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날쭉하고 이상하기도 하지만 매력적인 게임, '이환'

찍어먹으려다 푹 먹게 됐다
2026년 06월 02일 15시 09분 07초

상반기 모바일게임 시장에는 서브컬처 기대작으로 언급되던 게임들이 여럿 출시됐다. 그 중 상반기 마지막 기대작이라고도 불린 '이환(NTE:Neverness to Everness)'의 출시로부터 제법 시간이 지났다.

 

이환은 서브컬처 게임도 상당히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 찍어먹어보지 않을 수 없는 게임이었다. 출시 전부터 서브컬처 GTA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임들 중 하나로, 판타지풍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많았던 모바일 오픈월드 액션 게임 중 현대풍 도시를 무대로 만들어졌으며 차량 탑승 및 다양한 활동, 게임의 메인 주제인 이상현상 등 매력적인 요소로 버무려진 신작이다.

 

첫 인상은 꽤 엉성하다는 느낌이었지만 찍어먹어보려다 그대로 장독에 빠져 푹 먹어버리고 만 게임이기도 하다. 퍼펙트월드가 유통하고 자회사 호타 스튜디오가 개발한 이환, 그 소감을 전해본다.

 

 

 

■ 오락가락하지만 볼만한 스토리와 연출

 

이환은 도시전설이나 이상현상 등 광범위한 이야기 파편들을 하나의 도시에 모은 게임이다. 게임의 무대 헤테로 시티는 다양한 이상현상이 수시로 발생하며 그에서 비롯되는 이상, 오디티라는 존재들이 항상 일상 가까이에 있는 무섭고 위험하면서도 신비로운 세계를 그린다.

 

주인공이자 플레이어의 분신인 감정사는 모종의 대형 사건을 기점으로 이야기에 뛰어들게 되며, 독특한 특징을 지닌 등장인물로 묘사된다. 이상관리국을 통해 헤테로 시티의 골동품점 에이본에 몸을 담게 된 후 벌어지는 일들이 메인 및 사이드 스토리의 내용이다.

 


 


국장님도 언젠가 픽업 캐릭터로 나올지

 

스토리와 연출 부분에 있어선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2장의 타기도 스토리처럼 이게 왜 메인스토리에 껴있는가 싶은 것들도 존재한다. 물론 추후 복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참 아쉬운 스토리였다. 대사나 장면 연출에서도 그런 부분이 자주 느껴지는 편인데, 결국 한 달 내내 이환을 플레이하게 만들었던 것 또한 각종 이상현상들과 그에 따른 연출, 이야기들이 준 만족감이었다.

 

가령, 도시의 골목에서 맵 컴플리트 요소 중 하나를 마주하면 화면이 회전하면서 이면의 세계로 진입한다거나 무채색의 세계에 색을 입히면서 벽으로 점프하면 그대로 시점이 변경되기도 하며 화면의 각도를 맞춰 진행하는 기믹, 차량을 몰고 터널을 달리다 갑자기 다른 세계로 끌려들어가는 연출 등 훌륭한 연출들을 즐길 수 있다.

 


사진관의 이상현상으로 계속해서 촬영해 피해를 입힌다

 


달빛전당포 퀘스트 도중 모픽스의 이 패턴은 패링을 연달아 치는 맛이 있었다

 

메인스토리나 사이드스토리 외에도 일화라는 형식으로 크고 작은 보상, 또는 이야기만을 배치해둔 요소도 있으며 이외에도 지나가다보면 눈길을 끄는 장면들이 보인다.

 


메시지로도 흥미로운 것들이 등장한다

 

 

 

■ 버려지는 캐릭터를 줄인다

 

이환도 다른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들처럼 캐릭터를 뽑는 수집형 게임의 일환인 만큼, 결국 진행하다보면 캐릭터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사장되는 캐릭터가 발생하기 쉽다. 이런 상황을 이환은 캐릭터의 용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조금이지만 줄여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일단 가장 기본적인 전투부터 살펴보면, 각 캐릭터들의 기믹이 꽤 개성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재밌었다.

 

단순히 격투 성능이 좋은 캐릭터가 있는가 하면 도시 타이쿤 레벨업을 통해 무료로 얻을 수 있는 치즈의 경우 전투 중 자원을 모아 궁극기를 발동했을 때 마치 주식처럼 고점과 저점이 수시로 변하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두 번째 픽업 캐릭터인 에이본 점장 호토리는 시간을 멈추는 능력을 전투 기믹에 접목시켜 꽤 재밌는 방식으로 싸울 수 있다.

 


 


강한 이상과 싸울 때 컷신 또는 그냥 등장으로 다른 캐릭터가 조력할 때도 있다

 


둥지새의 경우 호토리가 컷신과 함께 등장해 조력한다

 

다음으로 도시를 돌아다닐 때 유용한 스킬을 가지고 있거나 도시 타이쿤 및 컨텐츠에서 유용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들도 있다. 당장 픽업 캐릭터들인 나나리, 호토리의 경우 나나리는 벽을 달릴 수 있는 이능력을 보유했고 호토리는 평소에도 시간을 멈출 수 있다. 둘 다 꽤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카페 컨텐츠에서 도움이 되는 스킬, 경매 스킬 등 다양한 용도를 마련해 캐릭터들이 버려진다는 느낌이 덜 들게 만들었다. 있으면 사실상 무조건 좋다는 느낌에 가깝다.

 


 

 

 

아쉬운 점은 캐릭터 특징 때문이라곤 해도 차량이나 바이크에 탈 수 있는 캐릭터가 감정사 외엔 바이크에 탑승 가능한 하토르를 제외하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첫 픽업 캐릭터 나나리는 인연 스토리 연출에서 직접 감정사를 태우고 스쿠터를 탄 채 이능력으로 그대로 벽을 질주하기도 하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능력도 있으면 좋다 수준이 아니라 없으면 클리어가 불가능하다 싶은 컨텐츠가 있다는 점도 아쉽다.

 

카페의 미니게임인 점장 특제가 그 예시인데, 이제는 한동안 획득할 수 없는 나나리, 그리고 상시 캐릭터 백장, 기본 지급 캐릭터 민트의 조합으로는 상당히 쉽게 클리어가 가능하지만 특정 스테이지는 특정 캐릭터 없인 클리어하기 힘들 정도로 난이도가 타이트하다.

 

 

 

■ 동종장르와의 차별화

 

이환을 플레이하며 놀란 부분 중 하나는 동종 장르와 비슷하면서도 차별화가 되는 부분이다. 우선 비슷한 스타일의 게임들이나 이환 모두 동일한 캐릭터를 뽑아 돌파할 수 있지만, 보통은 돌파 시 순차적으로 돌파 능력이 개방되는 식이다. 그런데 이환의 경우는 돌파 효과를 돌파할 때마다 원하는대로 지정할 수가 있어 효율과 편의성이 상당히 좋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어떤 캐릭터를 1돌, 혹은 국룰 돌파만 한다고 하면 어떤 돌파 스킬을 먼저 개방하는 것이 가장 유용하다 같은 식으로 원하는 단계까지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상당히 편리했다.

 

 

 

일부 캐릭터는 스킨도 게임 플레이를 통해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도 의외였다. 집에 초대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보면 일상복 스킨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들은 친애도 10레벨을 달성하면 해당 스킨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일상복 퀄리티가 낮은 것도 아니니 하나의 목표가 된다.

 

 

 

뽑기 방식도 독특하다. 각 픽업에는 글라이더 스킨, 차량 스킨, 캐릭터 스킨을 일정 횟수마다 보상으로 지급하는데 이 보상들 중 글라이더 스킨과 캐릭터 스킨은 운만 좋으면 뽑기를 진행하다 획득할 가능성이 있다.

 

뽑기 시스템이 주사위를 던져 말을 보드 위에서 움직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인데, 우측의 특정 칸에는 픽업 캐릭터를 반드시 얻을 수 있는 비밀 루트가 있고 좌측에는 스킨을 반드시 얻을 수 있는 비밀 루트가 있어 이곳에 도달하기만 하면 가능하다. 물론 쉽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획득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기에 뽑기할 때의 긴장감이 남달랐다. 캐릭터는 일반 칸 중 금색 상자에서도 낮은 확률로 나오기 때문에 루트를 지나쳤다고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스킨 루트로 가는 발판에 도착한 모습. 당연히 못 먹었다.

 

도시 컨텐츠나 도시 그 자체도 차별화 요소라고 생각한다. 향후 무한대 등 현대 도시풍 어반판타지 경쟁작이 출시되긴 하겠지만 현재로서 현대 도시풍의 서브컬처 오픈월드 게임으론 이환이 독보적으로 앞서나간 상황이다.

 

여기에 도시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나 차량, 범죄 이후 체포당해 갈 수 있는 감옥과 다양한 탈옥 루트, 수많은 이상현상 컨텐츠, 부동산 보유 및 데이트 컨텐츠, 집 커스터마이즈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오랜 시간 헤테로 시티에 머물게 만드는 매력이다.

 


교류 상호작용 중 하나인 손잡기

 


 


다양한 탈출 루트

 


핑크퍼스 털기 컨텐츠는 1주일 간격으로 줄여주면 좋겠다

 

■ 이상하고 아름다운 헤테로 시티

 

이환은 솔직히 말해 퀄리티가 들쭉날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나 황당한 버그도 종종 발생하는 게임이다. 하지만 도시전설, 괴담 등을 좋아하는 서브컬처 선호 게이머라면 플레이할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분도 뚜렷하게 존재하는 게임이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헤테로 시티는 각 구역별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여러 가지 현대 도시와 마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풍경은 정말 기깔나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든 부분들이 있다. BGM 또한 지역에 어울리게 만들어져 있어 내 기준으로는 특정 구역은 정말 편안하고 느긋한 기분으로 머무르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이 도시에 조금 더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 중 하나는 인연스토리 같은 것이 아니더라도 가끔 도시 곳곳에서 캐릭터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고, 이게 참 마음에 들기도 했다.

 

스토리만 보고 다시 만날 길이 없는 캐릭터로 끝나 어쩐지 비어버린 느낌의 도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마녀의 집에서 일일 컨텐츠를 받고 나오는데 마녀의 집 근처 나무 뒤에서 에이본 소속의 꼬맹이조 3인방이 전설의 마녀의 집 운운하며 수군대는 모습을 보거나, 분수대에 소원을 빌러 온 캐릭터의 모습 등 돌아다니면 반가운 면면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공포스러운 이상현상 조사. 이상현상 컨텐츠는 버전마다 꾸준히 적정량을 보급해주면 좋겠다.

 


곧 픽업으로 출시될 라크리모사

 

이환은 완벽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게임이다. 오히려 냉정하게 보면 참 초보적인 마감을 보여주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환이 보여주는 도시괴담과 이상현상이 도사리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헤테로 시티는 분명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계속해서 다양한 이상과 즐거움을 선사해줬으면 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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