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콘솔 시장, 청신호 향한 '황신호'에 발 들여

글로벌 시장에도 먹힌 국산 콘솔 게임
2024년 04월 27일 07시 02분 20초

국산 콘솔 및 패키지 게임의 명맥은 사실상 지지부진한 상태를 이어왔다. 프로젝트만 발표하고 하릴없이 소식을 기다리다 보면 프로젝트가 드랍됐다거나, 여전히 속절없는 기다림만 이어질 뿐이었다. 인디 업계를 제외하고는 수익성 등을 고려해 대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실제로 수 년 동안 국내의 메이저한 게임사에서 선보인 인상깊은 신작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정체된 적신호 상태라 볼 수 있었던 한국 콘솔 및 게임 시장에 지난 2023년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면 2022년부터라고 해도 좋다. 현재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은 적신호에서 청신호로 가는 중간 단계인 황신호에 접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반응과 평가를 받아낸 세 타이틀이 이를 뒷받침한다.

바로 민트로켓의 해양 어드벤처 경영 시뮬레이션 '데이브 더 다이버', 네오위즈의 싱글플레이 액션 RPG 'P의 거짓', 그리고 최근 출시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다.



넥슨 서브 브랜드인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는 배불뚝이 다이버 데이브가 지인의 연락을 받아 신비로운 블루홀에 찾아가고, 거기서 다이빙을 해 다양한 어종과 메인스토리에 따른 신비로운, 혹은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해양생물과 마주하게 되는 게임이다. 또한 다이빙에서 잡은 물고기는 양식하거나 초밥집 운영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출시 이후 재미있는 게임성과 컨텐츠에 팬들의 호평을 받았으며, 놀랍게도 드렛지와의 콜라보레이션 DLC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습으로 국내 게이머들의 놀라운 비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오는 5월에도 고질라와의 무료 콜라보레이션 DLC가 출시될 예정이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평단과 게이머의 평가가 일치하는 게임이기도 하다. 메타크리틱은 90점을 받아 역대 국산 게임 중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머스트 플레이 리스트에 포함됐고, 지난 2023년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오픈크리틱 2023년 명예의 전당, 뉴욕 타임즈 2023년 최고의 게임 10선, 2023 폴리곤 리커멘즈, 믹스 오피셜 셀렉션,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제20회 BAFTA 게임 어워드에서 게임 디자인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1월까지 판매량은 300만 장을 돌파했다.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지난 2023년 9월 정식 출시한 스팀 펑크 다크 판타지 액션 RPG로, 벨 에포크 분위기의 피노키오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소울라이크 게임이다. 주인공은 크라트 시에서 자신을 제작한 제페토를 구출하고 인형에 의해 학살이 벌어진 크라트 시 및 인근 지역을 돌아다니며 위협적인 적은 물론 강력한 보스들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P의 거짓은 데모 출시부터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한편 정식 출시판은 PC, Xbox Series X, PS5순으로 각각 83, 85, 80점을 기록했고 유저 평점 또한 이와 비슷하게 7.9~8.3 사이를 오갔다. 수상에 있어서는 더 게임 어워드 2023에서는 미술과 롤플레잉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바 있고 2023 BAFTA 게임 어워드에서 새로운 IP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선 대상, 인기게임상, 기술·창작상, 우수개발자상을 석권하기도. 최근에는 제23회 NAVGTR 4관왕, 제28회 웨비 어워드에서 게임 3개 부문 피플스 보이스 위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출시 단계에서 바로 게임패스 데이원으로 추가되어 초기 판매량이 기대보다 한풀 꺾인 기세이기는 했으나 23년 10월 글로벌 누적 판매량 100만 장 돌파,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이용자 700만 돌파를 기록했다. 네오위즈 실적 발표를 통해서도 P의 거짓 출시 효과로 PC 및 콘솔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성장, P의 거짓 매출 구성은 해외 비중이 93%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프트업의 액션 어드벤처 신작 '스텔라 블레이드'는 아예 처음부터 PS5 독점 플랫폼을 상정하고 출시된 신작이다. 유통을 맡은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또한 금년 첫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에서 비중 있게 스텔라 블레이드를 다루기도 했다. 지구를 네이티브란 위협적 존재들에게 빼앗겨 콜로니에서 태어나 네이티브 멸절을 위해 지구로 투입된 강하부대원 이브가 네이티브 및 강력한 보스들과 싸워나가는 스토리 기반의 게임이다. 캐릭터 디자인도 화제가 되었지만 무엇보다 뛰어난 액션의 전투 경험이 최고의 강점으로 꼽힌다.

출시 전부터 해외에서 특히 지대한 관심을 받았으며 메타스코어는 82점, 오픈크리틱 평론가 평점 83으로 스트롱 등급을 받았다. 좋은 출발이다. 예약구매 기준으로도 아마존 PS5 게임 베스트셀러 1위, 일본 아마존 PS5 게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고 출시 직후에도 북미 및 유럽 등의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데모의 경우 일일 이용자 수 69만 명을 기록하면서 첫 콘솔 타이틀 치고 굉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현재의 이슈를 영리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더욱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비디오게임 중 기프트 카드 제외 1위, 이외 영국, 일본 등 많은 국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한편 오늘 이야기한 세 가지 게임 타이틀이 완전무결한 신작이라고 칭송할 수는 없지만, 데이브 더 다이버 등 앞선 두 타이틀의 경우도 꾸준히 인기와 판매량을 늘려가며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한국 게임 전체의 경쟁력 자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제 막 두각을 드러냈다는 정도라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세 타이틀 모두 글로벌 및 콘솔 시장에서도 '먹히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음 놓을 수들을 틀리지 않는다면, 3사는 물론이고 그런 기조가 이어져 언젠가는 '믿고 플레이할 수 있을만한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을 만들 초석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좋은 선도자가 되어 게이머들과 게임사가 상생 가능한 보다 좋은 게임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해본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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