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5게임즈는 자사가 퍼블리싱하고 래빗앤베어 스튜디오가 개발한 클래식 JRPG '백영웅전'을 오는 23일 스팀 플랫폼에 정식 출시한다.
백영웅전은 클래식한 JRPG 체험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플레이어에게 제공한다는 감성으로 설계된 신작이다. 제목처럼 100명 이상의 영웅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하며 플레이어만이 구할 수 있는 전쟁의 화마에 뒤덮인 세상을 헤쳐나가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턴 기반의 전투를 진행하며 월드맵, 필드를 번갈아 탐험하면서 보물상자를 발견하고 때로는 낚시나 팽이 대전 등 소소한 미니게임 서브 컨텐츠를 즐길 수도 있고, 랜덤 인카운트 방식으로 마주하는 보통의 적과 스토리나 퀘스트에 따라 마주치는 강력한 보스들과의 전투와 같이 고전적이면서도 즐길 것이 많은 JRPG를 표방하고 있다.
게임샷은 지난 미디어 프리뷰 빌드에 이어 백영웅전 본편을 정식 출시보다 다소 앞선 시점에 플레이할 수 있었다. 스토리 등 게임의 재미를 위해 스포일러는 가능한 최소화하면서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스크린샷 또한 가능하면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초반부의 것들 위주로 구성했다. 다만 극초반부의 스토리 등은 컨텐츠와 엮인 부분들이 있어 부득이하게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 매력적인 캐릭터와 정통파 스토리
백영웅전은 소개문의 문자 그대로 클래식한 정통파 판타지 JRPG의 모험담을 보여주는 신작이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 세계에 존재하는 여러 국가, 다양한 문화권과 가치를 지닌 채 살아가는 여러 종족들의 땅에서 검과 룬 렌즈 마법 등을 구사해 싸우고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서 룬 렌즈는 여러 능력을 구사할 수 있는 고유의 스킬을 뜻하기도 하지만 게임 속 스토리의 중요한 물건이기도 하다. 게임 초기부터 강대한 힘을 지닌 고대 룬 렌즈와 같은 중요한 물건으로 등장해 이후의 전개를 예상케 한다.
주인공은 게임이 시작되는 장소를 기준으로 산 너머 멀리 떨어진 마을 출신의 소년 노아다. 넓은 세상을 보겠다며 마을을 떠나 다종족으로 이루어진 경비대에 입대하고 룬 렌즈 마법을 강화하는 기술을 발견한 제국에 소속된 젊고 재능있는 장교 세이와 임무를 수행하며 운명의 톱니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한다.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플레이어는 제목처럼 정말 많은 수의 등장인물과 만나고 동료로 영웅들을 맞이하게 된다. 잠시 스쳐지나가며 동료로 합류하거나, 이야기에 따라 흩어져 한동안 파티 멤버로 편성할 수 없게 되기도 하고, 게임 초반부터 꾸준히 여러 지역을 돌며 다양한 개성을 지닌 캐릭터들을 동료로 맞이할 수 있다.
좀 객관적으로 평가하려는 시각을 유지하려 해도, JRPG 특유의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매력과 개성이 제법 잘 표현되어 다음 동료는 어떤 캐릭터일까? 혹은 메인 스토리 이후의 전개에서 이 등장인물은 어떻게 될까? 등을 기대하며 플레이하게 만드는 편이다. 몇몇 장면들에서는 꽤나 피식피식 작은 웃음이 나오기도.
캐릭터성은 때때로 스킬과 연관지어지기도.
■ 콤보와 기믹만 잘 다뤄도
전투는 주로 랜덤 인카운트 방식이다. 마을 같은 안전지대를 제외하면 월드맵에서 돌아다닐 때나 던전으로 취급되는 각 지역에 진입해 돌아다니면 랜덤 인카운트로 여러 적들과 만나게 된다. 전투 화면 상단에는 양 측의 공격 순서가 표시되며 턴이 돌아오면 플레이어는 공격, 스킬인 룬 렌즈, 경우에 따라 기믹, 클래스에 따라 방어나 회피, 모으기, 그리고 아이템과 영웅 콤보 같은 커맨드를 선택할 수 있다. 또 전투에서는 매 턴마다 직접 전투나 자동 전투를 선택할 수 있어 중요도가 낮은 전투는 자동 전투로 처리할 수 있다.
일부 전투에는 기믹 요소가 존재하기도 한다. 주로 스토리상 보스전들에서 기믹을 자주 볼 수 있는 편이다. 이 기믹은 장치일 수도, 적의 습성을 파악하는 것일 수도, 확률에 기대는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기믹 활성화마다 좌측과 우측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이라든가, 장치가 피해를 주는 위치를 변경하는 것이라든가. 혹은 이런 것이 아니라 평범하게 전투에서 보물상자가 있는 경우에도 기믹 커맨드가 활성화된다. 이게 앞에서 적은 확률 기믹의 일종인데, 보물상자가 나타난 전투는 그냥 승리하면 보물상자 보상을 받을 수 없어 반드시 기믹으로 상자 열기를 시도해 열어야만 상자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 이런 기믹을 공략하는 것이 백영웅전의 전투가 보여주는 하나의 재미다.
영웅 콤보 시스템은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백영웅전만의 독창적 시스템은 아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수많은 영웅들 중 관계가 있는 캐릭터를 파티에 함께 편성하고 협동기를 쓰는 방식은 다른 게임들에서도, 심지어 다른 장르에서도 볼 수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일부 영웅 콤보는 꽤나 캐릭터의 개성도 잘 살리고 연출도 신경을 썼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단순히 화려한 스킬 이펙트만 사용하는 것들도 있지만 초반부터 주인공인 노아와 동료 량이 구사할 수 있는 선후배 콤보의 경우 확률적으로 멀쩡하게 협동기를 사용해 노아의 연타 후 클로즈업되며 량이 적을 날려버리거나, 노아가 치고 빠지기도 전에 량이 동시에 노아까지 날려버리는 연출로 나뉘어 시각적으로 재밌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외에도 동료들로 부대가 편성되어 벌이는 턴 기반의 전쟁도 있다.
백명 이상의 동료들 중에는 배틀에 편성할 수 없이 거점 시설에서 일하기만 하는 동료, 서포트에만 편성할 수 있는 동료 등이 존재하나 그럼에도 수많은 배틀 편성 가능 동료들의 조합과 성능을 시험해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다. 단, 특정 동료를 서포트로 편성했을 때 저장 포인트에서도 편성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것을 제외한다면 멤버를 바꾸고 싶을 때, 가까운 마을로 가서 파티를 재편성해야 한다.
거점의 개발
■ 동료가 늘면 되는 것도 늘어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 개성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백영웅전의 강점이다. 그리고 서포터까지 편성한 파티원들의 경우 메인 스토리 진행 도중에도 한 두 마디 정도는 캐릭터성에 걸맞는 대사를 해주기도 하는데, 이런 부분들은 스토리를 즐길 때 적은 양이지만 적절한 감초가 되어준다. 다만 이 캐릭터들이 많기에 생길 수밖에 없는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다. 일단 캐릭터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캐릭터들 외에는 그냥 그 자리에서 대화만으로도 합류하거나, 스토리 진행에 맞춰서 알아서 합류하는 캐릭터 등 영입 서사가 약한 영웅들도 있었는데 워낙 드러내는 캐릭터들은 개성을 적당히 보여줘서인지 점집에서 캐릭터 추가 설정 개방만으로 알아가는 것은 다소 아쉬운 감이 있었다.
전투 면에서 아쉬운 점은 기본 인카운트율이 생각보다 낮아서 은근히 작정하고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거나 아이템, 금전 보상 등을 노리면서 싸우려고 한다면 적과의 조우가 힘든 편이라는 것이다. 그냥 스토리를 쭉쭉 밀고 나갈 때는 이게 굉장히 편한데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아무래도 파티 멤버가 쓰러진 상태로 전투가 끝날 확률도 일반 전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보스전 경험치는 상당히 높은 편이니 쓰러진 파티원이 있으면 격차가 벌어진다. 특히나 초반부에는 따로 전투를 해서 올려두지 않는 한 뒤쳐진 레벨대로 다음 보스전을 마주했을 때 난이도가 꽤 높게 느껴지게 된다.
그러면서도 스토리 외의 수상할 정도로 품을 들인 서브 컨텐츠들이나 동료를 찾으러 다니는 그 과정 자체도 즐길만한데다, 단순히 파티 가용 인원이 느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난다는 점이 좋다. 이 기능 대체 왜 없지? 싶은 것들이 게임 진행을 통해, 혹은 동료 영입을 통해 차차 개방된다는 것은 다음으로 가기 위한 동력이 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원하는 기능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보장할 순 없지만 얼추 있을만한 기능들은 이런 방식으로 충족된다.
백영웅전은 클래식 JRPG를 향한 헌사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신작이다. J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꽤 즐겁게 엔딩까지 플레이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거점을 발전시키고, 동료들을 모으며 풍부한 서브 컨텐츠도 즐기는 한편 스토리와 탐험도 최소한 보편적인 수준을 갖췄다. 버그들의 경우는 이미 개발사 쪽에서도 인지하고 출시와 동시에 수정될 예정.
넌 나가라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