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부, 사카모토 료마, 신선조의 이야기 담은 외전, '용과 같이 유신! 극'

일정 시점부터 메인 스토리가 아쉬운
2023년 03월 03일 12시 46분 40초

세가퍼블리싱코리아는 PS5, PS4, Xbox Series X/S, Xbox One, Windows, PC 스팀용 소프트웨어 '용과 같이 유신! 극'을 지난 2월 22일 정식으로 발매했다.

 

용과 같이 유신! 극은 2014년 발매된 용과 같이 유신!을 리메이크한 타이틀이다. 막부 말기의 교토를 무대로 하여 스승의 원수를 갚고자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사이토 하지메라는 가명으로 신선조에 잠입한 사카모토 료마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일종의 대체역사물로도 볼 수 있다. 용과 같이 시리즈의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신규 서브 스토리와 신곡을 만나볼 수 있는 가라오케 가창 주점 등의 플레이 스팟, 시골 별장에서 하루카와 느긋한 생활을 즐긴다는 컨셉의 어나더 라이프, 포토 모드 등 다양한 플레이 요소로 시리즈 특유의 볼륨감은 유지했다.

 

출시일에 다운로드 컨텐츠 배포도 시작됐다. 콜라보 카드인 엘리트 대원 카드나 최고 난이도 유신! 등을 본편 2장 이후부터 테라다야 1층에 있는 운반책 우츠노미야를 통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각 스토어를 통해 DLC를 수령하도록 하자. 지난 프리뷰와 달리 이번 리뷰는 콘솔인 PS5 플레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 막부, 사카모토 료마, 신선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용과 같이 유신! 극의 배경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기의 교토다. 근왕지사와 신선조 등 다양한 가치와 세력이 대립하고 죽음이 대수롭지 않게 느껴지는 시대. 도쿠가와 막부의 막바지를 그려내는 용과 같이 유신! 극의 주인공은 일본 영상매체나 서브컬쳐 작품 등에서 수시로 다뤄온 사카모토 료마다. 본편 시리즈 6편까지 주인공을 맡았고, 향후 출시될 신작과 외전에서 다시금 주요 캐릭터로 등장할 키류 카즈마가 해당 역할을 꿰찼다. 토사 번 출신의 사카모토 료마가 스승의 복수를 위해 이름을 바꾸고 교토에서 신선조에 들어가 활동한다는 것이 주된 스토리 라인이다.

 

신선조는 사카모토 료마만큼이나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집단이다. 치안 유지 임무 등을 행하던 무력 집단 신선조는 용과 같이 유신! 극의 주요 세력 중하나다. 시리즈에서 등장했던 주역과 조연들이 이 신선조에도 많이 배치되어 있는데, 대중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이미지가 다른 캐스팅도 있어 가끔 웃음을 터뜨리게 되는 부분도 있다. 가령 마지마의 첫 등장이라던가, 신선조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알력 다툼의 중심이 되는 인물들과 일부 신선조 대장 역할은 캐릭터 모델링들의 원본 스토리를 생각하면 납득이 되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1장에서 고향 토사에 돌아간 료마가 스승의 죽음으로 교토에 옮겨가면서라고 볼 수 있다. 이후 계속해서 스승의 죽음에 연관된 복면의 검사를 추적하는 료마가 사이토 하지메로서 호랑이굴에 과감하게 들어가고, 그 과정에서 형제같던 타케치 한페이타와 겪는 갈등 등을 그려낸다. 기존 출시됐던 타이틀과 모델링이 달라진 캐릭터들이 제법 많다. 특히 용과 같이7이나 제로, 극1과 2에 등장했던 캐릭터들도 다수 등장해 반가운 얼굴을 보여준다.

 


 


 

 

 

■ 4가지 스타일과 컨텐츠

 

용과 같이 극이나 제로 등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용과 같이 유신! 극은 사카모토 료마가 네 가지 스타일의 전투법을 구사한다. 이를 활용해서 플레이어는 길거리의 불한당부터 무사, 각 세력의 이름있는 캐릭터들과 싸움을 벌이게 된다. 별도의 과정 없이 튜토리얼 부분만 진행하면 료마는 네 가지의 전투 스타일을 전부 사용할 수 있다. 본편 키류의 불한당 스타일이 생각나는 격투, 무사들의 주된 무기였던 검을 사용해 싸우는 일도, 특수탄과 일반탄을 조합해 원거리에서 싸움을 펼치는 권총, 공식 일러스트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검과 권총을 양 손에 쥔 난무가 각각의 스타일이다.

 

최근의 리메이크 용과 같이 본편들처럼 사카모토 료마 역시 각 스타일을 강화하기 위해 영혼구라는 것을 사용해 스킬트리를 채워야 한다. 스타일마다 별도의 숙련도가 있고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회색 영혼구부터 각 스타일로 싸우면서 획득할 수 있는 스타일별 영혼구가 존재한다. 일반 영혼구는 아무 곳에나 넣을 수 있고 나중에 해당 스타일의 영혼구로 바꿔 끼우는 것이 가능하며 기존 시리즈에서 스타일별 사범에게 기술을 배워 스킬트리의 일부를 해금하는 기능도 존재한다. 일정 수준 이상으로 스타일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꽤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쉽게 가려면 권총 스타일이 사기적이다.

 

 

 

일반적인 전투 외에도 신선조에 들어간 료마가 할 수 있는 전투 컨텐츠가 존재한다. 대장이 된 료마는 자신의 부대와 함께 던전 컨텐츠로 볼 수 있는 임무에 나갈 수 있다. 여기서 다양한 재료나 장비들을 파밍하며 적들과 싸울 수 있는데 조금 진행하다보면 꽤 번거로운 적들이 등장한다. 이 임무 기능이 개방되면서부터 료마의 전투법에도 변화가 생긴다. 대원 카드라는 시스템으로 각 스타일마다 부대의 대장급 카드 하나와 대원 카드 셋을 배치해 전투에서 스킬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대원 카드의 장착에 따라 료마의 체력과 공격력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패시브 능력이 있고, 게이지가 채워지면 사용할 수 있는 액티브형 스킬도 있다. 이 대원 카드 기술은 화려하지만 용과 같이 시리즈 특유의 병맛 코드로 보이기도 한다. 호랑이를 불러내는 것은 물론 에너지파를 쏘거나 화염구를 날리고, 하트를 뽑아내 체력을 회복하는 등 상당히 판타지같은 전투 양상을 만들어낸다. 대원 카드는 돈을 사용해 모집하거나 전투를 통해 무작위로 영입할 수 있기도 하다.

 


 

 

 

서브 컨텐츠도 꽤 많다. 닭으로 도박을 한다던가 시리즈 특유의 황당한 서브 퀘스트, 앞서 언급한 하루카와의 전원 생활로 농작물 등을 확보하고 빚을 갚아나가는 별장 컨텐츠 등 모든 컨텐츠를 섭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아쉽게도 기존작들에서 서브 컨텐츠에 엮인 나름대로 장대한 스토리들이 이번 타이틀에선 부족하게 느껴지는 편.

 

 

 

■ 용과 같이 느낌은 확실하나

 

시대극을 표방하고 있는 외전이기 때문에 시대상이 반영된 분위기가 깔려있고, 검과 총을 사용하기에 유혈사태도 많이 발생하지만 용과 같이라는 프랜차이즈의 색채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용과 같이 분위기가 매우 강해서 이 게임이 무슨 시리즈의 외전인지 초반부터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스토리는 사카모토 료마가 사이토 하지메라는 식으로 많이 각색된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료마가 스승의 원수를 찾는 장면까지는 나름대로 진지한 느낌이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스토리는 당황의 연속이다. 자기 스스로 가차없이 베어놓고 죽지말라는 모습이나 결말부 등 일본 게이머들 일부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앞서 대원카드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는데, 특전인 엘리트 대원들이 유명 인플루언서나 버츄얼 유튜버 캐릭터를 가져와 꽤나 분위기를 깬다는 것은 많이 들어왔으니 차치하고 전투에서도 진지함이 다소 빠지는 느낌을 준다. 이 대원 카드로 볼 수 있는 타입의 스킬들을 보스들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판타지 싸움판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야 원래 용과 같이 시리즈가 진지한 면이 있으면서도 병맛 코드를 자아내는 느낌이 강했지만 화염구를 날려대는 보스와 싸우다 보면 이게 시대극이라는 것을 잊게 된다. 또, 특정 세팅을 맞추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들이 상당하다. 장비 강화 인을 모으는 것도 그렇고.

 


이조=상

 

비주얼은 용과 같이 시리즈가 기존에 해오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시네마틱 영상은 꽤 괜찮은 퀄리티의 모델링과 연출을 보여주고 일반 플레이에서도 주연과 비중 있는 조연들은 그래도 모델링이 봐줄만하지만 엑스트라는 가차없이 리소스를 아꼈다.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시설 관련 조연이나 주조연급 캐릭터들의 모델링이 기존 시리즈에서 언제 등장했는지 떠올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였다. 등장인물들과 관련해 게임적으로는 유대감을 올려야 하는 캐릭터들이 꽤 많아졌는데 이게 잘 안 오른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용과 같이 유신! 극은 용과 같이 시리즈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에게는 그런대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이것을 시작으로 용과 같이 시리즈에 입문한다면 조금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입문작이자 지금도 극1과 플레이 순서로 갑론을박이 오가는 용과 같이 제로로 보여줬던 스토리 짜임새나 컨텐츠들만큼의 즐거움을 다시 얻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아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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