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는 물론 게임성까지 잡았다, 'P의 거짓:서곡'

이 집 잘 하는데요
2025년 06월 22일 08시 24분 51초

제페토의 인형이 과거의 크라트 시를 탐험할 수 있게 됐다.

 

네오위즈의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 'P의 거짓'은 지난 7일 스토리 DLC '서곡(Overture)'을 공개한 바 있다. 글로벌 소울라이크 게이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남겼던 본편으로부터 보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DLC다. 플레이어는 제페토의 인형을 조작해 기존에는 가볼 수 없던 장소들을 돌아다니며 전설적 스토커 레아의 발자취를 쫓게 된다.

 

이번 리뷰는 지난 본편 리뷰와 달리 PS5가 아닌 스팀 버전으로 진행했다. 그 말은, 처음부터 다시 본편을 깨야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DLC 전반의 스포일러를 다루고 있으니 아직도 클리어하지 않은 게이머라면 스포일러에 주의하기 바란다.

 

 

 

■ 챕터9 이후 진입

 

스토리 DLC는 보통 처음부터 메뉴에서 진입할 수 있는 케이스와 게임을 어느 시점까지 진행하고 거기서 진입할 수 있는 두 개의 케이스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P의 거짓은 후자다. 심지어 본편 챕터의 후반부에 속하는 9챕터 무너지는 크라트에 도달한 이후 호텔의 별바라기를 복구하면 별의 누에고치를 얻을 수 있고 챕터5의 별바라기로 이동하면 푸른 나비 떼가 등장하는 컷신과 함께 DLC로 진입한다.

 

거의 최후반부이다보니 좀 늦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다행히 서곡의 컨텐츠는 이 진입시기를 사전에 모르고 있더라도 알기 쉽다. 일단 크라트 호텔의 별바라기를 복구하면 팝업과 함께 서곡 DLC 진입 조건이 갖춰졌음을 알려주고, DLC 최종전에서는 돌입 직전에 처음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팝업을 띄워 진행하기 전 다른 모든 것을 해결하기를 권유하는 등 알기 쉬운 방식으로 구성됐다.

 

사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마자 경관 인형에게 지는 모습으로 웃겨보고 싶었는데 본편 출시와 서곡 출시 사이의 텀에 소울라이크 게임들을 좀 했더니 기존 난이도인 전설의 스토커 난이도로 플레이했음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9챕터까지 진행이 수월했다. 거기에, 아예 게임에 기존 난이도 외에도 그 아래 두 개의 하위 난이도를 만들어 선택할 수 있게 해줘서 누구나 쉽게 진행할 수 있게 됐다.

 

 

 

■ 멋지고, 잔혹하고, 가슴 울리는

 

P의 거짓 본편에서 제페토의 인형은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인형이 될 수도, 인간처럼 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런 선택지들은 원전으로 볼 수 있는 피노키오처럼 '거짓말'을 하는 선택으로 점차 인간에 가까운 특징을 지니게 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본편 초반에 만나게 되는 화석병에 걸린 부인의 아이를 되찾아 줄 때 했던 선택 등 이런 지극히 인간적인 행위들을 통해 인간에 가깝게 되는 한편,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에게도 울림을 주는 이야기를 빚어내는 장면들이 있었다. 이번 DLC인 서곡에서도 이렇게 본편에서 잘 했던 것들을 고스란히 살려내 멋지고, 잔혹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특히 각각의 이야기에서 제페토의 인형이 '온기를 느끼는 순간'이 굉장히 잘 짜여졌다.

 

이야기는 과거 크라트 동물원 인근에서 시작되어, 장미저택 사건까지 이어지며 제페토의 인형과 제미니는 전설적인 스토커 레아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게 된다. 이번 서곡에서 만나거나 잠시 등장하는 이들은 그간 본편에서 직접 언급되거나 문서 등을 통해 이름만 알려졌던 이들도 있다. 플레이어가 보자마자 반가울만한 인물이라면 추적자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알리도로가 떠오른다.

 

 

 

솔직히 말해 메인 스토리나 서브 스토리가 아주 기가 막히는 의외의 전개는 아니더라도, 카타르시스나 여운을 남기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좋았다. 장미저택 돌입 직전부터 함께하는 레아와의 공투는 본편의 붉은 여우 남매와 잠시 함께 하는 공투와는 차원이 다르게 도움도 되고 화려하기도 하며 최종보스전은 난이도가 높은 만큼 레아와의 특별한 연출로 굉장히 화려하고 절절한 장면을 뽑아내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든다.

 

이외에도 노인과 바다의 레퍼런스를 가져온 것 같은 어부 사이드 퀘스트나 눈 먼 화가 고다드의 이야기 등, 메인과 서브 퀘스트를 막론하고 서곡 내에서만 후일담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클리어 이후 본편에서도 변화한 이야기와 문서들을 확인할 수 있어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의 강점을 잘 살린 여운을 안겨준다.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분은 고다드, 로사우라의 서브 퀘스트와 그 후일담이다.

 

여담으로, 본편에서 호평을 받았던 음악 역시 이번에도 만족스러웠다.

 


 

 

 

■ 난이도도 올랐지만 무기도 좋아

 

P의 거짓:서곡도 다른 소울라이크 게임들처럼 DLC는 본편보다 더 매운맛을 보여주는 난이도로 구성됐다. 초기에는 회차에 따라 너무 과할 정도로 적이나 보스의 체력이나 피해량이 높을 정도여서 개발사 측의 조정 예고가 나오기도 했다.

 

기자는 기존 본편 진행과 다른 플랫폼에서 처음부터 시작했기에 초회차 기준으로 체감한 것을 설명하자면, 초보라도 못 할 정도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확실히 진입하고 크라트 동물원 건물 쪽으로 진행하는 동안에 만나는 곰 형태의 카커스는 방심하면 그대로 절명시킬 정도긴 하지만 그것도 좀 플레이하다보면 적응이 되는 편이었다. 거기에, 난이도 조절이 가능해서 제일 아래로 내리면 정말 쉽게 진행이 가능하다.

 


리전 암도 쏘는 맛 있는 2종이 추가됐다

 

신규 보스들의 비주얼이나 패턴도 꽤 마음에 들었다. 당장 처음 만나게 되는 보스부터 인형사 컨셉으로 2인 1조를 짜서 플레이어를 압박해오는데 시점을 고정하면 굉장히 어지러운 편이지만 하다보면 보스와 연결된 실을 보고 패턴을 대략 짐작할 수 있게 되고, 거대한 보스는 거대보스다운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최종보스의 경우는 어렵긴 하지만 연속으로 완벽하게 가드에 성공할 때의 손맛이 끝내준다.

 

각기 다른 재미와 기믹들이 있어 공략하는 맛이 확실한 편이다. 본편 초반에나 있던 모퉁이에 숨어있다가 튀어나올 적들도 없어서 과거의 크라트를 탐험하는 맛이 있다. 거기에, 활처럼 아예 새로운 방식의 무기나 레아가 사용하는 무기, 검과 총이 섞인 무기 등 사용하는 재미도 있고 실제 성능도 꽤 괜찮은 신규 무기들을 사용하는 재미가 있었다.

 

 

 

 

 

좀 불만인 것은 본편과 마찬가지로 스토커에게서는 에르고가 나오지 않아서 청소부 보스가 사용하는 재미있어 보이는 화염 망치를 무기로 얻을 수 없다는 점이다. 아~ 전통 지키지 말지.




■ 어느 타이밍에 진입해도 괜찮다

 

이런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DLC나 비단 게임이 아닌 다른 매치의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어떤 타이밍에 이 컨텐츠에 진입하는가는 재미있는 논쟁 내지 이야깃거리다. P의 거짓:서곡은 개인적으로 엔딩을 본 이후 2회차로 가도, 엔딩을 보기 전 9챕터에서 조건을 갖추자마자 가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각기 장단점이 있다. 엔딩을 먼저 보고 간다면 본편의 반전 요소 같은 스포일러를 당하지 않을 수 있고, 9챕터에서 바로 진입한다면 본편의 반전은 미리 알게 되지만 대신 돌아와서 바로 다음 챕터로 넘어갈 때 추가된 대사 등을 보면서 좀 더 몰입감을 느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기자가 플레이했던 과정이 9챕터 클리어 직후 진입이었기 때문인지 개인적으로는 9챕터 직후 진입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기도 하다. 애초에 저 반전이 예측 불가능한 것이 아니기도 하고 말이다.

 

P의 거짓:서곡을 통해 네오위즈와 라운드8은 다시금 P의 거짓이 보여줬던 재미와 완성도가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증명해보였다. 여전히 제미니의 정확한 정체 같은 부분 등 궁금한 점은 있지만, 이번 DLC 플레이가 만족스러웠으니 이후 출시될 다음 작품이 더욱 기다려진다.

 

이대로만 갑시다!……아, 그래도 개선할 게 남아있다면 개선도 해주면 좋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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