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스쿼드, '역시 크로스파이어'라는 호평 듣고파

[인터뷰] 스마일게이트 이상균 개발실장
2023년 08월 30일 15시 19분 58초

스마일게이트가 자사의 대표 FPS 게임 크로스파이어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VR 게임 ‘크로스파이어: 시에라스쿼드(이하 시에라스쿼드)’를 29일 글로벌 정식 출시했다.

 

시에라스쿼드는 자유도 높은 전투 방식과 현실적인 타격감, 다양한 공략법이 필요한 치열한 전투 경험 등이 특징이다. 특히 적응형 트리거, 햅틱, 지능형 시선 트래킹 등 PSVR2의 차세대 기능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차원의 VR FPS’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에라스쿼드의 출시에 앞선 지난 22일, 스마일게이트는 개발을 총괄한 이상균 개발실장과 미디어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인 세 번째 VR 게임인 시에라스쿼드의 기획 의도와 게임 특징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아래는 이날 진행된 이상균 개발실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VR게임 중 슈팅 장르는 첫 도전인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핵심 멤버들이 대부분 10년 넘도록 액션 게임을 만들어왔던 멤버들이라 과격한 PvE 액션의 표현은 쉬웠다. 특히 그 동안 PC와 콘솔에서 쌓은 노하우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고, VR 게임을 2개나 개발했기 때문에 VR게임에서 해도 되는 것과 하면 안되는 것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다.

물론 슈팅 게임이 처음이라 여러모로 어렵긴 했지만, 회사가 슈팅 게임에 대한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돌파가 가능했다.

이번 작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이전 작품들이 도움이 됐다 싶은 부분은?

‘포커스 온 유’와 ‘로건’ 둘 다 모션 캡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이었는데, 이 노하우가 고스란히 스튜디오에 남아 있었다. 또 스토리 기반 VR 컷씬 전개에 대한 노하우도 있었기에, 스토리 모드 제작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나 가장 도움이 되었던 것은 멤버들간의 ‘합’이었다. 무엇보다 스튜디오 멤버들이 이미 5년 동안이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미스 없이 높은 퍼포먼스로 게임을 완성할 수 있었다.

PS VR2 출시와 관련하여 소니와 어떻게 교류를 하게 됐나?

VR스튜디오 전작인 Focus on You 부터 지속적으로 SONY가 관심을 보여왔고, 함께 고퀄리티 VR 게임 개발이라는 공동 목표를 가지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첫 번째 발표 이후 계속 교류를 이어나가고 있다.

PS VR2를 선택한 이유는? 추후 다른 VR 플랫폼 출시 기대해도 될까?

현재로서 시에라스쿼드를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기는 PSVR2이라고 생각한다. 시에라스쿼드에서 도트사이트를 보기 위해 총을 들어올린 채 사격을 하면 머리에 ‘드르르륵’ 피드백이 가는데, 다들 이 부분이 엄청나게 실감난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런칭 시점에는 Steam을 통해, Meta Quest 2, S, Pro 등의 기기를 Link로 지원할 예정이고 EA 기간 동안 호환 HMD를 늘려갈 계획이다. 그 이후 플랫폼 확장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기존 슈팅게임, VR슈팅게임 중 레퍼런스로 참고했거나, 특정 부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할만한 게임이 있는지?

기존의 VR 슈팅게임을 모두 해보면서 이미 성공한 게임들과는 다른 방향의 슈팅게임, 즉 ‘대량으로 총알을 쏟아 붓는’ 아케이드 슈터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른 VR게임 보다는 ‘타임크라이시스’나 ‘스타워즈:배틀포드’ 같은 옛날 오락실 게임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VR FPS로서 가장 신경쓴 부분은?

적이 던진 수류탄을 손으로 받아 다시 던지는 것 같은 플레이는 VR만 가능하지만, 이런 것들이 중요한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작품들을 통해 플레이어가 원하는 건 VR ‘체험’이 아니라 VR ‘게임’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게임 측면에서 보면 일반 FPS의 정교함과 엄밀한 체험을 VR FPS는 제공하기 어렵다. 일반 FPS는 마우스를 그냥 두면 조준점이 흔들리지 않지만, VR FPS는 실제 손 떨림이 조준점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교함이나 엄밀함이 주는 쾌감보다, 그저 ‘신남’이 시에라스쿼드의 키워드가 됐다.

또 VR에서는 공간이 실제로 보이기 때문에, 전장 묘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RPG 탄이나 장갑차의 공격이 물리적으로 보인다. 자신에게 RPG탄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비명을 지르더라.(웃음)



개발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총기 조작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슈터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조작 실수 한번이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왼손 탄입대에서 탄창을 꺼내 재장전을 하려고 하는데 왼손이 탄입대 근처에서 탄창을 못잡으면 2-3초를 낭비하게 되고 그 사이 죽게된다.

이렇게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모든 실수들을 방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는데 엄청난 시간을 썼다. 그러고도 안심이 안되어 대부분의 조작계를 옵션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여러 번 갈아 엎었을 정도로 팀의 에너지를 가장 많이 썼다.

VR게임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움직임이라고 본다. 서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장시간동안 과한 동작을 진행하는 부분에 대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게임을 짧게 구성하면 또 보여줄 수 있는 부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고자 했는가.

일단 시에라스쿼드는 머리 높이가 자동으로 조정이 된다. 즉 서서도, 앉아서도 편하게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다. 이렇게 할 경우 앉아서 엄폐를 할 수 없게 되는데, 이를 위해 앉기 조작 버튼을 따로 마련해 놓았다.

또 선택과 집중을 했다. 미션 한 판을 최대한 짧게 구성하는 대신, 그 안에서 전투의 밀도를 높여 게임을 최대한 간결하게 만들려고 했다. 스토리 캠페인은 게임을 배우는 구간이니 템포가 좀 느리지만, 전투에 집중하는 스쿼드 미션은 스테이지에 진입하면 바로 전투가 시작된다. 스쿼드 미션에는 전투 외 군더더기가 없다. 오직 전투다.

딱 하나의 예외는 호드모드인데, 50개의 웨이브를 클리어하는 이 모드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난이도를 조정하는 것이었는데, 20번째 웨이브가 큰 도전거리가 될 것이다.​

VR 게임 시장도 어느덧 연차가 제법 됐다. 그만큼 VR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아직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많다. 이에 대한 고민은?

VR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여전히 태동기의 시장이다. 개인적으로는 3D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새로 유입된, 새로운 조작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도 케어해야 하고, 조작에 익숙해진 기존의 유저들에겐 새로운 도전거리를 줘야 한다.

때문에 초보과 숙련 유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난이도와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고, 복잡하고 정교한 조작을 원하는 유저부터 대충해도 잘 조작되는 유저까지 모두 자신에 맞게 게임을 커스텀 할 수 있도록 많은 조작 옵션을 제공하여 양쪽 모두를 케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색다른 시도를 한 부분들이 눈길을 끈다. 방패를 들고 상대를 쳐내는 동작들이 인상깊었는데, 색다른 조작법들을 고민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어떤 장면들이 있는지?

방패와 한 손 총기 조작은 양손 총기와는 많이 다른 체험을 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꼭 체험해보았으면 좋겠다. 사실적이진 않지만 게임적 허용으로 생각하며 디자인했는데, 적의 개틀링건 공격부터 바주카포 공격, 심지어 장갑차 주포 공격도 막아진다. 중갑병이 망치를 들고 내리쳐도 방패로 막을 수 있다.(웃음)

그렇기에 방패를 활용한 재미를 꼭 체험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몸을 가린 채 헤드샷 비율이 높은 권총으로 신속히 접근, 적의 머리를 따는 플레이는 전혀 다른 재미를 준다. 이런 변칙 조작은 몇 가지가 더 있는데, 예를 들어 권총을 양손에 모두 잡을 수 있다. 쌍권총(아킴보) 플레이를 위한 한손 조작 탄창도 마련해 놓았으니 한번씩 해보시기를 권한다.

출시 전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게임 내에 여러 보스 중 망치를 들고 나오는 중갑병이 있다. 덩치도 크고, 망치가 주는 위압감도 있어서 처음 만나면 가슴이 철렁할 정도다. 이 중갑병이 처음 등장하는 스테이지는 원형으로 되어 있는데, 개발팀의 의도는 계속 도망을 다니면서 맵 곳곳에 있는 특수 무기를 이용해서 저항하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 행사에서 한 인플루언서가 중갑병이 헬기에서 낙하하는 순간부터 돌격소총으로 탄창 하나를 모두 헤드샷으로 맞춰 중갑병이 지상에 도착도 하기 전에 처리하는 묘기를 보여주시더라. 개발팀은 상상도 못한 쇼라, 난이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된 계기가 됐고, 겸손해지기로 했다.

참고로 현재 제공되는 난이도가 5개인데, 마지막 난이도의 이름이 ‘Devs couldn’t clear’이다. 한글로는 ‘완수 불가능’인데, 실제로 개발팀이 깰 수 없는 수준의 난이도를 제공한다.​

최종 론칭 콘텐츠 볼륨은?

13개의 스토리 캠페인과 50개의 스쿼드 미션이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스토리 캠페인은 4시간 정도 분량인데, 스토리를 즐기면서 게임을 배우는 쉬운 1인용 컨텐츠이다. 스쿼드 미션은 플레이어의 숙련도 마다 다르겠지만, 평균 16시간 정도 분량의 멀티플레이 컨텐츠이다. 그 외에도 리얼리즘 모드나 호드 모드가 제공되므로 원한다면 플레이타임은 그 이상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시에라스쿼드에서는 뭐니뭐니해도 멀티플레이를 추천하고 싶다. 멤버들이 개발하다 말고 멀티하는 걸 말리러 다닐 정도였다.(웃음) 꼭 친구랑 같이 사서 즐겨보시길바란다.

향후 업데이트 콘텐츠나 DLC 계획은?

런칭 이후 새로운 총기와 호드모드 같은 신규 컨텐츠와 다양한 편의기능들이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그 이후의 일정은 아직 말씀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싶으신지?

아무래도 ‘크로스파이어’의 이름을 달고 시장에 나가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 크게 히트하여 돈도 많이 벌었으면 좋겠지만, 그보다는 ‘역시 크로스파이어다’ 같은 평가를 받고 싶다. 특히 타격감, 액션 표현 등 전통적으로 크로스파이어가 호평을 받았던 부분에 대해서 호평을 받고 싶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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