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정오부터 넥슨의 신작 '프로젝트 HP(가제)'가 프리 알파 테스트를 오픈했다. 5일 정오부터 오는 8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이번 프리 알파 테스트는 테스트 당첨자들과 6일 오후 6시에 발표된 추가 모집 당첨자들이라면 테스트 기간 동안 계속해서 플레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HP는 한국 게임 시장에 굳건히 자리잡은 MMORPG나 MOBA 장르의 틈바구니 속에서 백병전 PvP 액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도전장을 던졌다. 넥슨 신규개발본부 설립 후 처음 선보이는 오리지널 IP 기반 신작으로, 현세대 최상의 플랫폼에 맞춰 제작되고 있다. 영웅신앙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관과 함께 중세 전장을 배경으로 30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근거리에서 맞붙어 싸우는 대규모 백병전을 구현한 부분이 차별화 포인트다.
나흘간 진행되는 프리 알파 테스트 버전에서는 특수 효과를 가진 보조 거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쟁탈전 '파덴'과 두 진영이 중앙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힘 싸움을 펼치는 진격전 '모샤발크' 등 16 대 16 방식의 두 가지 캐주얼 모드로 구성된다.
■ 병사에서 영웅으로
프리 알파 테스트 버전의 UI 구성은 단순하다. 게임 매칭 시작과 훈련소, 패치 노트로 구성된 플레이 탭과 현존하는 일반 병사 및 영웅들의 정보나 착용하고 있는 장비를 확인할 수 있는 병영, 그리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배틀 패스와 기록, 랭킹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필이 전부다. 초기 상태의 병영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은 장비 중 보조 무기 슬롯이 잠겨있지만 존재한다는 것. 또, 작중 플레이어가 속하게 되는 두 진영 연합과 마라는 병사 구성이나 영웅 구성이 동일하다는 점 등이 있다.
모든 플레이어는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 본격적인 전투에 참가하기 전 훈련소에 들어가 기본 훈련을 한 번 체험해야만 게임 시작 버튼이 활성화된다. 게임 시작 버튼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간단한 기본 훈련 코스를 끝내면 바로 가능하지만 조금 더 고급 과정을 거치려면 추가로 훈련 메뉴에서 선택해 연습해볼 수 있다. 백병전으로 아군과 적이 얽혀서 싸움을 벌이기 때문에 난전이 되겠지만 결국 테크닉을 많이 숙달시키면 다양한 상황에서 써먹을 수 있으니 배워두면 쏠쏠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양 팀의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병사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32명의 인원이 얽혀서 싸우는만큼 한 세력의 플레이어는 분대로 나뉘어 구분되며 블레이드, 스파이크, 아치, 가디언, 오해머, 스모크의 여섯 병종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해 전장에 투입된다. 먼저 상대의 전력을 깎아내서 승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전투에서 죽는다 하더라도 다른 팀원의 구조를 기다리거나 포기하고 리스폰 대기시간을 기다렸다가 다시 거점 또는 점령지점 근처에서 살아날 수 있다. 재투입 시에는 병종을 바꿀 수 있다.
전투를 수행하며 다양한 조건으로 영웅 캐릭터가 될 수 있는 화신 포인트가 모인다. 이 포인트를 채우면 각 플레이어는 네 명의 영웅 중 하나를 골라 화신이 되어 극적인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영웅이 되더라도 일반 병종에 비해 좀 더 나아지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론 포위 상태로 집중 공격을 당하면 돌파하기가 힘들다. 화신은 일정 시간이 지나거나 죽음을 맞이하면 풀린다. 지형이나 현재 전투 상황에 맞는 영웅을 골라 변신하면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다.
■ 특징을 잘 잡은 전장과 병종
이번 테스트에서는 상기했던대로 거점을 공략하며 상대의 전력을 누르는 쟁탈전 모드의 파덴과 중앙 거점을 차지하기 위해 밀고 밀리는 힘 싸움을 펼치는 진격전 모드의 모샤발크 두 전장을 체험할 수 있다. 다만 특정 모드나 맵에 플레이어가 집중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이번 프리 알파 테스트 버전에서는 플레이어가 수동으로 맵을 선택할 수 없었으며 게임 매칭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무작위 전장에 참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점령전이나 진격전 등 모드 자체는 이미 여러 장르에서 자주 쓰였던 모드인만큼 각 모드의 핵심을 잘 짚어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먼저 쟁탈전 전장인 파덴은 거점의 점령이 전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중앙의 A거점이 그나마 가장 넓은 편이고 B거점이나 대포가 있는 C거점은 좁은 거점인지라 분대 규모의 플레이어가 진입해 탈취하고 지키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또한 C거점과 A거점은 계단으로 인한 경사가 있으며 각 층의 복도나 A거점으로 진입하는 길목이 좁아 블레이드의 횡베기가 벽에 막히는 등 중앙의 무대나 각 거점을 제외한 위치에서 벌어지는 전투에서 위치 선정이나 휘두르는 방향을 잘 생각해야 한다.
A거점 진입로는 휘두르기엔 생각보다 좁다.
또, 거점의 중요성이 상당하다. 최후의 저항에 돌입하면 A거점으로만 적의 전력을 깎을 수 있다는 점이나 가장 넓으면서도 중앙에 위치해 중요도나 주목도가 높은 A거점은 그 외에도 주위를 둘러싼 건물의 상층부에 발리스타가 배치되어 있어 이를 활용한 저격 지원이 가능하며 가장 높은 위치에서 다른 거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C거점은 대포가 존재해 이를 통한 다수의 적 견제 및 포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요충지다. B거점 역시 상황에 따라 우선도를 높일 수 있는 거점이다. 영웅 중 근거리에서 활약하기 쉬운 마터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중앙의 거점을 점령하는 것이 1차적 목표인 모샤발크의 진격전은 파덴과 동일하게 중앙의 거점이 격전지가 되며 요충지이기도 하지만 파덴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투를 벌이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장의 구성이 양쪽 언덕이나 진창 바닥에서 계단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고저차 지형이기 때문에 특히 지원 병종인 스모크가 파덴에 비해 더욱 활약할 수 있는 전장이기도 하다. 스모크의 능력 중 위급할 때 상대를 튕겨낼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 전장 밖 판정인 물 쪽으로 날려버리거나 거점 탑 아래로 떨어뜨리는 플레이에 용이하다.
중앙 거점을 얼마나 잘 탈환하고 지키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 높은 탑 지형이라 파덴처럼 통로에 검이 막히거나 하는 일은 적은 편이지만 탑의 벽을 두들기는 위험성은 분명 존재해 주의할 필요는 있다. 영웅들 중 마터는 여기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지만 공간이 적은 편이라 밀집되기 쉬워 폭발 기술을 쓰는 레이븐이나 탑 아래의 넓은 진창과 적진을 휘저을 수 있는 기마 영웅 먹바람의 활용도가 좋았다.
이렇듯 두 개의 공개된 전장은 점령 진행도나 전장 유형에 맞춘 병종을 골라 전투에 돌입하고 적절한 타이밍과 활용도가 높은 영웅으로 변신해 활약하는 맛이 있다.
■ 타격감과 전투의 재미가 제법
프로젝트 HP는 16 대 16 단체전으로 포아너의 분위기를 느끼게 만드는 신작이다. 백병전이 컨셉인만큼 정신없이 적과 얽히면서 싸우게 되는데, 여기서 생각보다 타격감이나 전황에 따라 아군의 다른 플레이어들과 연계해 작전을 수행하는 재미가 제법 괜찮은 느낌을 준다. 플레이어가 공격을 가할 때 그 영향이 시각화된다는 점은 인상적인데, 머리를 공격받았을 때는 투구가 박살나며 처치당했을 때 공격을 바탕으로 돌로 변해 머리가 잘리거나 반토막이 나는 등 시각적 피드백이 바로 들어온다. 또한 성벽의 벽돌이나 방어 목책 등의 구조물도 공격에 따라 파괴되기도 하는 등 지형과 기물 쪽으로 끌어들여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도 일정 조건 하에 가능하다는 점 역시 긍정적 요소다.
연속으로 둘에서 셋 정도 공격을 받으면 죽게 되는 서로의 죽창 싸움이 되면서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나름대로 스릴을 느낄 수 있으며 연속 처치나 중요한 상황에서 적 영웅이나 처치 스코어가 높았던 에이스를 쓰러뜨릴 때, 다수의 적에게 포위되었을 때 돌파하는 상황 등에서 느낄 수 있는 카타르시스가 좋았다. 전장 유형에 따른 영웅과 병종 활용은 더욱 많은 인원이 참가해서 벌이는 대규모 전투나 새로운 모드가 나온다면 어떤 방식으로 변화할 것인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한편 요구사양은 은근히 높은 편이다. 다른 것들은 그렇다쳐도 3000번대까지는 가지 않지만 권장 사양이 2000번대 그래픽 카드를 요구하기 때문에 적절한 그래픽 퍼포먼스를 즐기려면 최소한 2000번대 이상의 그래픽 카드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