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풍 보드게임 기반 전략 신작, '러프 저스티스 '84'

취향을 꽤 많이 탈 것
2023년 12월 26일 01시 17분 59초

데달릭 엔터테인먼트는 감마 마이너스 UG가 개발한 느와르풍 전략 게임 '러프 저스티스 '84'를 지난 21일 PS5 플랫폼에 정식 출시했다.

 

러프 저스티스 '84는 느와르풍의 80년대를 배경으로 이제 막 개업한 탐정 사무소의 주인이 되어 범죄를 소탕하면서 악당들에게 맞서기도 하며, 복수극을 펼쳐 탐정 사무소를 성공으로 이끄는 게임이다. 보드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된 타이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러프 저스티스 '84는 주사위와 카드를 사용해 플레이하는 보드게임 기반의 전략 게임이다. 싱글 플레이만을 지원한다.

 

플레이 환경은 PS5 및 듀얼센스 사용이다.

 

 

 

■ 80's 비열한 거리의 해결사

 

플레이어는 80년대 세네카를 배경으로 세네카 집행법이 통과되어 탐정 사무소 같은 업체가 집행을 하는 행위가 가능해진 세계에 뛰어들게 된다. 주인공이자 플레이어의 분신은 자신의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각의 테마가 배정된 의뢰 묶음을 가져오는 사건 담당관을 거쳐 세네카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해결하러 동분서주해야 한다. 다만 플레이어가 직접 현장을 뛰는 것은 아니고 프리랜서 요원들을 고용해 퇴근할 때까지 그들에게 지시를 내려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을 취한다.

 

플레이어는 사건으로 가득한 비열한 거리를 조감하며 다양한 사건을 해결하거나 곳곳에 위치한 상점들에서 요원들이 사용할만한 장비를 구매하기도 하고, 사건 담당관을 거치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러프 저스티스 '84가 준비한 몇 가지 이벤트들에 고개를 들이미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사건 담당관을 거치지 않고 연락책으로부터 야습 등의 정보를 얻거나 도덕적 딜레마에 빠뜨리고 선택에 따른 보상을 제공하는 이벤트 등은 사건 담당관의 평판에 악영향을 끼친다. 사건 담당관들이 이쪽을 판단하는 평판은 의뢰 묶음이나 새로운 컨텐츠와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무소가 먹고 살만 해지면 꼭 관리해주면서 게임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주인공의 지인인 행크만 찾아와 경비 관련 의뢰 묶음을 제시하지만 행크의 의뢰 묶음을 받아 처리하다 보면 일반 사건 묶음을 가져오는 래리나 압류 의뢰 묶음을 가져오는 페니 등 새로운 사건 담당관이 찾아와 이들 중에서 원하는 의뢰를 고르는 것이 가능해진다. 각각의 의뢰 묶음은 문자 그대로 여러 의뢰들의 묶음이며 제한된 시간 내에 해당 의뢰 묶음을 달성해야 한다. 그것도 성공과 실패, 미달성으로 구분되고 이것들이 모두 해당 의뢰 묶음의 사건 담당관 평판에 영향을 끼친다.

 


 


 

 

 

■ 출퇴근하는 요원들

 

러프 저스티스 '84의 플레이는 프리랜서인 요원들을 일회성으로 고용해 그들을 수락한 의뢰 묶음 속 사건이나 이벤트, 상점 등의 포인트로 파견한 뒤 해당 사건이나 이벤트를 수행하도록 하고 거기서 성공 수익을 받는 방식이다. 각각의 요원들은 정해진 행동력이 있어 이 행동력을 모두 소모하면 추가로 뭔가를 시킬 수 없이 퇴근해버린다. 워라밸이 굉장히 잘 지켜지는 직장이라 할 수 있다. 요원들은 저마다 특정 선택지에 영향을 주는 능력치를 지녔고 일부는 처음부터 장비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들을 고용할 때마다 돈이 들지만 계속 고용해 일을 시키다 보면 얻은 경험치에 따라 레벨이 오르며 이 때 능력치나 행동력 최대치를 높일 수도 있다.

 

사건은 이동, 해결방안 선택, 그리고 주사위로 결정된다. 때로는 미니게임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이동과 행동 결정에는 모두 행동력이 소모되며 이동 시 소모 행동력은 현재 요원의 위치와 목적지 사이의 거리에 따라 결정되므로 너무 멀리 있으면 이동에 행동력을 많이 소모해서 막상 의뢰 자체를 실패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돈이 없어 요원 고용과 사건 해결에도 쪼들리는 극초반 플레이에는 이게 꽤나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다. 실력에 따라 미니게임으로 사건을 해결해버리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모든 사건에 미니게임 선택지가 달린 것도 아닌지라.

 


 

 

 

주사위 굴림이나 미니게임 양쪽 모두 마냥 녹록한 난이도는 아니다. 미니게임은 종류가 여럿 준비되어 있고 빠듯하지만 그래도 대충 몇 번 해보면서 익숙해지면 아슬아슬하더라도 클리어가 쉬워진다. 하지만 주사위 굴림의 경우는 정말 운이고 장비나 요원의 해당 액션에 대응하는 능력치에 따라 주사위 수가 늘어나고 그게 아니라면 행동력을 추가 사용해서 주사위를 늘려야 한다. 가장 쉬운 단계의 사건조차 성공 판정이 나오려면 4 이상을 띄운 주사위 세 개가 필요하다.

 

이동 시간과 남은 행동력, 주사위가 필요한 숫자까지 전부 고려해가며 플레이하고, 의뢰를 해결하면서 사무소 재정을 늘려 본격적으로 세네카에 암약하는 조직과 관련된 이야기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거기까지 가는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말이다.

 


 


룰을 알려주는데도 막상 시작하면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드는 미니게임도 종종 있다.

 

■ PS5는 플레이 개선점 많아

 

PS5에서의 플레이 경험에는 다소 문제가 있었다. 멀쩡한 듀얼센스 컨트롤러로 플레이했음에도 대화를 넘기다 선택지까지 같이 넘어가버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튜토리얼 등의 팝업이 있을 때에는 선택지를 가려버리거나 튜토리얼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대사를 빠르게 전개하기 위해 버튼을 눌렀다고 해당 대사 자체를 다음으로 넘겨버린다. 팝업과 겹친 상태로 조작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내용을 놓치거나 원치 않는 선택지를 고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전혀 누르지 않은 먼 곳의 장소와 상호작용 화면이 나타나는 현상도 은근히 자주 보인다. PS5 버전에서만 발생하는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이게 플레이 경험의 질을 꽤 떨어뜨려 빠르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런 버그성 문제 외의 문턱이라 느껴지는 부분은 초반의 빠듯한 재정 문제다. 앞서 언급한 버그성 팝업 등으로 인해 튜토리얼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거나, 요원을 실수로 한 명 더 고용하고, 튜토리얼이 지시하기 전에 행동력을 사용하는 등 예상 밖의 행동을 하면 정말 이 요원으로 벌고 저 요원을 고용하는 데에 다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심하면 바로 빚을 지게 되기도 한다. 여기에 운 요소나 빠듯한 미니게임 또한 호불호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사위를 사용한 보드게임이나 TRPG를 즐기는 게이머라면 거부감이 덜하겠지만 가장 쉬운 의뢰조차도 운이 잘 맞아떨어져 주사위 2개를 맞추더라도 하나가 실패해 의뢰와 행동력, 평판을 한 번에 다 잃는 경우가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의뢰 한 번을 성공하지 못하고 행동력을 다 쓴다면 큰 손해를 보는 셈이다. 리스크가 극초반에 특히 큰 편이라 부담이 있다.

 

게임 자체는 취향을 꽤나 많이 타는 보드게임 스타일의 플레이가 전부다. 프리랜서 요원을 당일 고용했다가 퇴근시켜가면서 아둥바둥 요원의 성장이나 사무소 재정 안정화를 노리게 되고 그러다가 자연스레 스토리 진행이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해 이어지는 스토리를 즐기며 의뢰를 달성하는 것을 반복한다. 여기에 연락책이나 도덕성 이벤트 같은 변칙 요소를 살짝 가미하고 좀 큰 운 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러프 저스티스 '84를 완성시켰다고 본다. 시대적 배경이나 분위기 등은 취향만 잘 맞으면 은근히 입맛에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조작은 마우스를 이용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느꼈다.

 


게임 플레이 도중 저장 문제인지 잦은 빈도로 화면에 갑자기 PS5 저장 실패 팝업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저해요소를 빠르게 해결해야.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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