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스위니, '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뜯어 고쳐야'

외부 결제 수수료, 미국에서는 불법
2025년 08월 25일 18시 49분 47초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대표가 25일 '언리얼 페스트 2025' 키노트를 진행한 뒤 국내 미디어와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그 동안 싸워왔던 앱마켓의 수수료율과 언리얼 엔진의 미래, 국내 개발사와의 협력 등에 다양한 소견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대표(좌) 박성철 에픽게임즈 코리아 대표(우)

 

Q. 키노트에서 앱 마켓 생태계 관련해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최근 삼성과의 소송도 합의로 끝난 것을 알고 있는데, 삼성과의 합의 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또 구글과의 소송이 2심 승소 후 대법원까지 가게 됐는데 어떻게 준비 중인가?

 

삼성과 오래도록 좋은 파트너십을 가졌으나, 일부 논쟁이 있던 건 사실이다. 설치 제한 관련 문제에 대해선 상호 합의에 이르렀으나, 알려진 것 외에는 추가 공개할 수 있는 건 없다. 삼성과는 미래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상호 원만하게 합의로 끝나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내에서 구글과의 소송은 2심까지 가서 승소했고, 애플과의 소송도 이겼다. 호주에서도 승소했으며, 영국에서의 소송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 이번 모바일 마켓 및 앱 생태계 관련 싸움은 2020년부터 시작했는데, 최근들어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전세계의 규제 당국이나 입법기관이 애플과 구글의 관행적인 비즈니스가 자국의 소비자들에게는 물론, 기업 간 공정 경쟁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세계 국가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며, 그 결과로 앱 개발자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과 혜택이 주어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수수료 관련 분쟁이 한국에서도 있었고, 방통위가 이와 관련해 시정조치를 내렸지만 현재 방통위가 멈춰있는 상태다. 한국의 규제 환경 및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의 사례를 보면, 흥미로운 교훈이 있다. 사실 모든 법은 사람들이 법을 준수할 수 있다는 상식과 가정 하에 통과시킨다. 애플이나 구글도 당연히 그래야 하는데, 이들의 스탠스는 그와 좀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법을 따르는 듯하면서도 안 따르고 있다. 한국에서도 법이 통과됐을 때 따르는 척을 하더니, 뒤에서는 굉장히 끔찍한 조치를 취하지 않있나. 외부 결제 시스템에도 수수료를 26% 가량 적용하는 조치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 회사가 자사를 통해 서비스나 콘텐츠를 유통하는 것에 대해 수수료 붙이는 건 당연하다. 그런데 타사의 서비스에도 그렇게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굉장히 부정직하고 욕심 많은 미국 회사들이 글로는 법을 따라도 의도는 따르지 않는 행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셈이다.

 

인앱 결제 같은 부분에서도 진정한 경쟁,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법의 의도가 반영되어야 한다. 물론 경쟁사에 대한 스토어도 열어줘야 한다. 안드로이드나 iOS에서도 경쟁이 열려야 한다. 지불경제에 대한 자율 경제, 스토어에 대한 자율 경쟁이 나와야 서비스 및 콘텐츠의 신규 공급이 더욱 원활해지고, 개발자들에게 더 큰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새로운 미 행정부는 반독점 관련 법을 응원하는 편이다. 따라서 그와 관련된 새로운 법이 발의되면 구글과 애플도 따라야 할 것이다. 이런 법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애플 로비스트들이 너무도 행정부와 가까워서, 규제 당국을 혼동시키고 있다.

 

유럽 디지털 법이나 한국 법은 '공정 경쟁'을 위한 것이다. 미국 행정부 자체도 이런 기업 간 공정 거래에 대해 지원하는 입장임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공정 거래를 위한 법을 만들면 미국 행정부가 보복할 거다, 이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 행정부 고위 관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기업을 보호함과 동시에 공정 경쟁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다. 

 

일례로 미국에서는 애플이 제3자가 지불 결제 처리할 때 수수료를 걷는 게 불법이다. 미국 내에선 애초부터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거다. 그런데 한국에선 어떤가. 타사 통해 인앱페이먼트 처리하면 26~27% 수수료를 매기지 않나. 미국에서 못하는 걸 한국에선 태연히 하고 있다. 즉 애플 로비스트들이 헷갈리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데, 미국에서 불법이라 한 일을 다른 곳에서 하게 내버려두지 않을거라 본다.

 


 

Q. 그 동안 에픽게임즈는 AI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이었던 것 같은데, 이번 키노트에서 AI 어시스턴트가 언급됐다. AI에 대한 에픽게임즈의 기조가 바뀌었다고 봐도 될까? 또 추가로 준비 중인 AI 관련 기능이나 기술이 있는지?

 

AI의 발전이 정말 빠르고 놀라운 만큼 앞으로 3년 내에 게임 개발 과정에서 굉장히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미 많은 곳에서 AI 어시스턴트를 활용해 코드 생성을 하고 있지 않나. 게임 아트, 콘텐츠 생성 분야에서도 마찬가지고.

 

그리고 이 부분은 큰 기업보다 작은 기업이 많이 혜택을 보고 있다. 아직 하이퀄리티, 하이엔드급, 트리플A급으로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큰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업무에 굉장히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건 분명하고 앞으로 2~3년 내 생산성이 3배, 10배까지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고용 문제가 언급되는데, 신규 기술이 도입되면 생산성이 높아지는 만큼 더 크고 더 나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리라 본다. 그러니 고용 자체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AI도 더 강력해지고, 이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연구하는 회사도 많아지면서 활성화되리라 기대한다.

 

실제로 AI는 단순히 개발 과정을 빠르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저들이 뭘 좋아하는지 학습하는 것도 빠르다. 이와 관련해 다양하게 적용하는 도구도 이미 나와있고, 언리얼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들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그 안에서도 콘텐츠 생성이나 프로그래밍 AI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고 있는 개발자들이 많다.

 

AI는 이렇듯 작은 기업 큰 기업 모두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에픽게임즈는 최신 모델을 개발하거나 하진 않을 거다. 오픈AI나 구글 등 선두 업체들이 수십억 달러 이상 들여서 잘 개발하고 있지 않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최첨단 모델을 원활히 연동하거나 가져와서, 우리가 갖고 있는 혁신적 역량을 추가하는 것이다. 혹은 AI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회사들이 우리 엔진 생태계를 통해 또다른 생태계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게임사들도 AI를 적극적으로 자신들에게 맞춰서 특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LLM 모델을 탑재해 NPC와의 대화를 다른 유저와 대화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만든다던가 하는 부분인데, 이런 부분은 포트나이트에 이미 탑재하면서 체크하고 있다.

 

이처럼 AI는 기존보다 좋은 게임, 기존과는 다른 게임이 나오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우리도 게임 자체를 참여형, 몰입형으로 만들 때에 활용하고 있으며, 그외 다른 게임에서도 흥미로운 인터랙션 혹은 AI를 활용한 다른 새로운 길을 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 최근 에피드 게임즈의 상표권 등록에 이의신청을 했는데, 지금 어떻게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나? 

 

상표권 문제부터 말하자면, 에피드 게임즈에 대한 소송 의사 같은 건 없다. 다만 처음에 EPID GAMES라는 상표가 등록됐을 때, 영어로는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어느 한 분야에 있는 회사가 같은 분야에 유사한 이름의 회사가 등록이 되면, 서로 혼동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이 있다. 그 절차를 수행한 것이며, 한국에서는 이미 그 문제가 진작 해결이 되어서 에피드 게임즈는 등록됐다.

 

회사 이름이란 고유하고 유니크한 부분인 만큼, 이 부분에서 혼동의 여지가 있다면 이의 신청하는 것은 굉장히 일반적인 과정이다. 물론 지금의 이 일은 언어적인 차이에 기인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다. 한국어로는 "에픽", "에피드"로 혼동의 여지가 적지만 영어로 EPIC과 EPID는 C와 D 바로 옆 글자라 그런 오인을 하기 쉽다. 그러한 부분에서 일반적인 절차로 이의 신청을 제기한 것이며, 다시 말하지만 에피드 게임즈에 대한 소송이나 그런 걸 진행할 의사는 전혀 없다.

 


 

Q. 키노트에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가 UGC 생태계를 조성하는 걸 두고서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언리얼 엔진 기능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포트나이트 등과 연결하는 방안까지 나아가는 건지 궁금하다.

 

스위니 대표: 그 과정 자체에 대해서 우리가 직접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에디터를 변경해서 UGC 같은 것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와 관련된 툴은 이미 구축되어 있으며, 6버전에서는 스크립팅 언어나 API도 새로 추가된다.

 

게임 산업의 가장 큰 기회는 게임 간의 연결을 통해 공유 경제를 만들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유저들이 아이템을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는, 비싼 아이템을 구매해도 다른 게임에도 못 쓰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런데 버추얼 아이템 경제가 통합된다면 좀 더 확실하게 아이템 구매하지 않을까? 어떤 게임에서든 투자에 대한 가치 환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에픽게임즈는 애플이나 구글처럼 통제를 꿈꾸는 것이 아닌, 모든 이들이 참여하고 함께하는 공유 경제이자 오픈메타버스를 꿈꾸고 있다.

 

박성철 대표: 언리얼 엔진 사용 계약서를 보면, 언리얼 엔진 관련 툴을 UGC에 활용할 수 있도록 유저에게 그대로 주거나 개조해서 주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점을 한 번 더 강조한 것이다. 펍지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이며, 그외에 다른 많은 회사들도 우리가 제공하는 여러 툴을 UGC로 활용할 수 있도록 풀어놨으니 더 많이 참여하라는 의미로 이렇게 말한 것이기도 하다.

 

Q. 국내 게임사와 시너지는 어떻게 발휘될까? 또 상호 호환 경제 같은 개념이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하다. 아울러 지난 주에 상하이에서 퀄컴과 협업을 발표했는데, 이게 한국 게임업계에도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어디든 훌륭한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면 그 문이 열려있다. 우리는 어느 한 게임을 넘어서, 모두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공식 발표한 사항도 있다. 디즈니와 협력해서 디즈니 에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나 마블 IP가 여기에 활용될 것이며, 디즈니 게임 월드가 있고 포트나이트 게임 월드가 있다고 칠 때, 아이템을 구매하면 한 게임 월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형태다. 이러한 것이 모든 기업에게 게임 경제 통합의 기회를 열어주리라 기대한다.

 

상호 호환되는 아이템도 중요하다. 캐릭터, 차, 옷, 심지어 이모티콘까지 호환된다고 해보자. 여기에 AI가 발전하면서 게임 업계에 더 큰 변화가 따라올 것이지 않겠나. 진정한 의미의 상호 호환 경제가 이루어지리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아예 게임 산업이 재편되고, 새로운 업체들이 떠오르면서 새 판이 깔리지 않을까.

 

퀄컴과는 굉장히 오랫동안 파트너십 맺어오면서 개발 최적화를 관련해서 논의했다. 실제로 퀄컴이 안드로이드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나. 언리얼 자체에 대한 최적화나 특정 게임에 대한 최적화, 퀄컴 사용되는 드라이버 최적화, 퀄컴 칩 OEM 회사에 대한 최적화까지 좋은 게임을 양질의 경험으로 제공하는 과정의 연장선상이라 봐주면 되겠다.

 

Q. 키노트에서 개발자들을 위한 다양한 비전을 얘기했는데, 최적화 문제. 언리얼 엔진5 게임들이 여러 최적화 문제가 나오고 있다. 

 

언리얼이 특정 GPU에서 잘 안 돌아가는 문제를 말씀하시는 것 같다. 통상 하드웨어 최고 사양을 타겟으로 개발한 뒤, 막바지에 최적화 테스트를 거쳐 내보내다보니 대응할 시간이 촉박한 것 같다. 초기 단계에서부터 옵티마이제이션을 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적화 자체가 어려운 건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해결 방안 두 가지를 말씀드리자면, 먼저 언리얼 엔진 자체에서 서포트를 강화하는 것이다. 최적화 작업은 수작업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데, 자동화된 최적화를 제공하면 더욱 효율적이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는 개발진이 엔드 투 엔드로 어떻게 최적화를 하느냐인데, 테스트 옵티마이제이션 개선으로 좀 더 원활히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사실 10년 전에 비하면 최적화 작업이 상당히 까다로워지긴 했다. 오브젝트 밀도부터 여러 가지가 엄청 높아져서, 게임사에 엔진사까지 붙어야 해결이 되는 경우도 많다. 우리도 포트나이트의 최적화 기법을 적용, 로우엔드까지 커버할 수 있도록 최적화 관련 기술은 많이 개발하고 있으니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포트나이트가 글로벌 UGC로 거듭났는데, UGC 중에 기존 IP나 게임을 무단 도용하는 사례도 있지 않나. 이런 문제에 대한 대책은 어떻게 준비 중인가?

 

그런 문제가 발생하리라는 건 인지하고 있었다. 저작권 위반 관련해서 여러 조치를 내리는 대표적인 사례가 유튜브인데, 유튜브에서는 저작권 위반한 콘텐츠는 수익을 못 내도록 하고 있지 않나. 우리도 그런 식으로 위배되는 사례를 발견하면, 그것을 강제로 내려버리는 '테이크다운 시스템'이 있다. 그 동안 주로 수작업으로 진행되었는데, AI가 도입되면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파트너사의 소명과 협력을 더해서, 지적재산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모든 생태계가 완전할 수는 없다. 때로는 저작권 위반인지 모르고 선의의 의도로 만든 케이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저작권법 준수는 중요하며, 테이크다운 프로세스는 명확하게 이행할 것이다. 법 제도 내에서 안전하게 통제하는 것 도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팀 스위니 대표가 오래도록 한국 게임 업계에 애정을 보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이 큰 시장이 아님에도 이토록 관심을 보여준 그 이유가 궁금하다.

 

게임 개발자로서 곳곳을 돌아다녀보았는데, 한국 게이머들은 굉장히 프로페셔널하고 몰입도도 높다. 그 비중이 전세계 어디보다도 높다. 게임 개발 문화도 창의적이고 잘 준비되어 있어서, 게임 업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빅 테크 기업들이 게임을 무시하는 편이다. 반면 한국은 게임 산업을 존중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무엇보다도 한국은 언리얼 엔진에 대한 이해도, 기술, 그리고 열정이 굉장히 높다. 음식도 맛있고,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김성태 / mediatec@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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