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4, 스타크래프트 콜라보의 핵심은 '조화'

다른 세계관을 어울리게 만들기 위한 고심
2025년 09월 30일 10시 58분 45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30일 오전, '디아블로 IV'와 '스타크래프트'의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진행 배경 및 비주얼에 대한 질의를 나누는 개발자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27일 오전부터 디아블로 IV에서는 전설적 종족들을 상징하는 스타크래프트 테마 꾸미기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10월 10일까지는 트위치 드롭스를 통해 담대한 엠블럼을 받을 수 있으며 게임 내 상점에서 무료 선물을 제공하는 등 콜라보레이션 이벤트가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 개발자 인터뷰에는 비비안 코스티 디아블로 IV 리드 아티스트와 폴 리 디아블로 IV 시니어 게임 프로듀서가 참석해 질문에 답했다.

 

 

 

- 디아블로 IV와 스타크래프트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개발자들과 직원들은 다양한 블리자드 IP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등을 즐기며 자라왔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은 저희의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같은 경우, 디아블로2나 워크래프트3처럼 가장 대표적인 IP이기 때문에 이런 게임으로 크로스오버를 진행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지난 시즌 같은 경우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의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레 나오기도 했다.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가 우주에서 진행되는 SF이기 때문에 다크 판타지 장르로 어떻게 가져오는지에 대한 많은 우려가 있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부분도 많겠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예를 들어 저그는 디아블로의 악마들과 비슷하고, 테란은 기사들과 비슷한 점이 있는 등 이런 부분들을 발견해 잘 녹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 스타크래프트와 콜라보인데, 프로토스 종족의 대표라고 말할 수 있는 신관 '아르타니스'가 빠진 이유가 궁금하다. 본체가 젤나가인 태사다르가 프로토스 종족 대표라고 하기엔 좀 아쉽다. 상징적인 캐릭터와 유닛이 많은 스타크래프트인데, 이번에 선정된 콜라보 스킨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됐는지 궁금하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며 가장 즐거웠던 것 중 하나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상징적인 캐릭터들도 있지만 디아블로와 스타크래프트를 모두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이번 기회로 좀 더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대표적 캐릭터의 모습을 살리며 디아블로만의 판타지나 캐릭터 플레이 스타일 같은 것들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양쪽을 충족하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스타크래프트 스킨을 가지고 디아블로 IV를 플레이 할 때 진짜 스타크래프트의 캐릭터가 디아블로의 세계에서 활약하는 느낌을 주기 위한 부분 등을 고려하며 디자인을 진행했다.

 

이번에 발표된 모든 스킨들은 판타지와 정체성을 많이 고민하고 스킨과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와 클래스를 맞춰 표현하고 싶었다. 태사다르 같은 경우 스타크래프트에서 고위 기사이기 때문에, 정체성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태사다르와 고위 기사는 스타크래프트의 대표적인 스펠 캐스터이며 디아블로 IV의 원소술사와 이미지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스타크래프트 속 고위 기사의 번개와 원소술사의 번개 마법이 비슷한 부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아르타니스가 상징적이고 중요한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번 스킨들은 디아블로 IV의 직업들과 잘 맞는 캐릭터를 선정했기에, 캐스터보다는 전사의 이미지가 강한 아르타니스보단 태사다르가 어울리는 매치업이었다고 본다.

 

프로토스의 다른 캐릭터인 제라툴 또한 도적으로 잘 표현했는데, 제라툴과 다크 템플러의 은신술이 도적과 잘 어울려 흡족한 완성도가 됐다고 생각한다.

 

 

 

- 케리건을 혼령사로 택한 배경을 묻고 싶다. 케리건의 어떤 특색에서 혼령사와 어울리는 점을 찾을 수 있었는가? 그 외에도 디아블로 IV의 특정 직업과 스타크래프트의 특정 캐릭터가 함께 짝지어진 이유가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외형도 그렇지만 플레이 스타일 등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전체적인 시각에서 디자인을 했다. 케리건 또한 태사다르와 제라툴이 선택된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케리건의 기술들을 보면 근접 공격만이 아닌 원거리 사이오닉 공격도 할 수 있다. 디아블로 IV의 혼령사 역시 근접과 원거리 캐스터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에서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했다. 특히 혼령사는 빌드에 따라 번개를 사이오닉 공격처럼 나타낼 수 있기도하다.

 

둘째로, 외형 부분 역시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케리건과 가장 비슷한 직업 외형은 혼령사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보면 정말 케리건이 디아블로 IV에 들어온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케리건의 경우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게임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알 정도로 스타크래프트에서 가장 대표적인 캐릭터이기도 한 이런 캐릭터를 디자인 할 기회가 흔치 않아 열정을 가지고 작업했다.

 

거기에 케리건이란 캐릭터 또한 디아블로 IV의 릴리트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 좀 더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성역에 케리건이 잘 안착했다고 본다.

 

 

 

-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특히 케리건이 완벽하게 구현된 칼날 여왕 혼령사에 대한 반응이 좋다. 개발진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꾸미기 세트가 있다면 그 종류와 이유는 무엇일까?

비: 참 어려운 질문이다. 꼭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저글링 러시 탈것을 꼽고 싶다. 구상하고 개발하며 실물이 나올 때까지 많은 고민과 연구를 거쳤고, 이번 저글링 탈것은 기존의 탈것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존의 탈것은 동물이 있고 그 위에 갑옷을 얹은 형식인데, 저글링 러쉬의 경우 기본 저글링의 모습에 갑옷을 입혔다는 느낌보다는 좀 더 업그레이드, 진화한 느낌을 주는 방식을 택했다. 화면을 가깝게 당겨보면 케리건의 외형적 특징도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글링들을 자세히 보면 작은 날개가 있는데, 이런 날개들이 움직이는 부분도 보여줄 수 있도록 개발진이 많은 노력을 했다.

 

폴: 스킨보다는 히드라리스크 애완동물이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저도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고, 디아블로 IV의 성역에서 히드라리스크 애완동물을 데리고 다닌다는 판타지 자체가 마음에 든다. 스타크래프트의 저그와 비슷하게 움직임도 빨라 '발업'이 완료된 히드라리스크의 느낌을 준다.

 

 

 

- 이번 콜라보는 방어구의 외형을 넘어, 차원검 같은 무기나 수정탑 보조무기 디테일로 완성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콜라보 외형 제작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모든 부분에 신경을 썼지만 이번 콜라보레이션에선 무기에 많이 신경을 쓸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무기는 소외되는 경향이 있는데, 무기가 캐릭터의 모습을 완성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기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기울였다. 외형도 중요하지만 스타크래프트의 무기들이 디아블로 IV 무기 종류에 어떻게 적용되고, 기술적이나 외형적으로 어떻게 나타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다.

 

예를 들어보면 드루이드의 토템은 이번 콜라보레이션 스킨을 장착하면 토템을 들고 있을 때 마치 갑옷의 일부인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있어 타락한 테란의 모습과 비슷하게 보인다. 야만용사 짐 레이너의 무기를 보면 원작의 짐은 큰 총에 작은 칼이 달린 무기를 사용하나 성역에는 총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관이라 이번 야만용사 스킨에선 큰 칼날과 총은 아니지만 총처럼 보이는 외형을 담아 테란의 건블레이드 스타일 무기를 녹여내고자 했다.

 

- 드루이드의 경우 스킨 착용 후 곰인간이나 늑대인간으로 변신했을 때 기존 변신과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쉽지만 드루이드의 변신 후 모습은 기존과 동일하다. 우리도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이나 디아블로 IV라는 게임의 정체성에서 너무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지침을 바탕으로 작업하고 있다.

 

 

 

- 다크 판타지 게임인 디아블로 IV에 SF 요소를 접목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이에 대해 어떠한 접근 방식을 취했는지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이번 디자인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외계인들을 성역에 데려오는 부분이었다. 대표적으로 프로토스와 저그 자가라의 모습을 생각해보면 된다. 이런 디자인에 접근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캐릭터와 유닛의 가장 대표적인 모습이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한다.

 

역시 예시를 들어보자면 자가라의 경우 혼령사는 자가라처럼 다리가 여럿 달린 외계인은 아니지만 멀리서 봐도 자가라의 느낌이 살도록, 프로토스 같은 경우는 머리 모양이나 긴 머리 등을 디아블로 IV의 머리 방어구로 표현했다. 스타크래프트, 베르세르크 등 다른 IP의 모습이나 느낌을 가져오면서도 성역만의 디자인을 지키는 데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 매번 콜라보에서 스킬 이펙트가 바뀌지 않는 것이 조금 아쉬운데 콜라보나 다른 스킨에서도 이펙트 변경 등은 계획이 없는지 궁금하다.

우선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선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이런 스킬 이펙트에 대한 이야기에선 항상 이야기하듯, 효과를 바꾸는 것이 게임 플레이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어떤 기술이 어떤 모양인지가 지속적으로 변경되면 오래된 플레이어나 새로운 플레이어 모두 혼란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개발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면 공유해 줄 수 있을까?

비: 다양한 개발진들과 토론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

 

블리자드에서 오래 근무하며 스타크래프트의 개발에 참여하고 그 캐릭터들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개발하고, 디아블로 IV에서 또 그 캐릭터들을 디자인한다는 사실에서 마치 이 캐릭터들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개발자들과의 다양한 토론이나 논의를 하며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좋은 경험을 했다. 이들과 대화할 때 개인적으로 마치 영웅을 만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아무래도 개인 성향이나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 보면 싸움까진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적용할 수 있도록 열띤 토론을 펼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를 하며 자랐기 때문에 콜라보레이션 소식을 들었을 때 굉장히 기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런칭 이후 다양한 커뮤니티, 특히 한국 커뮤니티에 가서 얼마나 좋은 반응과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살피며 성취감을 느꼈던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민속놀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데, 이는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비: 개인적으로 스타크래프트 커뮤니티를 정말 좋아하고, 두 게임을 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콜라보레이션을 경험할 수 있게 된 것이 고맙고 개인적으로 뿌듯하기도 하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이 두 게임의 모든 플레이어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아직도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계시다면 이번 기회로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두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이 서로 다른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는 기대도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스타크래프트 스킨 장착 플레이어들이 성역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길 기대하고 있다.

 

폴: 디아블로 IV는 벌써 10번 째 시즌을 맞이했다.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것은 팬분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콜라보레이션도 조금이나마 보답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민속놀이란 표현을 했는데, 저도 어릴 때 한국에서 자라며 PC방에서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를 즐기고 프로 리그를 보며 자란 세대의 일원으로써 콜라보레이션이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가오는 추석은 긴 황금연휴라고 들었다. 가족과도 만나고 다양한 민속놀이와 추억을 쌓으실텐데, 디아블로 IV의 열 번째 시즌에서 스타크래프트를 만나보시며 추억을 쌓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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