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 마영전과 서로 잡아먹을까?

지금부터 서로 죽여야하나요?
2024년 03월 20일 09시 57분 51초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넥슨은 자사 대표 IP 중 하나인 마비노기 영웅전 기반의 언리얼 엔진5 액션 RPG 신작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가 전투를 맛볼 수 있는 프리 알파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개발 초기단계인 현 시점에 게임성의 검증과 이용자 피드백을 수렴하기 위함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면 신작 출시가 기존 사례처럼 원작 IP 마비노기 영웅전과 카니발라이제이션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는 마비노기 영웅전과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갖게 될까? 그런 부분에 대해 한 번 살펴보자.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

 


마비노기 영웅전

 

먼저 카니발라이제이션, 자가잠식은 일시적인 영향까지는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원작이 되는 마비노기 영웅전은 정식 서비스 기준 2010년 초부터 출시되어 현재 15주년을 향해 달리고 있는 오래된 MORPG 게임 중 하나다. 지속적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을 즐기는 게이머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마비노기 영웅전의 유저 동향을 설명하는 표현은 소위 말하는 '연어 게임'이다. 산란기가 되면 강으로 돌아와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습성처럼 방학 시즌에 고 강화권 등 특별한 이벤트 보상을 받을 수 있을 때마다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돌아오는 게이머들이 있어 대표적인 국내 연어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온라인 게임 특성상 마비노기 영웅전은 지속적으로 컨텐츠와 인게임 시스템 업데이트, 신규 캐릭터 추가 및 2차 무기 추가 작업들을 해오고 있다. 플레이어는 콜헨 마을이나 로체스트, 모르반, 베르베 등 비전투 지역인 마을에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교류하거나 자신의 아바타를 뽐내기도 하고 이곳을 거점으로 상점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며 이후 각 지역이 스테이지 형태로 분리된 전투 컨텐츠로 진입할 수도 있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혼자 전투에 나가거나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꾸려 함께 전투를 수행하기도 한다. 상위 컨텐츠의 경우는 대개 유저들이 정한 능력치를 합산한 컷이 존재하고 주로 다수의 플레이어가 함께 컨텐츠를 즐긴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놀 치프틴

 

반면 켈트신화를 기반으로 판타지풍 세계관에서 전개되는 스토리의 마비노기 영웅전 IP를 일신하여 개발하고 있는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는 콘솔과 PC 플랫폼을 겨냥한 싱글플레이 게임이다. 정식 빌드에서 어떤 컨텐츠와 시스템적 변경이 추가될지는 모르지만 일단 이번 프리 알파 테스트 빌드에서는 지역을 선택해 해당 지역을 끝까지 클리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나의 지역을 쪼개서 구분해 한 번의 전투를 비교적 짧게 수행할 수 있는 마비노기 영웅전과 달리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는 지역을 하나로 통합해 긴 호흡을 가져간다. 그 과정에서 잡다한 잔보스들은 많이 가지치기를 해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그렇다고 멀티플레이 관련 기능이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에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싱글플레이 메인으로 가되, 멀티플레이 기능을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몬스터헌터 시리즈나 최근이라면 소울 시리즈와 비슷한 형태의 멀티플레이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며 엔딩이 존재하는 싱글플레이 중심의 게임인 만큼 그 끝이 정해져있다.

 

 

 

결과적으로 보자면 출시 초기에는 신규 유입 게이머들 외에도 마비노기 영웅전 게이머가 관심을 가지고 플레이해볼 수 있지만 계속해서 컨텐츠를 공급해주는 온라인 게임과 달리 유한한 컨텐츠로 인해 다시 마비노기 영웅전으로 향하는 연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무엇보다 갑자기 빈딕투스 출시를 기점으로 마비노기 영웅전 서비스 종료라는 결정을 내리는 상황만 아니라면야 큰 걱정을 할 문제가 아닌 셈.

 

동일한 IP와 세계관을 활용하고 있어서인지 둘 사이의 공통점도 있다. 일단 캐릭터가 외형이나 장비의 변화는 조금씩 있더라도 원작과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가 동일한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 마비노기 영웅전의 초기 캐릭터였던 피오나와 리시타가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의 프리 알파 테스트 빌드에서도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로 제공되었다. 전투 스킬 구성이나 고유 특징도 기존에 마비노기 영웅전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친숙할만한 것들로 구성되어 원작과 미묘하게 다른 조작감만 파악해내면 능숙하게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지역도 동일한 곳을 재해석했다는 느낌을 준다. 북쪽 폐허와 초입만 체험 가능했던 얼음 계곡은 원작의 시즌1 초반 지역과 동일하다. 보스도 출시 당시에 많은 플레이어를 거대한 망치 휘두르기 한 방으로 날려버리던 놀 치프틴이며, 일부가 쳐내진 상태지만 원작 스테이지 보스들도 다수 등장한다.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의 경우 현재 많이 캐주얼해진 마비노기 영웅전 초반 지역의 난이도를 초기 버전으로 가져와 특징을 더 강화하고 난이도를 높인 버전이란 느낌을 준다.

 

 

 

이런 전투는 초기 상태와는 많이 달라진 마비노기 영웅전과의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보스와의 1:1 대결을 좀 더 밀도있게 구성하고 그들의 패턴을 파악해 스킬과 공격을 밀어넣는 공방의 교류가 꽤 즐거움을 준다. 효과음, 이펙트 등에서 오는 손맛과 쾌감은 아직 프리 알파 빌드라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보아 향후 최소한 원작처럼 손에 착 감기는 타격감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현 세대 신작에 어울리는 좋은 그래픽이 곁들여져 새롭게 만날 지역과 보스들은 기대되는 요소다.

 

전투 측면에 있어서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와 마비노기 영웅전은 비슷하지만 현 시점에서 살짝 다른 방향성을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원작도 여전히 난이도 높은 전투를 추구하지만 히어로 플러스 같은 컨텐츠를 제외하면 다소 캐주얼한 요소가 가미되었고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의 경우는 마비노기 영웅전의 초기부터 현재까지를 집대성해 보다 긴장감 있는 전투를 추구한다. 단순히 마영전2가 된다기보다는 개발팀의 말처럼 원작에서 파생된 별개의 게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편 테스트를 마친 빈딕투스:디파잉 페이트의 개발팀은 스팀 커뮤니티 게시글을 통해 원작과는 다른 순번으로 카록과 델리아 추가 캐릭터 기획이나 리시타의 새로운 장비, 투구를 벗은 용병 리시타, 원작 NPC 에른와스와 돌로레스, 얼음 계곡의 공포의 북극곰 등 개발 단계 이미지를 공개한 바 있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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