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 핸즈온의 첫 인상은 광기

극초반 담은 빌드 체험
2022년 12월 08일 01시 00분 02초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일 개최된 '디아블로4'의 개발팀 프레젠테이션 세션에 이어 같은 날부터 7일까지 즐길 수 있는 핸즈온 빌드를 제공했다.

 

2019년 블리즈컨을 뜨겁게 달궜던 신작 디아블로4는 디아블로 이모탈 팀과는 별개로 개발을 진행한 시리즈 본편의 최신작이다. 디아블로4는 디아블로3 이후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새로워진 캠페인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플레이어는 오픈월드를 오가면서 각기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다섯 가지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에 따라 탈것을 타고 지역에서 지역을 이동, 여러 플레이어와 함께 공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이번 핸즈온 빌드에서는 게임의 초반부 플레이와 첫 번째 액트를 진행할 수 있는 등 제한적인 기능이 제공되었으며 완성된 빌드가 아니므로 향후 변경될 수 있다.

 

 

 

■ 갈수록 힘들어지는 성역살이

 

1996년 디아블로1편을 통해 트리스트럼과 옛 대성당에 얽힌 이야기로 어두운 고딕 판타지 시리즈의 무대가 시작됐다. 이후 계속해서 발전하고 확장된 디아블로의 세계관 속 무대인 성역세계는 갈수록 살아가기 힘든 환경이 되어가고 있음을 느낀다. 천상과 지옥 사이의 전쟁이 유린하고 지나간 성역에 또, 또 다시 어둠이 드리웠고 증오의 군주 메피스토의 딸 릴리트가 기나긴 추방 생활 끝에 어둠의 의식을 통해 성역에 소환되어 버린다는 것이 출시 전 정보들로 미리 알려진 이번 신작의 배경이다.

 

핸즈온 빌드에서는 이런 디아블로4의 서막과 첫 주요 지역인 조각난 봉우리를 포함, 디아블로4의 극초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었다. 세 명이 오리라라는 트레일러처럼 이 빌드에서 체험할 수 있는 클래스는 다섯 개 중 세 개였다. 야만용사와 도적, 그리고 원소술사 말이다. 다른 두 캐릭터는 일단 선택 화면에서 보이기는 하지만 선택할 수 없는 그런 상태였다. 향후 정식 출시 빌드에서는 드루이드와 지난 번 Xbox/베데스다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것처럼 마지막으로 합류한 강령술사까지 다섯 개의 캐릭터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스토리를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기에 이렇다고 딱 집어 언급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들을 거쳐 캐릭터를 생성한 이후 보여지는 디아블로4의 성역 세계는 상당히 살기 힘든 곳이 되었다고 느꼈다. 물론 이전까지의 시리즈에서 보여준 성역 세계가 마냥 살기 좋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프랜차이즈 내에서도 상당히 힘든 환경이 됐다는 것을 조각난 봉우리 탐험을 거치면서 느꼈다. 이후 정식 출시에서 보여줄 총 다섯 개의 지역에서 이런 첫 인상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런 감상이 들었다.

 

첫 번째 지역인 조각난 봉우리만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에 시작부터 제공되는 액트2와 3은 시작 지역에 접근할 수 없어 플레이할 수 없었지만 프레젠테이션에서 소개됐던 것처럼 확실히 액트를 진행하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컨텐츠를 소화하는 것 역시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당히 작은 규모의 지하실이나 나름대로 넓고 경우에 따라 다른 기믹으로 진행하는 던전, 비슷한 것들만 보였지만 수시로 발생하는 필드 이벤트, 악에 물들었지만 되찾을 수 있는 보루 등 다양한 컨텐츠와 이에 따른 보상, 지역의 명망 포인트에 따라 얻는 보상 등은 꽤 유용했다.

 

 

 

■ 피지컬과 피돼지

 

디아블로4의 전투는 캐릭터를 조금 육성시켜 전체공격기를 배운 시점부터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야만용사의 경우 특히 그런데, 배쉬나 출혈 공격 등을 사용해서 분노 게이지를 쌓고 이를 사용해서 스킬을 활용하는 만큼, 최소한 소용돌이를 배운 시점부터 진정한 핵앤슬래시의 다대일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맛이 시작된다. 그전까지는 적은 많이 나오는데 하나하나 두들기고 있어야 하니 좀 단조롭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담으로 서막의 극초반까지는 등장하는 적의 수도 적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진행하니 이런 의혹은 기우였다는 것을 느꼈다. 무더기는 아니지만 많은 적들과 싸울 수 있다.

 

한편 피지컬(딸깍딸깍)이 필요한 순간들도 종종 보였다. 주로 보스급의 적들과 상대할 때가 이렇다. 물론 핵앤슬래시에서도 강력한 적과의 일전에는 차이를 두기 마련이지만 조금 귀찮은 정도로 손가락을 바쁘게 만드는 보스도 있었기 때문에 전투를 진행할 때 새롭게 추가했다는 피하기 버튼을 적극 활용해야 했다. 덧붙여 이번에는 물약을 따로 많이 구매해서 마시며 싸우는 것이 아니라 디아블로 이모탈의 그것처럼 캐릭터 생성 당시를 기준으로 5개만 들고다닐 수 있어 마시는 타이밍을 잘 생각해야 한다. 물약의 보충은 마을로 돌아가거나 전투 중 가끔 떨어지는 것, 보스의 체력을 일정 수준 깎았을 때 확정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충당이 가능했다.

 


 

보다 피지컬을 발휘하면서 회복도 제한된 물약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플레이어와 달리 피돼지가 된 적들이 초반부터 자주 보였다는 것도 느꼈다. 일반적인 적이나 무리의 리더 정도로 보이는 적들이 강화된 체력이 붙어서 나오는 것이 드물지 않아 오래 두들기고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보스는 수시로 업그레이드와 보다 유효한 타입의 공격을 가하지 않으면 99%는 피돼지처럼 체력이 잘 안 깎인다. 다행히 게임을 진행하며 얻을 수 있는 자원들을 사용해 물약의 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명망 시스템을 이용해서 물약의 상한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

 

지역에 존재하는 보루(Stronghold)를 해방하는 컨텐츠도 있다. 레벨 스케일링이 적용되는 디아블로4의 세계에서 적정 레벨이 조금 더 높게 책정되는 이 지역은 타락한 자들을 쓰러뜨리고 정화해 플레이어가 직접 이용할 수 있는 거점으로 변화한다. 이번 빌드에서는 조각난 봉우리에 위치한 노스트라바 보루를 해방시킬 수 있었다.

 

 

 

■ 광기가 느껴져

 

이번 디아블로4의 기조는 어둠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아블로 시리즈 중에서도 돋보이는 고어함과 공포적인 연출에 대해 언급된 바 있는데 아직 맵에서 디아블로2의 카타콤 등이 주던 그런 요소들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성역세계의 광기는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본격적인 호러라기보다는 악마들릴 것 같은 분위기가 스토리 도처에 깔려있다는 것도 그렇다. 이미 공개됐던 릴리트 소환 트레일러부터 시작해 핸즈온 빌드를 통해 만나본 디아블로4의 스토리 극초반은 등장인물들과 장면, 게임의 분위기에 광기가 도사려있다.

 

플레이면에서는 본격적으로 레벨이 더 오르면서 스킬 트리가 확장되면 보다 재미있는 핵앤슬래시 경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느꼈다. 일단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소용돌이만 배워도 좀 시원시원하게 적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되니까. 체력이 강화된 적이나 보스의 피돼지스러운 특징은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극초반만 제공되는 핸즈온 빌드만을 플레이했으니 디아블로4가 강조하는 컨텐츠들 중 만나보지 못한 것들이 꽤 많다. 정식 출시가 이루어지고 모든 것이 공개됐을 때 핵앤슬래시 장르와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팬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인지 내심 기대가 된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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