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터치는 코에이 테크모 게임스의 PS5, PS4, 닌텐도 스위치용 소프트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를 지난 23일 정식 발매했다.
아틀리에 시리즈 25주년 기념 작품 중 하나인 라이자의 아틀리에 트릴로지 중 마지막을 장식할 비밀 시리즈 최후의 타이틀이다. 라이자의 아틀리에를 칭하는 비밀 시리즈는 1편과 2편을 통틀어 전 세계 누적 출하 수 160만 장을 돌파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과거 있었던 모험들을 거쳐 성장한 라이자와 그 동료들의 마지막 여름의 모험 이야기이다. 아틀리에 시리즈 최대급인 11명의 파티 멤버를 활용할 수 있고, 전작까지 등장했던 캐릭터들이나 새로운 동료들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이번 리뷰는 PS5용 소프트 플레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스토리에 대한 언급은 가능하면 전부 드러내지 않는 방향으로 서술한다.
■ 평범했던 농가의 딸, 라이자
비밀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왔던 갈색 단발머리와 밝은 성격의 라이잘린 슈타우트와 그 동료들의 모험이 마지막장에 접어들었다. 평범한 농가의 딸이라고 설득력 없는 주장을 호소하던 라이자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이제 20대 초반까지 성장했고, 이제 꽤 노련하게 연금술 실력을 발휘해 쿠켄 섬에서 여러 일들을 수행하고 있는 라이자는 고향인 쿠켄 섬 주변에 갑자기 생겨난 미지의 섬 커크 군도에 대해 논의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각자의 길을 위해 흩어졌던 친구들을 불러들인다.
이후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기존 쿠켄 섬의 소꿉친구 일당과 클라우디아, 전작의 등장인물이나 새로운 등장인물들까지 서두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정말 많은 등장인물들과 마주하고 당초 문제가 됐던 커크 군도의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 새로운 땅으로의 모험을 떠나기도 한다. 오픈필드가 적용되어서 랜드마크를 이용한 빠른 이동을 한다거나 아예 지역을 넘어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로딩 없이 큰 덩어리로 연결된 지역을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래서인지 초반에 소꿉친구들과 클라우디아가 모인 후 커크 군도를 조사하기 위해 떠나는 첫 퀘스트에서는 1편에서 여행했던 지역들 중 일부를 관통하는 루트로 커크 군도에 접근해야 한다.
커크 군도에는 마치 뭔가 있을 법한 모양새의 유적이나 문 같은 것이 존재했고 이를 당장 해결할 수 없어 파악한 실마리들을 들고 다른 곳으로 여행하며 타개책을 찾는다는 것이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 메인 스토리의 초반부다. 과연 이 여정의 끝에서 평범했던 농가의 딸 라이잘린 슈타우트와 그 동료들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전체적으로 모델링이 좋아졌는데, 렌트만큼은 여전히 안타까운 디자인이다.
■ 좀 더 많이 때리는 전투
이번 작품의 전투 시스템도 실시간 턴을 기반으로 진행된다. 행동 게이지가 가득차면 공격이나 스킬, 아이템 사용 등을 할 수 있고 일반 공격의 경우 공격 시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추가타를 입힐 수 있다. 스킬은 전투 도중 쌓이는 AP를 소모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코어 크리스탈 수치인 CC를 소모하면 장착한 아이템을 CC 포인트 내에서 전부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템 사용의 경우에는 행동 게이지가 덜 찬 상태에서도 AP 10을 사용해서 바로 아이템을 사용할 수도 있어 전략적인 선택이 가능하다. 그야 이미 아틀리에 시리즈 도사들은 후딱후딱 연금으로 제작한 아이템으로 펑펑 터뜨릴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의 경우는 아이템 사용의 타이밍이나 종류에 따라 조금 힘든 수준의 전투도 돌파할 수 있게 된다.
보스전을 포함해 초반부 난이도가 완전히 장르 초심자라도 처음 보스라고 할만한 적과 만나는 시점에서 충분히 여유롭게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난 1편과 2편에서는 전반적인 전투 난이도가 초심자 기준으로 보통에서도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 구간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신규 플레이어 친화적인 난이도가 됐다고 볼 수 있겠다. 당시엔 평범한 JRPG들의 공식처럼 스토리 위주로 진행하면 첫 보스에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
대열도 전열 세 명 중 원하는 캐릭터로 조작권을 옮기거나 두 명까지 배치할 수 있는 후열 캐릭터와 언제든 교대하면서 전투를 진행할 수가 있다. 전투 도중 현재 조작하는 캐릭터에게 파티원들이 특정 행동을 요구하는 오더 시스템도 유지되어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는 한결 플레이어의 파티가 적들을 많이 타격하면서 전투를 진행하는 양상이 됐다. 심볼 선제공격으로 전투 직후 일반공격으로 여러 번 적을 가격한 뒤 행동 턴이 돌아오는대로 오더를 수행해 플레이어의 스킬과 파티원의 오더 스킬이 연속으로 들어가며 이어서 CC를 소모해 공격 아이템을 사용하는 식으로 한 번에 딜을 몰아서 넣을 수도 있다.
처음 만나는 이 녀석 정도는 여기까지 올 정도면 쉽게 이길 수 있는 난이도
■ 연금과 비밀 시리즈의 세계
아틀리에 시리즈의 정체성이자 주된 파고들기 요소, 가장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로 꼽히는 것은 언제나 연금술이다. 이번에도 연금술 면에서는 기존작들과 마찬가지로 파고들어서 최대 한도의 품질을 가진 아이템에 강력한 옵션을 덕지덕지 붙이는 연금술이 가능하며 열쇠나 초특성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을 활용해 좀 더 새로운 요소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연금 관련 레시피나 스킬은 서브 퀘스트 또는 SP를 사용해 개방할 수 있는 스킬 트리를 통해 획득할 수 있으며 아이템 복사 등의 기존 연금 시스템 역시 이곳에서 해금할 수 있다.
갑자기 오픈필드를 적용하고 역대급으로 방대한 지역을 탐험할 수 있게 해줬기 때문에 연금술 거점의 변화도 존재한다. 처음에는 라이자 시리즈가 진행되며 라이자의 아틀리에이자 일행의 아지트로 사용되던 그 장소만 연금 장소로 사용하나 스토리 진행에 따라 아예 쿠켄 섬이 아닌 다른 지역으로 가면서 해당 지역에 라이자의 아틀리에 지점을 생성하고 탐색 거점이나 농장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아틀리에 유형에 따라 효과들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의 필요에 따라 새로운 아틀리에를 차릴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열쇠는 연금에 사용할 수 있다.
더욱 넓어진 비밀 시리즈의 세계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서브 퀘스트들이 존재한다. 파티 멤버인 캐릭터들의 캐릭터 퀘스트 등을 통해서 스킬을 개방할 수 있기도 하며 돌아다니다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랜덤 퀘스트를 달성해서 보상을 습득할 수도 있다. 대신 이 시스템의 도입으로 지나가다 퀘스트가 있으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람들은 진행이 꽤나 더뎌질 것이라 생각한다. 아름답고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비밀 시리즈의 세계 곳곳에서 이런 퀘스트들을 만나게 될 것이니 말이다.
새롭게 추가된 열쇠는 다양한 방면으로 사용된다.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면 충전이 완료된 랜드마크들이나 몬스터들에게서 열쇠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지는데, 여기서 필드를 탐험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어드벤처 관련 효과가 있는 열쇠나 캐릭터의 능력과 연관이 있는 열쇠 등 총 네 가지 분야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다.
열쇠는 전투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아쉬운 이별을 준비해야 할 때
정석적인 이야기 구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 메인 스토리는 제법 마음에 드는 이야기일 것이다. 지난 타이틀인 2편에서는 잠시 라이자의 성격과 스토리가 주춤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세 편의 이야기 전체를 두고 봤을 때 이번 작품은 앞선 이야기들을 좋은 쪽이건 나쁜 쪽이건 잘 취합해 봉합했고 예쁜 추억이 될만한 이야기로 마무리짓는 것을 성공했다. 1편에서는 10대 중후반의 아이들이 흔히 그럴법한 방식으로 다투기도 했지만 시리즈를 거듭하며 여러 사건을 겪고 나이도 먹으며 훌륭하게 성장한 그들의 이야기와 관계, 모험이 엔딩에 도달할 때까지 천천히 정리되는 느낌을 줘 즐거우면서도 한편으론 즐거운 시간이 점점 끝나가고 있단 생각이 들게 만드는 씁쓸함도 공존한다.
연금술은 여전히 게임의 핵심 재미요소고, 새롭게 추가된 열쇠 시스템이나 초특성 등을 다루면서 좀 더 다양한 방향으로 아이템을 만들어가는 맛이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정석적이지만 깔끔하게 마무리지어지는 성장 모험물의 스토리는 연금술 외의 또 다른 핵심 재미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비밀 시리즈가 상대적으로 스토리면에서 아쉬웠던 것을 생각하면 장족의 발전이라 느껴질만도 하다. 특히 전작이 아쉬웠던 점도 있었으니 더욱 그렇다. 넓어진 월드와 파고들기 요소 등 즐길거리를 모두 아우른다면 플레이타임도 굉장히 늘어난다.
추억을 되짚으며 마지막 모험을 한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예외도 있긴 하나 주로 한 시리즈가 트릴로지 구성으로 출시되는 것이 사실상 관습이기도 했고,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는 각자의 마무리를 확실하게 매듭지으며 끝을 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신생 아틀리에 시리즈에 들어서며 네 번째 타이틀을 냈던 전례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라이자도 네 번째 타이틀이 혹시 추가로 발매되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그게 아니더라도 기존 출시작에서 보여준 것처럼 라이자가 주인공이 아닌 조력자로 등장하는 케이스도 생각해볼 수 있다.
라이자의 아틀리에3 ~종극의 연금술사와 비밀의 열쇠~는 사실 여기서 깔끔하게 끝내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어쩐지 끝난다는 사실이 아쉬워 다음 넘버링을 기대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시리즈 최종장이었다.
전작의 등장인물들이 어떤 시점에 모습을 보일지 기대하며 플레이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