년에는 블리즈컨이 없을 것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앞으로 블리즈컨은 매년 열리는 행사로 다시 진행할 예정인가, 아니면 일정한 개최 주기가 있는가.
현재 정해진 개최 주기는 없다. 다만 매번 블리즈컨을 어떻게 하면 최고의 행사로 만들 수 있을지는 계속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블리즈컨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많은 직원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매년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는 것이 개발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특히 대규모 발표가 몰려 있는 시기에는 행사 준비 자체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만큼 특정한 주기를 먼저 정해놓기보다 블리즈컨을 개최했을 때 실제로 얼마나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이곳까지 찾아온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은 가치와 발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앞으로 블리즈컨을 어떻게 운영할지 지속적으로 논의하겠지만, 단순히 정해진 주기에 맞춰 행사를 여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은 아니다.
- 취임 이후 미디어 입장에서도 취재 기회나 제공되는 정보가 늘어나는 등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미디어 빌리지도 새롭게 마련됐다. 취임 이후 가장 바꾸고 싶었던 부분은 무엇이었으며 현재 어느 정도 변화했다고 보는가.
미디어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가 ‘글로벌 마인드셋’이다. 단순히 게임을 출시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게임과 이야기가 특정 지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 플레이어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경험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세계 곳곳에는 열정적인 플레이어 커뮤니티가 있고 훌륭한 미디어 파트너들도 있다. 각 지역의 파트너들과 보다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관계를 만들고, 블리자드의 이야기와 경험을 보다 잘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이번 블리즈컨의 미디어 빌리지 역시 그런 방향에서 준비했다. 과거 NFL에서 슈퍼볼과 같은 대형 행사를 경험하며 얻었던 영감도 반영했다.
미디어가 충분한 시간과 물리적인 공간을 가지고 취재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런 변화가 실제로 어느 정도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제가 평가하기보다는 직원들에게 묻고 싶다.
제가 추구하는 방향과 변화에 대해 직원들이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무엇이 잘되고 있고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내부 소통과 팀 간의 협력이 결국 각 IP가 가지고 있는 야망과 미래의 계획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