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배틀 그라운드나 오버워치, 리그 오브 레전드 등 일부 게임들이 대부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외의 게임들은 그 파이가 점차 적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전통적인 강자라 할 수 있는 MMORPG 역시 과거와는 다른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빅3 외의 게임들이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비주류 게임들이 간간히 발매되고 있는 점은 상당히 반갑다. 그중에서도 특히 ‘니드 포 스피드 엣지’의 정식 발매는 반가움을 넘어 행복함이 느껴질 정도다.
레이싱 게임이 어느 새 비주류 게임이 되어 버렸는지 세월이 참 무상하기는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 게임으로 나와 준 것만으로도 기쁜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 지금의 온라인 게임 시장이다. 과연 니드 포 스피드 엣지는 오랫동안 기다려 온 온라인 레이싱 게임 유저들의 아쉬움을 풀어줄 수 있을까.
■ 레이싱 게임, 이번에는 힘 좀 발휘할 수 있을까
사실 레이싱 장르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드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카트라이더와 같이 캐주얼 형태의 게임이라면 그나마 진입 장벽이 조금 낮은 편이라 할 수 있지만, 실제 차량을 사용하는 이번 니드 포 온라인과 같은 게임들은 국내에서의 성공이 그리 쉽지 않다. 과거 XL 게임즈에서 발매했던 XL1 또한 그러했으며 그 이전에 나왔던 작품들 역시 빛을 보지 못하고 사라진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니드 포 온라인의 정식 서비스 런칭은 기대와 동시에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랄까. 엄밀히 말하면 국내 게이머들이 레이싱 게임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잠시 게임 센터에서 즐기는 정도라면 모를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즐길 정도 되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
이 때문에 니드 포 온라인은 조금 더 초심자들에게 친숙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어차피 기존에 레이싱 게임을 좋아하던 이들만 가지고는 원하는 결과를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 보면 기존의 온라인 레이싱 게임들과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아 물론 시스템적인 부분을 말하는 것이지 게임성 자체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니드 포 온라인의 큰 실수는 바로 일반적인 대전 모드에서 일명 ‘잘 하는 사람’만 대우를 받는 리타이어 방식을 사용했다는 부분이다. 이 게임은 1등이 결승선에 도착한 후 일정 시간 이내에 들어오는 이들만 완주가 가능하며 그 시간 외의 플레이어들은 모두 리타이어(실격) 처리가 된다.
다들 비슷한 실력의 사람들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게임을 처음 시작하는 초반에는 아무래도 실력이 월등히 뛰어나지 않는 이상 코스 적응이나 튜닝의 차이에 의해 경기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1등 기준으로 카운트가 적용되기 때문에 2등이라고 할지라도 리타이어 될 확률이 있는 것이다.
누구나 1등은 못하더라도 완주는 하고 싶어 한다
이는 사실 플레이를 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불쾌하게 작용되는 부분이다. 늦더라도 2, 3등을 하는 것과 실격 처리로 게임이 종료되는 것은 엄연히 기분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대부분의 레이싱 게임은 모든 플레이어가 결승선에 들어올 때까지 경기를 지속하거나 니드 포 온라인과 같은 방식으로, 혹은 순위권까지만 카운트를 하고 나머지는 리타이어 처리를 하는 식으로 진행하는데, 플레이를 하는 유저의 상황에서는 게임 초반 잦은 리타이어를 하게 되면 게임에 대한 흥미가 급격하게 식어 버리게 된다. 뭐 사실 완주를 하던 그렇지 않던 레이스 종료 후 얻는 보상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멘탈에 데미지를 입게 되는 것.
이러한 리타이어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유는 하나다. 최대한 빠른 경기 회전을 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1등은 조금 더 기다려도 크게 기분 나쁠 리가 없고 어차피 기다려 봐야 엄청난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그럴 것이라면 굳이 리타이어 시스템을 채택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랄까. 필자가 항상 강조하지만, 온라인 게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처음 시작하는 유저들을 잡아 두어야 한다. 물론 이후에도 꾸준한 케어가 필요하겠지만 처음부터 시작 유저들에게 데미지를 주면 결국 많은 이탈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즐기기에 적당한 조작감
게임의 조작은 키보드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방향키 또는 AWSD 키로 좌우 이동 및 가속 감속을 할 수 있으며, 실제 플레이 중에는 마우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조작감은 사실성보다는 게임성에 조금 더 치우쳐 있는 느낌이며, 이로 인해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와 같은 고 난이도의 게임은 아니라 할 수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핸들링 자체가 너무 가벼운 느낌인데, 이 때문에 급격한 코너링에서는 도움이 되지만 세밀한 움직임을 하기에는 조금 어려운 느낌이 있다. 특히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지 않는 이들은 구조물에 부딪혀 차가 요동칠 경우, 이를 정상으로 돌리기가 조금 어려울 듯 보인다. 반면 핸들링이 무겁다면 중심을 잡기가 더 쉽긴 하지만 코너링 자체에 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으니 서로 간의 장단점은 있다 할 수 있을 듯.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조작보다 조금만 더 무거운 느낌이었다면 훨씬 만족스러웠을 것 같지만 이는 개개인에 따라 충분히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상대적으로 다르게 생각될 수 있는 부분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너무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는 거다.
기본적인 조작 외에도 니트로 및 터보 모드를 게임 중 사용할 수 있다. 니트로와 터보 모드 모두 일시적으로 스피드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는 같은 효과를 보여주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니트로는 원하는 순간에 조금씩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생각보다 경기 중에 충전 빈도가 높지 않은 반면, 터보 모드는 게이지가 가득 차야만 사용할 수 있고 한 번에 모든 게이지를 다 소모하지만 드리프트 등으로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이 두 가지 기술을 얼마나 적재적소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경기를 보다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기도 하다.
터보는 보다 지속시간이 짧지만 더 강력한 슈퍼터보로 변경할 수 있다
또한 핸드 브레이크 드리프트를 완벽하게 구사할 경우 짧은 시간 동안 공짜로 퀵 터보가 걸리기도 하고, 앞차의 뒤쪽에 따라붙어 주행하게 되면 터보 게이지와 니트로 게이지가 조금씩 차오르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일발 역전의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그런가 하면 시작 신호에 정확히 맞추어 출발할 경우 일정 시간 공짜 니트로를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이러한 기술들은 스피드전 기준이며, 다른 모드에서 사용 시에는 일부 적용되지 않는 기술도 있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한다.
■ 싱글과 멀티 플레이… 나에게 맞는 것은?
게임은 크게 싱글 플레이와 멀티 플레이로 나누어지며, 멀티 플레이는 또다시 일종의 랭킹 경기인 순위 레이스와 일반 경기로 나뉘어진다. 일반 경기는 스피드전 및 아이템전, 드리프트 모드와 꼬리 잡기 모드 등 다채로운 종류가 준비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스피드 개인전에 치중되어 있고 아이템전을 포함한 그 외의 경기들의 인기는 거의 없는 편이다. 사실 카트라이더같이 비정통적인 레이싱 게임이 아닌 이상 게이머들은 랜덤성 없는 정확한 실력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므로 이러한 결과는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스피드전 외의 모드들은 거의 사람이 없다
이 게임은 라이센스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며, 일정 레벨 이상에서 라이센스 시험에 합격하게 되면 보다 상위의 라이센스를 획득할 수 있다. 라이센스가 높아지면 상위 등급의 채널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추가적인 메리트는 아직까지 별로 없는 편. 싱글 플레이 위주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라이센스 자체의 메리트가 낮은 편이다.
니드 포 온라인의 싱글 플레이는 일종의 맛보기 성 플레이라 할 수 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이것저것 초급 재료들을 획득한다거나 게임 내의 시스템을 배워가는 그런 용도라고 할까. 물론 어느 정도 후반부로 진행되면 NPC와의 경쟁 구도로 몰고 가기도 하고 조금 더 거창한(?) 이벤트가 펼쳐지기는 하지만 솔직히 오래 할 만한 양도 아니고 그보다는 다른 플레이어와의 대전이 훨씬 재미있다. 게임 내에서의 비중도 높지 않으며 실제로도 딱 그 정도의 느낌이다.
다들 외국인 형 누나들이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레이싱 게임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라면 이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면서 레이싱 게임 자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싱글 플레이로도 골드나 재료를 충분히 모을 수 있으며,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아래 소개할 차량의 강화나 튜팅을 하는 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멀티 플레이는 어떨까. 앞서 언급했듯이 멀티 플레이의 가장 큰 실수는 리타이어 시스템을 채택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빼놓는다면 전체적으로 괜찮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온라인 게임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최상급의 비주얼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그래픽도 준수하고 너무 사실적으로 만들지 않아 조작하는 즐거움도 있다. 여기에 드리프트 난이도 자체도 높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조작 난이도는 낮은 편이라 생각된다.
트랙들의 난이도 또한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간간히 괴이한 트랙이 등장해서 그렇지 레이싱 게임을 많이 해 본 이들이라면 크게 무리가 없을 만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상대적으로 쉬운 난이도의 트랙이 조금 적다는 느낌이고, 일반 경기 시 낮은 난이도의 트랙을 유저들이 선호하지 않는 만큼 자신이 레이싱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트랙 구조의 숙달은 필수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반복되는 리타이어에 감정이 상할 일이 제법 많이 일어날 수도 있다.
나름 반가운 부분은 니드 포 온라인은 정해진 라인을 이탈했거나 차체의 방향이 돌아갔을 경우, 기타 여러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만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F키를 통해 차량 위치를 재위치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능이 존재하는 게임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게임도 있지만 리포지션 기능이 존재하는 게임들은 그만큼 문제가 되는 상황을 쉽게 정리할 수 있어 플레이에 큰 도움이 된다. 물론 다시 0부터 속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패널티는 감수해야 하지만 오히려 빠른 정비가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발생하므로 초보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튜닝 시스템은 어떨까
레이싱 게임에 있어 멋진 차량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차량의 튜닝이다. 어떤 부품으로 성능을 강화하고 외관은 어떻게 꾸밀지 이것저것 고민해 봐야 할 것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차량의 기본적인 성능 튜닝은 상당히 심플한 구조로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5개의 파츠 부위가 존재하고(각 부위는 엔진, 니트로 등 넣을 수 있는 파츠가 정해져 있다) 이곳에 파츠를 장착하는 방식. 장착 가능한 파츠 역시 칸 별로 차량의 등급에 맞는 단 한 종류의 파츠만 장착이 가능하고 이를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업그레이드하는 식이다.
이처럼 구조 자체가 단순해 머리 아플 일도, 남들보다 성능 떨어지는 파츠를 장착했다고 스트레스받을 일도 없지만 그만큼 같은 차량은 모두 비슷한 성능을 내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엔진을 보다 강화한 형태의 차량과 같은 비 레퍼런스 스타일의 세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성능적으로 크게 차별화를 내기 어려운 만큼 외관적으로 차이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외관과 관련된 튜닝 목록도 많은 편은 아니다.
사실 이 게임에서 차량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이러한 기본적인 튜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차량을 합체시켜 강화시키는 것이 바로 성능 향상의 핵심이다.
솔직히 레이싱 게임에 무슨 인첸트 시스템이냐 할 수 있겠지만 이건 뭐 업체의 ‘어른의 사정’ 이니 알 수 없는 일이고… 어쨌든 그런 고로 파츠 튜닝보다 차량 강화가 훨씬 상승 폭이 크고 그만큼 강화 시스템의 메인이 된다. 강화 시에는 실패 확률이 존재하며 보다 높은 강화 수치의 차량과 강화할수록 실패 확률이 감소하기 때문에 +6 이상의 강화가 진행되면 그만큼 많은 금액이 필요해진다. 높은 강화의 차량은 골드가 억대를 넘어갈 정도다.
차량을 구하는 방법은 플레이를 통해 간간히 보상으로 획득할 수도 있고 경기중 얻을 수 있는 설계도를 모아 입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설계도의 필요 숫자가 많아 제법 많은 플레이를 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게 함정일 듯. 간단히 골드만 있다면 거래소에서 쉽게 구할 수도 있다.
■ 이번에는 장수하는 게임이 될까…
레이싱 경기를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게임들은 지금까지 간간히 등장해 왔다. 하지만 현재 남아 있는 게임은 없다(카트라이더 같은 건 생각하지 말자). 이는 분명 레이싱 장르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 반대로 제작사들이 레이싱 게임을 너무 안일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도 한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솔직하게 이번 ‘니드 포 스피드 엣지’ 역시 지금까지 발매되었던 게임들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 보인다. 물론 게임성은 아주 좋다. 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들에서 무언가 고민한 흔적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몇 년 만에 새로운 게임이 나오니 반응이 좋아졌다… 식의 전개라면 물론 좋겠지만 그런 일이 흔하던가. 솔직히 모처럼 나온 레이싱 게임이 또 다시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또다시 생길 법한 모습이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있다. 적어도 과거 작품들에 비해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게임인 것은 맞기 때문이다. 이 말은 뉴비들을 잘 관리해 준다면 꾸준한 성장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하나쯤 있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가급적이면 이 게임이 잘 되어 꾸준히 지속되기를 바란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식의 접근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를 보면 현재가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과거의 실패들을 교훈 삼아 보다 짜임새 있는 게임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