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팬을 정조준 한 신작, 세븐나이츠 리버스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차이가 극명하다
2025년 05월 21일 09시 32분 20초

모바일 게임 좀 오래했다 싶은 20대 후반부터 30대까지의 게이머라면 추억 속 한 켠에 있을법한 게임이 있다. 넷마블이 지난해 서비스를 종료한 수집형 RPG '세븐나이츠' 말이다.

 

2014년 출시 당시에는 스마트 플랫폼에 게임들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스타일의 게임이었지만 보는 맛이나 모으는 맛이 있는 게임이었다.

 

기자 역시 어린 시절에 몇 년 동안 세븐나이츠를 틈틈이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다. 그 세븐나이츠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화시킨 신작,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지난 15일 국내 정식 출시됐다. 게임은 애플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스토어, 그리고 PC 클라이언트를 통해 즐길 수 있다. 리뷰를 위한 플레이는 안드로이드와 PC 클라이언트 위주로 플레이했다.

 

 

 

■ 어떤 게임인가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세븐나이츠 계보를 잇는 리메이크 프로젝트다. 그간 넷마블은 세븐나이츠 IP 기반의 신작들을 여럿 출시해왔다. 방치형 타입의 세븐나이츠 키우기나 MMO 스타일의 세븐나이츠2, 콘솔판으로 출시된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등이 있다. 각각 세븐나이츠와 크고 작은 차이가 있었다.

 

이번 출시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 세븐나이츠의 스토리나 전투 시스템과 같은 주요 게임 요소를 계승하는 한편,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한층 향상된 재미를 선사한다는 특징을 내세웠다. 전반적인 틀은 확실히 세븐나이츠와 같지만, 여기저기 차이점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일단, 원작에서는 에반과 카린을 중심으로, 에반 원정대가 세븐나이츠 등 여러 인물과 만나면서 그들의 모험을 조명했다면 세븐나이츠 리버스에서는 플레이어가 게임 내 스토리에 수수께끼의 모험가로 동행하는 식으로 변경됐다. 이를 통해 에반에게 조명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마다 뭔가 떡밥을 뿌려가면서 플레이어가 그걸 나눠가지는 모양새가 된다.

 

 

 

때문에 스토리 방면에서 에반의 이야기를 다시 보게 될 것을 기대했다면 좀 당황할 수 있다. 기자 또한 갑자기 플레이어가 이야기에 직접 등장하는 것을 보고 좀 놀랐다. 그래도, 중간중간 대화 형식이 아닌 영상 형식으로 연출되는 스토리 컷신은 짧지만 임팩트를 준다.

 

다만 스토리에 보이스가 있으면서도 대화 로그를 돌려볼 때 원하는 대사를 눌러 보이스를 다시 듣는 기능이 없어 놓치지 않고 잘 들어야 한다.

 


플레이어는 에반에게 구조되면서 합류한다

 

■ 기억과 좀 다른데?

 

스토리에서 플레이어가 직접 등장인물로 개입하게 됐다는 부분부터 어라 뭔가 다른데 싶었는가?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드는 것들이 더 있다.

 

예를 들면 전투가 반드시 일반 공격이 몇 번 오가고 난 다음에야 스킬 턴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원작과 달리 아군이나 적 모두 스킬을 쿨타임만 남아있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반 공격 2번을 거쳐야 스킬 한 번을 쓸 수 있다. 내 캐릭터의 스킬을 기준으로는 일반 공격을 네 번 봐야 하는 셈이다.

 


스킬 아래 있는 2개의 별 마크가 일반공격을 채워야 하는 횟수

 

또, 게임 내에서 아예 쫄작이라는 표현을 공식화하면서 안내하고 있는 쫄작 또한 원작과 효율은 달라졌다.

 

쫄작은 소위 말하는 강력한 버스기사 캐릭터를 두고 나머지 파티원을 전부 쫄로 집어넣어 파티원의 레벨을 육성하는 것인데, 세븐나이츠나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이를 사실상 메인 컨텐츠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여타 게임들과 달리 하나의 캐릭터를 최대 레벨까지 육성하면 유료 재화인 루비를 조금씩 지급하고, 이를 사용하면서 열쇠를 수급해 다시 쫄작을 돌리며 성장하는 것이다.

 


쫄작이란 말을 공식에서 사용하니 뭔가 간지럽다

 

원작에서는 이 효율이 가히 무한동력 수준이어서 무과금은 무과금대로 계속 쫄작을 굴릴 수 있었고, 과금 유저 또한 이 시스템을 이용했다. 다만 리버스에서는 쫄작을 아예 자체적으로 기능 중 하나에 넣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원작과 달리 무한동력은 어려운 방식으로 차이가 생겼다. 열쇠 자체도 부족한 편이지만, 쫄 캐릭터 수급에도 약간 제동이 걸린다.

 

그래도 전체 흐름은 다르지 않다. 모험 스테이지를 밀면서 스토리를 보다가 막히면 이 쫄작으로 모아둔 캐릭터들을 육성하고, 이들을 재료 삼아 메인 파티의 캐릭터 강화나 진화를 한 다음 다시 강해진 파티로 스테이지를 민다. 또, 동일 등급의 최대 강화 캐릭터끼리 합성해 상위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고, 지정된 재료를 사용해 특정 캐릭터를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반 4성은 3성 몇 개만 넣어도 얻을 수 있다

 

세븐나이츠의 특징은 이 캐릭터 합성을 통해서 최고 등급의 캐릭터들인 전설 등급 캐릭터가 등장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물론 좋은 것을 노리고 합성했는데 룩이나 챈슬러 같은 캐릭터가 나오면 또 그만큼 허탈한 것이 없지만 이런 합성 결과도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재미요소로 이어져내려왔다.

 

이외에도 스킬 강화석 하나하나의 밸류가 은근히 높은 데 막상 강화되는 스킬은 지정이 아닌 랜덤이라서 좀 더 가혹해졌다는 느낌을 주는 등 비슷하면서도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다.

 

 

 

■ 세븐나이츠의 추억을 핀포인트로 겨냥

 

이 부분에 대해 좀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 또한 완벽하게 세븐나이츠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게임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원작인 세븐나이츠의 추억을 가진 게이머들을 정조준하고 있는 게임이다.

 

스토리나 턴 시스템, 쫄작의 효율 변화, 스킬 강화 시스템의 랜덤성, 장비 강화 옵션의 랜덤성 등은 세븐나이츠와의 이질감을 느끼게 하나, 게임의 핵심 시스템이었던 쫄작과 이를 기반으로 한 캐릭터 수급, 강화는 세븐나이츠에서 느낄 수 있던 특수한 맛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게임에서도 쫄작과 비슷한 개념은 얼마든 있었지만 세븐나이츠는 아예 이 쫄작이 게임의 성장과 플레이 시간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효율의 차이는 있어도 여전히 이 맛은 유지되어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특징이 됐다.

 


강한 캐릭터면 다 되지만 가장 효율적인 건 다수를 공격하는 스킬만 가진 캐릭터

 

물론 '요즘 게임'으로 재탄생한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좀 불편하고 아쉬운 부분들도 있다. PC 클라이언트 기준으로는 첫날부터 20일까지 계속 재접속 시 끊임없는 재접속 요구 팝업이 나타나 될 때까지 시도해야 했으며, 클라이언트 자체도 로그인 등에 있어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21일 오전 패치노트를 통해 개선된다고 언급됐다.

 

이런 기술적인 면 외에도 비주얼에서 극적으로 최신 게임에 가깝게 다가가기보다는 원작의 그래픽을 살짝 다듬어낸 느낌을 주고, 시스템적으로도 앞서 언급한 쫄작 등은 요즘의 모바일 게임을 많이 접한 세대가 처음 보면 이걸 굳이?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세븐나이츠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호불호는 있을지언정, 했던 사람과 안 했던 사람의 시각이 극적으로 다르다.

 

거기에, 쫄작의 밸런스 조정을 수시로 하겠다는 개발자 노트처럼 장기적으로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조정을 거칠 것으로 생각되니 다시 원작처럼 롱런하면서 이제는 원작 이후의 스토리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거기서 끝나버려 뒷내용이 궁금해 시작한 사람도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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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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