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6 : 0 LCK, 젠지 FST 탈락

3년 만에 처음으로 LCK 없는 국제전 결승
2026년 03월 22일 14시 50분 32초

젠지가 G2에게 패했다. 그것도 3대 0,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했다. 

 

어제 진행된 4강 1경기에서 젠지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 보이며 G2에게 3대 0으로 패했다. 반면 G2는 모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승리를 거뒀다. 

 


 

사실 아무리 젠지의 경기력이 좋지 않다고 해도 두 팀 간의 전력 차이와 체급이 있기에 무난한 승리를 할 것으로 기대됐다. 심지어 올 시즌 젠지는 매 경기 자비 없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어느 정도의 변수나 당일 컨디션 하락이 있다고 해도 G2가 승리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여졌다. 

 

하지만 이를 벗어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모든 것이 나빴다. 밴픽은 G2에게 끌려 다녔고,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지금까지와 같은 독기와 집중력이 보이지 않았다. 2대 0으로 패한 후 3세트를 맞이하는 젠지 선수들의 얼굴이 상기되어 있을 정도로 플레이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젠지의 믿을맨 ‘기인’과 ‘쵸비’는 ‘브로큰블레이드’와 ‘캡스’에게 밀렸고, ‘캐니언’ 역시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나마 상체는 가끔 앞서기도 하는 등 약 열세 정도의 모습이었다. 

 

반면 ‘룰러’와 ‘듀로’의 바텀은 ‘한스사마’에게 완전히 밀렸다. 경기 내내 단 한 차례도 승기를 잡아가지 못했고, 시종일관 엄청난 차이가 벌어졌다. 심지어 2세트에서는 경기 시작 10분만에 바텀의 골드 차이가 20K가 날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이 나왔다. 룰러와 듀로 모두 최악의 플레이를 펼쳤다.  

 

젠지가 자랑하는 상체가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 결과가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상체가 앞서지 못한 상황에서 젠지의 하체가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준 모습이기도 했다. 

 

여기에 젠지의 4강 경기는 모래알 그 자체였다. 운영에서도 밀렸다. 느린 선수들의 움직임과 따로 노는 플레이가 이어졌다. 반면 G2는 빠른 움직임과 팀플레이로 소규모 교전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경기에 대한 준비도 G2가 앞섰다. 상당히 많은 연구와 분석을 한 G2에 비해 젠지는 마치 BNK 피어엑스가 4강전에 올라올 것을 예상한 듯 ‘업데이트 되지 않은’ 정보를 기준으로 경기에 임한 느낌이었다. 

 

이러한 모든 차이는 결국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경기 내내 젠지가 압도하는 양상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1세트가 그나마 접전 양상의 경기로 진행됐다면 2세트와 3세트는 젠지가 한진 브리온을 상대하는 것 같은 무력한 모습이 이어졌다. 

 

이미 중반부터 경기가 기울어졌고, 변수도 없었다. 어떻게 봐도 G2가 강팀이었고 젠지는 약팀이었다. 매 세트 유의미한 킬 수 차이가 벌어졌고, 젠지는 무기력했다. 

 

심지어 1세트 16대 4, 2세트 15대 6, 3세트 16대 3이라는 처참한 결과가 나왔다. 속된 말로 완전히 ‘발린’ 경기였다. 그만큼 선수들의 킬과 데스도 참혹했다. 룰러가 3킬 7데스, 쵸비 역시 4킬 7데스를 기록했다. 심지어 룰러는 탑 미드 원딜 중 가장 낮은 데미지량을 기록했다.  

 

듀로는 킬수 0, 데스 숫자가 어시 수보다 많은 최악의 경기력이 나오면서 바텀 라인의 패망에 일조했다. ‘젠지’라는 강력한 상체의 가림막이 벗겨지면서 나온 결과이자, 젠지라는 팀에 속한 결과로 더 ‘잘하는’ 모습으로 포장된 ‘페이즈’와 비슷한 양상이 나온 모습이다. 한 마디로 젠지라는 팀으로 인해 실력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는 말이다.  

 


3세트를 시작하는 젠지 선수들의 표정이 매우 어둡다

 

 

결국 2회 FST는 BLG와 G2의 결승 매치가 이루어지게 됐다. BLG는 JDG를 압살하며 오랜만의 LPL 국제 대회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 체면이 바닥에 떨어진 LCK

 

최근의 LCK는 승승장구, 황족의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 MSI에서 LPL 팀에게 밀려 결승 진출이 좌절된 이후 25시즌 롤드컵까지 모든 국제 대회에서 우승했다. 

 

LPL과의 전력 차이도 유의미하게 벌어졌다고 생각됐고, 그만큼 LPL 외의 팀들은 적어도 두 수 아래의 팀으로 여겨졌다. 

 

다만 그간의 행보를 자세히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은 부분들이 보인다. 이전 EWC 기사에서 언급했던 적이 있지만 이러한 판단의 대부분은 바로 T1 때문이다. T1이 3년 연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그 결과가 가려졌을 뿐 T1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좋지 않은 성적표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 기간 중 롤드컵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T1 외에 롤드컵 결승에 진출한 팀은 kt롤스터가 유일하다. 초대 EWC 역시 T1이 우승했다. 해당 기간 중 막강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젠지는 2년 연속 MSI와 2회 EWC를 우승한 것이 전부다. 

 

결과적으로 젠지는 국제 대회에서 절대 최상위권 전력이 아니다. 미드 시즌에 해당하는 여름에는 분명 강한 모습이지만 그 이후는 급격하게 전력이 떨어진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약점을 보인다는 말이기도 하다.

 

왜 T1이 인기 있는 팀, 그리고 강팀으로 불리는지가 이 과정에 드러나 있다. T1은 롤드컵에 강하다. 그냥 강한 정도가 아니다. 압도적이다. T1이 없었다면 과연 23~25시즌 롤드컵에서 LCK가 한 시즌이라도 우승했을 수 있었을까. 

 

‘쵸비’가 분명 현 최고의 선수이기는 하지만 팀 차원에서 ‘페이커’가 더 위대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드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자 중심을 잡아주는,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다. 젠지와 T1의 지난 3년간 롤드컵 결과를 보면 미드는 ‘무력’보다 ‘밸런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드러난다. 쵸비는 무력은 높지만 이러한 밸런스를 잡는 역할이 부족하다. 만약 쵸비가 미드가 아닌 탑이나 원딜러였다면 정말로 역사에 남을 만한 원탑이 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다시 FST 이야기로 돌아가서, G2는 이번 대회에서 LCK 팀들을 모두 꺾으며 명실상부 LCK 킬러로 다시금 자리 매김하게 됐다. 실제로 BNK 피어엑스와 젠지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6대 0, 단 한 세트도 패하지 않았고 접전 양상의 경기도 아닌 압살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20시즌 담원(현 디플러스 기아)이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래 지금까지 국제 대회에서 LCK가 이 정도로 비참하게 패한 것은 젠지와 T1이 동반 몰락한 23시즌 MSI가 유일하다. 심지어 이번 FST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모든 팀들이 결승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있지만 단 한 세트도 가져오지 못한 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상대가 LPL 팀도 아니고 말이다.

 

그러한 만큼이나 경기를 중계하는 해설진도, 그리고 수많은 팬들도 일명 부글부글 속이 끓어오르는 상황이다. T1이나 한화생명e스포츠가 갔다면 달랐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유 역시 이에 기인한다. 

 

실제로 현 상황 기준으로 LCK 탑 팀들과 G2를 비교한다면 WBC에서 미국이나 도미니카 공화국이 한국 팀에게 콜드 게임패를 당한 것과 같다. 가슴이 매우 매우 쓰라린, 그런 상황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 ‘2019년 G2의 재림’이라며 G2를 띄워 주는 정도의 경기력은 아니다. 단순히 LCK 팀이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물론 BLG에게 3대 0으로 패했을 당시와 비교하면 팀 자체의 경기력이 급성장했다. 그러나 단순히 LCK 팀이 패했다고 해서 G2가 올 시즌 FST 우승을 할 것이라는 예상은 섣부르다. 

 


G2가 좋아지기는 했지만 우승은 섣부른 판단이다

 

BNK 피어엑스는 확실히 국제전 경험이 없다는 것이 경기 내내 드러났고, 젠지는 잘 해오던 선수들이 1세트 후 멘붕에 빠진 모습이었다. 그만큼 G2의 LCK 팀 준비가 탁월했다. 

 

실제로 G2는 두 경기에서 바텀을 완전히 압살했다. 밴픽에서도 우위의 모습을 보였다. 두 팀 모두 작년과 동일한 로스터로 올 시즌을 시작했기에 팀웍 문제는 아니다. 더 잘 준비했고, 더 제대로 한 결과다. 여기에 LCK 팀들이 안일한 자세로 상대를 한 결과다. 

 

어쨌든 덕분에 23시즌 롤드컵 이후부터 이어져 왔던 LCK의 국제전 연속 우승 행진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가 됐다. 사실 LOL e스포츠 입장에서는 다양한 지역 팀들이 결승전에 오르고, 우승하는 것이 더 흥행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기대가 사라진 순간 흥미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LCK 팀들이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하면서 올 시즌 MSI에 참가하는 LCK 2번 시드 팀은 ‘플레이인’에서 대회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MSI가 시작되기 전까지 LCK는 전력에 상관없이 ‘3위 리그’로 남게 될 전망이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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