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클래스·크래프팅 등 강점 지닌 핵앤슬래시, '라스트 에폭'

4년의 얼리액세스는 끝
2024년 03월 13일 06시 49분 01초

일레븐스아워게임즈는 지난 22일 2019년부터 약 4년 동안 얼리액세스 출시로 컨텐츠를 발전시키던 쿼터뷰 핵앤슬래시 액션 RPG 신작 '라스트 에폭(Last Epoch)'을 스팀에 정식 출시했다.

 

라스트 에폭은 과거를 파헤치고 미래를 재건할 여행의 이야기를 다룬다. 플레이어는 정식 출시 기준 5개의 기본 클래스에서 파생된 15개의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여러 던전과 시대를 탐험하며 위험천만한 적들과 전투를 벌이고 수많은 전리품을 획득하는 한편 장비를 제작하는 등 여러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100가지 이상의 변화무쌍한 스킬 트리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빌드를 만들어가거나 다른 플레이어들의 정형화 된 빌드를 따라가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한편 라스트 에폭의 정식 출시 본편 구매 가격은 37,500원이다.

 

 

 

■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

 

서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정식 출시 기준으로 현재 라스트 에폭에는 5개의 기본 클래스가 존재한다. 파수병, 도적, 마법사, 원시술사, 복사다. 그리고 여기서 선택한 클래스의 캐릭터로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플레이어는 다시금 각 클래스에서 세 개의 전직 클래스 선택지를 받게 된다. 각각 파수병은 공허 기사, 대장간지기, 성기사로, 도적은 검무가, 명사수, 매사냥꾼, 마법사는 원소술사와 마법 검객, 룬 마스터, 원시술사는 야수 지배자와 주술사, 드루이드가 되며 마지막으로 복사는 강령술사, 죽음술사, 그리고 흑마법사가 될 수 있다.

 

여기서 도적 클래스의 매사냥꾼과 복사 클래스의 흑마법사는 정식 출시와 함께 추가된 신규 전직 클래스다. 매사냥꾼 클래스는 이름처럼 동료로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맹금, 매를 소환할 수 있는 스킬이 존재하고 덫이나 노포를 설치하는 등 설명하기 편하게 이야기하자면 동료와 함정을 잔뜩 활용하는 클래스라고 볼 수 있다. 복사의 신규 전직 클래스 흑마법사는 출시 이후 한동안 보호막 개념인 와드와 뼈 감옥 메커니즘으로 인해 상당히 강력하지만 상대적으로 액티브한 맛, 전투의 맛이 아쉽게 느껴지는 클래스였다.

 

 

 

핵앤슬래시 액션 RPG 장르가 초강세로 급부상하는 일은 좀처럼 없지만 세월이 흐르며 새로운 IP들이 나오면서 점진적으로 게임의 시스템 등을 확장해온 장르이기도 하다. 과거 디아블로2 등이 현역이던 시절에도 스킬 트리나 스테이터스 포인트 투자, 그리고 엔드 컨텐츠로 장비 세팅을 갖추면서 빌드를 만들어 전투에 활용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은 특히 현 세대에 와서 강화되었다. 디아블로 시리즈의 최신작인 디아블로4도, 패스 오브 엑자일도, 그리고 라스트 에폭도 플레이어가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자신의 빌드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 기반을 마련했다.

 

라스트 에폭의 경우 이런 빌드를 필수적인 장비나 축복 등의 세팅과 함께 각 클래스의 모든 스킬에 존재하는 노드를 찍어서 같은 스킬도 다른 느낌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며 이런 영향으로 클래스 자체도 기본 클래스의 이미지와 다른 방향성을 갖게 되기도 한다. 가령, 단검이나 활을 사용하는 이미지의 도적은 매사냥꾼 빌드에서 검과 방패를 사용하기도 하고 어떤 스킬 노드를 투자하느냐에 따라 각자 자신에게 맞는 장비 세팅을 찾게 된다.

 

캠페인 전체의 스토리는 시대를 넘나드는 이야기라고 줄일 수 있다. 멸망의 위기에 빠진 세계에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모종의 힘을 통해 시대를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얻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대에서 활약하는 내용을 즐길 수 있다. 액트 1은 신성 시대에서 시작하지만 액트 전개에 따라 약 천 년이 경과한 제국 시대나 거기서 또 거의 300년이 흐른 황폐 시대로, 또는 신성 시대로부터 약 6000년 전인 고대 시대로도 갈 수 있으며 많은 플레이어들의 컨텐츠 허브로도 활용되는 시간의 끝에도 가게 된다.

 


 

 


■ 빌드 고민을 많이 하게 만드는 전투

 

사실 핵앤슬래시 액션 RPG가 빌드를 쌓는 재미 쪽으로 방향성을 더욱 확장시킨 것은 사실이지만 시즌마다 정형화 된 상태의 강력한 주류 빌드가 나오기 마련이다. 물론 이것을 따라가는 것도 선택이지만 단순히 핵앤슬래시 액션 RPG의 근본적인 대량의 적을 쓰러뜨리며 파밍하는 것 외에도 빌드를 쌓아보는 재미를 느끼려고 한다면 첫 캐릭터는 별도의 정보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냥 다른 빌드를 따라가며 편하게 즐기는 것도 괜찮지만 대강 노드를 훑어보면서 이 빌드를 왜 짰는지 정도를 익혀두면 추후에도 적응하기가 꽤나 편해진다. 거기에 기상천외한 빌드를 시험해보는 것도 이런 장르의 재미 중 하나이기도 하고 말이다.

 

전투는 전통적인 핵앤슬래시 액션 RPG 동종 장르 게임들과 비슷한 경향을 띈다. 쿼터뷰 시점에서 다양하게 플레이어를 공격해오는 적들을 쓰러뜨리고 레벨을 올리면서 아이템을 파밍하는 것. 다만 난이도는 굳이 비교하자면 빌드를 괜찮게 찍으면서 진행하고 있다면 무난할 수 있지만 조합이 아쉽거나 아직 덜 완성된 경우 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게임 특성상 와드를 많이 쌓은 빌드가 아니라면 맞았을 때 한 방에 비명횡사하는 일도 예사고, 회피 위주의 빌드라면 회피가 뚫렸을 때 그대로 비명횡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매사냥꾼을 새로 키워봤는데 육성 과정에서 확실히 클래스 자체가 강하다고 느끼긴 했지만 빌드를 대충 짜면 이렇게 한 방에 돌연사하는 일도 잦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급사 등의 이유들 때문인지 근접 클래스들이 상대적인 강함이나 생존 유지에 많이 손해를 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포션류는 HP 회복포션만 존재한다. 이 포션은 적과 전투를 벌이며 획득 가능하고 보유 제한은 벨트 부위의 장비에 적힌 포션 소지량 수치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설정을 바꾸지 않았다면 마우스 우클릭으로 기본 공격이나 여타 스킬을 활용 가능하며 QWER 버튼에 스킬을 배정해 사용할 수 있다. 가령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은 MMORPG들이 많은 수의 퀵슬롯을 사용해 전투를 벌이는 것과 달리 라스트 에폭에서는 많은 수의 스킬 중 사용할 것을 선택해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속성 저항, 와드 등이 꽤 많이 중요하게 여겨지며 마자사 같은 보스의 경우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상당히 고생할 수 있다. 축복 시스템 외에 인벤토리에 별도로 각종 옵션이 붙은 신상을 슬롯에 맞춰 장착할 수 있다. 처음에는 네 칸만 열려 있으나 이후 게임 플레이를 통해 잠긴 신상 슬롯도 개방 가능하다. 여기에 제작 시스템을 활용한 장비 제작 등이 한결 편리하다는 것 또한 특자ㅣㅇ이다. 캠페인 이후로도 모노리스 등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엔드 컨텐츠를 제공한다.

 


 


 

 

 

■ 유지보수 등은 개선 과제

 

현재 라스트 에폭의 캠페인은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니기에 완전히 완결되는 스토리가 아니다. 이에 개발사가 향후 3개의 액트를 더 추가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에 한해 라스트 에폭의 캠페인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 다소 불편함이 있다. 한국어 폰트나 번역 문제 등이 겹쳤는지 한국어 자막이 제대로 표기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이런 ㅁ으로 자ㅁ이 출력된다'는 문제, 그리고 번역 자체가 매끄럽지 않은 번역기 초벌 느낌을 주어 캠페인 스토리에 집중이 어려운 편.

 

또한 서버 등의 유지보수도 중요한 개선 과제다. 약 4년 여 만에 얼리액세스 기간이 끝나고 정식 출시가 이루어졌지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기도 한 라스트 에폭은 여기가 새로운 출발선이다. 출시 직후 서버 관련 이슈가 있어 스팀 평가가 내려갔다 최근 회복된 일도 있을 정도니, 때문에 모션이 어떻다 등을 논하기 이전에 회사 규모를 감안하더라도 늘어난 이용자 수를 매끄럽게 유지할만한 정도의 안정적 유지보수에는 힘을 쓸 필요가 있을 것.

 

한편 핵앤슬래시 액션 RPG 장르적으로는 다양한 클래스와 이를 기반으로 다양화되는 빌드 개발의 재미, 근본적인 전투와 아이템 수집의 재미 등은 꽤 느낄 수 있고 편리한 크래프팅 등의 시스템적인 부분도 눈여겨볼만한 부분들이 존재한다. 다소 불편함이 있고 와드 의존적인 부분, 근접 클래스는 상대적으로 더 빡빡한 전투 난이도를 느낀다는 부분 등이 아쉬우나 장르 특유의 빌드와 파밍 과정을 즐길 수 있다면 라스트 에폭은 종종 찾아도 괜찮을만한 신작이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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