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리메이크’ 들은 모두 잊어도 좋다,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

[리뷰]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
2025년 11월 04일 15시 09분 39초

사람들에게는 결코 그 추억을 잊지 못하는 게임들이 있다. 이것이 ‘갤러그’가 될 수도 있고, ‘미연시’일 수도,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전략 게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본 RPG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게임을 물어본다면 대부분은 ‘드래곤 퀘스트’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꼽지 않을까 싶다. 

 

드래곤 퀘스트는 테마곡이 울려 퍼지는 순간 자연스럽게 게임을 떠올릴 정도로 추억이 많은 게임이기도 하다. 2024년 세상을 떠난 ‘토리야마 아키라’가 게임의 원화가로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 말이다. 

 

근래 콘솔 게임에 입문한 MZ세대들에게는 그 감동이나 추억이 그리 크지 않겠지만 적어도 40대 이상의 올드 게이머들에게 ‘드래곤 퀘스트’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함께 했던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일명 ‘패밀리’ 게임기에 알팩을 구해(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올 수가 없었던 만큼 당시 대부분의 게임들은 복제판이었다), 어머니의 등짝 스매싱을 버티며 TV로 게임을 하던 추억을 기자 역시 결코 잊지 못한다. 

 

지금은 게임이라는 것이 상당히 흔해진, 그리고 무료 게임들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당시는 큰 마음먹고 게임을 구입해 몇 날 며칠을 게임에만 몰두했던 것이 기본인 세상이었다.

 

사실 최근의 게임들이 더 뛰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과거 게임이 강력한 것은 그 시절의 기억까지 함께 소환이 되기 때문이다. 

 



- 명작이지만…… 플레이에 손이 안 가는 당신에게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의 발매가 반가운 것은 바로 이러한 과거의 추억에 기인한다. 

 

사실 많은 이들이 과거의 게임에 대한 추억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플레이를 해 보지는 않는다. 게임을 구하는 것도, 플레이를 하는 것도 은근히 손이 많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 말고도 할 게임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불편하고, 촌스러운 비주얼의 게임에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치도록 과거의 게임이 하고 싶다면 이러한 수고를 감안하고라도 플레이를 해 보는 경우도 있다. 다만 이것은 일부일 뿐, 대부분은 추억 속에서 ‘좋았던 게임이었지’ 하고 회상하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막상 게임이 재 발매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굳이 수고를 하지 않아도 플레이가 가능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리메이크 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추억의 게임’이 현존하는 게임으로 재탄생한다.

 

실제로 과거 파이널 판타지 1~6편의 리메이크 작품 역시 적지 않은 이들이 플레이를 즐겼고,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운 예로 2024년 발매되었던 ‘드래곤 퀘스트 3’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드퀘 1,2편이 이번에 처음으로 리메이크 된 것은 아니다. 발매가 된 지 벌써 40여 년이 지났고, 나름의 네임드 작품이다. 지금까지 리메이크 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실제로 나올 만큼 충분히 나왔다. 다양한 기종, 심지어 스마트폰용 게임으로까지 등장했다. WII부터 PS4, 스위치까지 그 폭도 상당히 넓게 말이다. 이 정도면 과거의 추억이 남아 있는 사람이 최소 한번은 즐겨 봤을 법한 수준이다. 

 

- 모든 것이 ‘업그레이드’ 됐다

 

그렇다면 이번 리메이크 버전을 다시 플레이 해 볼 메리트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6년여 만에 등장하는 ‘새로운 리메이크’ 이기도 하고 그만큼 더 나아졌다. 여기에 콘솔 기기로는 충분히 발매된 적이 있지만 PC 버전으로 플레이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 리메이크는 기본적으로 작년에 발매되었던 3편을 기반으로 한다. UI나 그래픽 퀄리티가 거의 흡사한 느낌이다. 

 

물론 3편의 리메이크 작품을 아직 해 보지 못했다면 어느 정도인지를 쉽게 알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워낙 리메이크 작품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 그 달라진 ‘기준점’을 어디에 맞출지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8비트 픽셀 아트로 제작된 스트라이프가 얼마나 아름답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물이다. 3D 배경에 2D 캐릭터를 올리고, 여기에 빛 반사와 같은 다채로운 효과가 더해져 상당히 충실하면서도 아름다운 비주얼을 보여준다. 

 


 

여기에 PS5를 통해 4K로 구현되는 게임 화면과 다양한 컷신은 물론이고 몬스터 역시 ‘토리야마 아키라’의 스타일에 한층 더 가깝게 변화되어 만족감을 높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2D 캐릭터와 같은, 원작의 정통적인 부분은 유지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덧씌워 익숙하면서도 만족스러운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시각적인 부분의 ‘재해석’이 이번 리메이크의 핵심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원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여타의 리메이크 버전에 비해서도 ‘당연히’ 충실도가 높다. 

 

게임 UI는 보다 직관적인 형태로 변화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이는 지난 3편의 리메이크 버전과 흡사하기에 반응이 긍정적일 수도, 부정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반면 원작인 1,2편 자체가 워낙 과거에 발매되었던 게임이다 보니 게임 볼륨이 다소 아쉽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번 리메이크에서는 트릴로지 연결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마을이 존재하며, 추가된 스킬과 더 다양해진 적들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시나리오와 요소들이 대거 추가되어 볼륨감이 상당히 늘어났다. 

 


 

실제로 1편의 경우 원작이 단 몇 시간 만에 클리어가 가능했던 것과 달리 이번 리메이크의 1편은 10시간 이상의 플레이 타임을 보여준다. 물론 2편 또한 늘어난 플레이 타임을 느낄 수 있다. 

 

덕분에 한 편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1,2편을 합하면 그런대로 나쁘지 않은 플레이 타임이 보장된다.   

 

1, 2편의 경우 원작 자체가 다른 시리즈에 비해 다소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자동 세이브 기능이 추가되어 있고, 밸런스 자체도 많은 부분에 수정이 가해져 보다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해졌다. 

 

여기에 배틀 속도가 더 빨라졌고, 보이스가 지원되는 컷신이 등장하는 등 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인다. 2편의 경우 파티 상호작용이 늘어 보다 부드러운 대화가 진행되는 등 전반적으로 게임이 보다 매끄럽게 탈바꿈한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정도면 이제 1,2편 리메이크는 종결 아닌가?

 

앞서도 언급했듯이 드래곤 퀘스트의 1,2편은 그 오랜 세월만큼이나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지금까지 만족스러운 리메이크는 슈퍼 패미콤 버전 외에는 전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충분히 만족스럽다. 바로 이 작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비주얼은 물론이고 보이스와 사운드까지 모두가 좋다. 심지어 3편의 경우 밸런싱이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이 마저도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유저들 또한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이렇게 보완을 하기는 했어도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이 게임을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르기는 한다. 엄청난 비주얼로 무장한 게임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어쨌든 2D 캐릭터가 중심인, 다소 심심한 게임이 MZ 세대들에게 어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이제는 어언 50대에 접어든, 초창기 드래곤 퀘스트의 1편을 경험한 유저는 물론이고, 가장 최신작인 11편을 통해 시리즈를 접한 유저들까지 말이다. 

 


 

‘드래곤 퀘스트 I & II HD-2D Remake’의 발매로 ‘로토 트릴로지’의 세 편의 리메이크가 모두 마무리됐다. 아직 로토 시리즈를 플레이 해 보지 못한 팬들이 있다면 이번 리메이크 버전은 가히 ‘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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