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앤 파이터’의 제작사 ‘네오플’이 던파 IP를 기반으로 제작 중인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소울라이크’ 형태의 3인칭 하드코어 액션 게임이다.
이 작품은 PC뿐 아니라 콘솔 기기로도 발매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상당한 기대를 받고 있으며, 마치 애니메이션과 같은 고퀄리티의 그래픽을 사용해 상당히 독특한 느낌을 주고 있기도 하다.
던파 세계관보다 약 800여 년 전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 게임은 대장군 카잔을 주인공으로 한다. 24년 개최된 ‘게임스컴’ 및 ‘지스타’ 등 대형 게임쇼에서 실제 체험 가능한 버전이 공개됐고, 유저들을 대상으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3월 28일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은 현재 누구나 플레이 가능한 체험판 버전이 공개되어 있는 상태다. 체험판은 PC(스팀) 및 콘솔 기기 모두 다운로드 및 플레이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별도의 테스터나 특정 게임쇼에서만 가능했던 실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 체험판이지만 체험판이 아니다?
카잔은 체험판이지만 상당히 독특한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일반적인 형태의 체험판은 사실 한시간 정도, 길어도 두 시간이면 상당한 분량인 것이 사실이고, 게임의 도입부 정도를 플레이해 볼 수 있을 정도의 분량을 플레이 할 수 있다. 액션 장르의 게임은 프롤로그 혹은 조금 더 써서 챕터 하나 정도를 플레이 해 보는 것이 고작이다.
하지만 이번 체험판은 프롤로그 챕터부터 챕터 1 ‘하인마흐’와 챕터 2 ‘스톰패스’를 즐길 수 있으며, 플레이 타임 또한 3시간 이상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양이다.
물론 이러한 소울라이크 액션 게임에 상당히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플레이 타임이 더 짧아질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일반적인 게이머라면 더 많은 플레이 타임이 필요하다. 실제로 제작사인 넥슨 측에서는 4시간 정도의 플레이 타임 분량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도 다소 짧은 분량의 프롤로그 챕터를 제외하면 하나의 챕터 분량이 제법 된다. 여기에 보스를 공략하는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니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들이 대략적으로 10여 개 내외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사실상 실제 게임의 20% 이상을 체험판으로(사실 카잔에 얼마만큼의 챕터가 존재하는지는 알 수 없다) 플레이 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나 단순히 일회성 플레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체험판에서 플레이 한 세이브 데이터를(카잔은 마모된 귀검에 결속을 하는 순간 자동으로 데이터가 저장된다) 정식 버전에 연동, 체험판에서 진행한 챕터나 아이템, 강화 등을 정식 버전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그만큼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 할 필요도 없고, 열심히 체험판을 플레이 한 데이터도 사라지지 않는다. 여러모로 일반적인 게임의 체험판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는 여러 모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물론 정식 버전에서는 보다 최적화가 잘 되고 이후 세부적인 요소들이 추가될 수도 있겠지만 세이브가 연동된다는 자체가 이번 체험판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챕터는 정식판과 동일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맛보기 용으로 정식 버전과 다른 체험판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이 때문인지 다양한 그래픽 옵션 조정과 더불어 영어 및 일본어, 중국어 선택도 가능하다.
- 예사롭지 않은 비주얼
카잔을 플레이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게임 비주얼이다. 어찌 보면 서울 라이크 장르의 게임이 게임에서 비주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 조금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비주얼이 멋지다는 말이다.
지금까지의 소울라이크 류의 액션 게임들은 저마다 3D 실사 그래픽에 기반한 비주얼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카잔은 3D에 기반한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비주얼을 채택함으로 해서 여타의 게임들과는 다른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
사실 소울라이크 형태의 게임들은 워낙 잔인한 부분이 많고 피가 튀는 요소가 많다 보니 다소 어둡고 적막한 부분이 많다.
물론 이는 카잔 역시 그렇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풍의 비주얼로 만들어져 그 느낌이 덜하다. 무엇보다 게임 화면이 상당히 화사하다. 스샷에 보이는 퀄리티로 게임이 진행되기에 고 해상도의 애니메이션을 즐기고 있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다(참고로 해당 이미지는 최고 사양 옵션의 게임 화면이다).
이 정도 비주얼로 게임이 진행된다면 충분히 할만 하지 않은가
- 실제 게임 플레이 느낌은
카잔의 조작감은 상당히 좋다. 타격감도 우수하고 조작 자체도 복잡하지 않으면서 생각보다 다양한 조작이 가능한 형태다.
다만 이 게임은 요즘 대세라 할 수 있는 소울라이크 형태의 게임이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은 캐릭터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그 강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만들어져 있고, 그 속에서 공격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소울라이크 류의 게임은 게이머의 조작 실력이 주가 된다. 그만큼 더 난이도 있는 플레이가 이어지며 적들의 공격 패턴을 친절하게 알려 주지도 않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도전하며 보스의 공격 패턴을 익히고 쓰러트리는 형태다. 시간 투자와 반복 도전이 필수이며, 적들을 학살하는 느낌보다는 열심히 노력해 보스를 쓰러트리는데 만족감을 얻는다.
보스가 아닌 일반적인 적들에게도 충분히 사망할 가능성이 있으며 체력 관리도 까다롭다. 특히나 기력 시스템이 존재해 무작정 공격을 하다가는 기력이 바닥나 제대로 공격을 하기도 어렵고 상대의 공격에 그로기 상태가 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한 만큼 확실한 타이밍에 절제된 공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임에는 기본적으로 점프가 없으며 약 공격과 강 공격, 차지 공격이 주가 된다. 챕터 2부터는 창을 던지는 공격이 추가되기는 하나 주력은 아니다.
가드 및 반격기, 회피기 등 일종의 ‘패링’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도 중요하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은 굳이 가드를 하지 않아도 때려잡을 수 있고 일종의 강력한 스페셜 기술도 존재하지만 카잔은 앞서 언급한 공격으로 데미지를 주면서 적절한 패링을 구사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는 일반적인 적과의 전투 역시 동일하다. 적의 공격을 방어하지 않을 경우 연달아 공격이 들어오고, 순식간에 체력의 절반이 날아간다.
가드는 적의 공격을 막을 수 있으며 다소 판정이 넓다. 하지만 보스와의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정확한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추어 가드를 하는 ‘직전 가드’나 ‘카운터 어택’을 성공시켜야 한다.
사실상 이러한 직전 가드 등을 얼마나 잘 쓰는가에 따라 보스의 공략 난이도가 달라지며, 이를 통해 보스의 기력 및 괴력 게이지를 소모시켜 그로기 상태로 만들 수 있고 카잔의 기력도 회복할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러한 직전 가드 타이밍을 정확하게 쓰려면 반복 전투가 필수다. 보스의 공격 패턴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정확한 타이밍을 익혀야 하기 때문이다.
회피는 가드가 불가능한 ‘버스트 어택’을 피하는데 유용하며, 빠르게 접근하거나 위치를 변경하는데 효과적이다. 단 이 역시 기력이 소모되기에 남발이 불가능하다.
결국 강력한 보스를 쓰러트리기 위해서는 보스의 공격 패턴 숙지와 더불어 버스트 어택을 구별해 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가드와 회피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천재적인 실력의 게이머가 아니라면 이를 위해 반복적인 도전은 필수다.
챕터 2부터 사용 가능한 스킬은 기력 사용량을 줄여주거나 추가적인 연타를 가능하게 해 준다. 어떤 스킬 트리를 타는가에 따라 공격 강화나 패링 강화와 같은 선택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장비는 적들을 처치해 얻을 수 있고, 세트 아이템을 장비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무기는 총 세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정식 버전은 이후 챕터에서 추가적으로 얻을 가능성도 있다). ‘도부 쌍수’는 레인지는 짧지만 공격 스피드나 연기가 좋은 무기이며, ‘대검’은 상당히 강력한 공격을 가능하지만 그만큼 스피드가 느리다.
반면 ‘창’은 빠른 스피드와 더불어 긴 사거리를 가진 무기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무기마다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어 어떠 무기를 주력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다른 플레이 스타일이 가능하고, 상황에 따라 무기 변경을 통해 보스 공략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적들을 처치해 얻을 수 있는 ‘라크라마’는 능력치를 올리는 데 사용된다. 스테이지에 간간히 등장하는 ‘마모된 귀검’을 통해 능력치 상승 및 오토 세이브가 가능하며, 손실된 체력과 일종의 회복 아이템인 ‘명계의 기운’을 최대치까지 충전 가능하다.
참고로 이번 체험판의 경우 명계의 기운의 최대 스택치는 3개이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은 마모된 귀검에 연결하는 것뿐이다. 추가적으로 마모된 귀검에 접촉하는 순간 챕터 내 모든 적들이 재 생성되기 때문에 일정 구간을 플레이하고 돌아와 체력을 회복한 후 다시 진행하는 식의 플레이는 어렵다.
마모된 귀검 간 거리가 생각보다 멀기에 플레이에 주의가 필요하다
- 난이도 완화를 위한 장치들
각각의 챕터는 나름의 중간 보스들이 존재한다. 다만 아무 생각 없이 정답 격인 루트를 따라 가면 발견이 어려운 곳에 위치하기에 어느 정도의 맵 서칭이 필요하며, 깜박 지나치기 쉬운 곳에 아이템 상자들이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중간 보스는 정답 격인 루트로 가면 발견하지 못하는 장소에 배치되어 있다
길 자체는 복잡하지 않지만 간간히 아래로 뛰어내리거나 하는 등의 퍼즐 요소들이 맵 곳곳에 펼쳐져 있으며, 은근히 낙사가 이루어지는 부분이 많아 이동이나 전투 시에 주의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상급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울라이크 게임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유저들도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한 요소들도 곳곳에 존재한다.
일단 챕터 1을 클리어 하면 ‘쉬움’ 난이도 선택이 가능해진다. 한번 난이도를 선택하면 변경이 불가능하나 보다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된 일종의 ‘완화 장치’다. 다만 쉬움 난이도라고 해서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원래의 난이도보다 낮을 뿐 일반적인 액션 게임에 비해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마모된 귀검에 접촉할 때 모든 적들이 재 생성되는 것을 이용해 라크라마 노가다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보스에게 패해도 보스에게 준 데미지만큼 라크라마를 보상으로 얻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면 능력치를 상당 부분 올릴 수 있다.
물론 액션 게임에 능숙한 유저라면 이런 과정이나 쉬움 난이도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게이머들에게는 상당히 유용한 요소다. 시간이 조금 더 들기는 하겠지만 ‘너무 어려워서’ 카잔을 플레이 할 수 없는 상황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보다 많은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한 부분이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할까. 능숙한 유저들에게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서 말이다.
- 어려운 게임을 원하는 유저나 일반적인 유저 모두 즐길 수 있을 만한 게임
‘퍼스트 버서커 카잔’은 분명 소울라이크 기반의 ‘어려운’ 게임이다. 실제로 플레이 해 본 기자의 생각도 그러하고 의도적으로 ‘불친절한’ 부분도 많다. 당연한 말이지만 일반적인 형태의 액션 게임들과는 즐거움의 포인트도 다르다.
하지만 ‘쉬움’ 모드의 추가와 더불어 어느 정도 시간 투자를 하면 능력치 상승이 가능해 조금 어렵기는 하지만 일반 유저들도 충분히 플레이가 가능하다.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일반적인 액션 게임에 비해서는 분명 난이도가 있고 무작정 공격 버튼을 연타하면서 클리어를 하는 형태의 게임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류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플레이에 즐거움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준비된 것이 바로 이 체험판이다. 체험판을 플레이 해 보고 자신이 감당 가능한 게임인지 아닌지를 확인한 후 구매를 할 지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완성도도 높고 상당히 잘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러한 부분은 체험판을 플레이 해 보면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비주얼도 훌륭하고 재미도 있다. 강력한 보스를 공략하는 즐거움도 탁월하고 만족감도 높았다.
특히나 던파를 즐겨한 이들에게는 더더욱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자신이 액션 게임을 좋아한다면 일단 체험판을 해 보기를 권한다. 감당 가능한 게임인지, 아닌지는 그 다음 문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