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2023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신작 '디아블로 IV(이하 디아블로4)'의 개발팀 프레젠테이션을 선보였다.
2019년 블리즈컨을 뜨겁게 달궜던 신작 디아블로4는 디아블로 이모탈 팀과는 별개로 개발을 진행한 시리즈 본편의 최신작이다. 디아블로4는 디아블로3 이후의 세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새로워진 캠페인을 통해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게임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플레이어는 오픈월드를 오가면서 각기 다른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다섯 가지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것이 가능하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에 따라 탈것을 타고 지역에서 지역을 이동, 여러 플레이어와 함께 공개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본 개발팀 프레젠테이션 세션에서는 로드 퍼거슨 디아블로 제너럴 매니저와 조 셸리 디아블로4 게임 디렉터를 포함한 디아블로4의 개발자들이 직접 디아블로4의 여러 개발 현황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아블로 시리즈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은 디아블로3에서부터 시작됐다. 26주년을 맞이한 최근의 출시작을 둘러보면 3년간 3개의 디아블로 타이틀을 출시한 셈이다. 디아블로2:레저렉션, 디아블로 이모탈, 그리고 디아블로4까지. 디아블로3 출시 이후로도 어언 10년이 흘렀다. 많은 게임시장 환경의 변화가 있었으며 콘솔의 인기가 더욱 올라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디아블로4는 콘솔과 PC를 모두 고려하여 개발되고 있다. 출시 당일 콘솔과 PC를 모두 지원하는 시리즈 최초의 선택은 그렇게 결정됐다.
디아블로 전작들에서 특히 반응이 좋았던 부분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디아블로4의 한층 어두워진 분위기 및 테마, 캐릭터 빌드 및 플레이어 선택지에 대한 기본적 접근, 디아블로3에서 발전시킨 박진감 있는 전투 등이 그렇다. 이외에도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방대한 세계, PvP, 게임 종반 경험, 라이브 서비스 등에서도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디아블로4가 내세우는 핵심 요소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몰입감 있는 스토리, 둘째로 어마어마한 범위와 규모를 자랑하는 야외 세계, 셋째로 어느 때보다 넓고 깊이 있는 캐릭터 육성과 꾸미기 시스템, 넷째로는 전설 장비와 파란만장한 전투를 꼽을 수 있다. 이 특징들이 모여 디아블로4만의 차별점이 된다. 원하는 방식대로 즐길 수 있다는 점 말이다.
게임의 분위기는 다시 어둠으로라는 공개된 방향성을 분위기의 기조로 삼았다. 디아블로4는 성인에게 적합한 암울하고 현실적인 세계를 그려나간다. 이 IP의 최근 타이틀보다 호러와 판타지에 부합한다. 아이들과 함께할만한 게임은 아니다. 성역이 무섭고 고되고 흥미로운 곳이기를 바라지만 또한 쟁취할 가치가 있는 곳이길 바란다. 디아블로4의 주제는 증오로, 증오가 성역 세계와 캐릭터들의 마음을 잠식하며 증오에 얽힌 이야기와 그 암울한 영향을 다루게 된다.
디아블로3 이후 수십년이 흘렀다. 인류는 씨가 마르고 있으며 성역은 훨씬 암울해졌고 사람들은 생기를 잃었다. 사람들은 희망과 구원을 갈구하고 필사적인 상황에 몰려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다. 성역의 공동 창조자이자 증오의 딸인 릴리트를 소환하고 마는 것이다. 디아블로4 스토리는 릴리트의 행적을 쫓는 것을 캠페인의 중추 내용으로 잡고 있다. 스케일이나 복잡성 등에서는 전작에서 본 적 없는 수준으로 파란만장할 것이다. 이외에도 성역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디아블로4이 아트 디렉션 역시 어둠으로 돌아간다는 기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어두운 중세 분위기의 걸작, 그리고 게임 개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옛 거장들의 영향이 있다. 천사와 악마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인류가 중간에 끼어있다는 것은 사실 우리 세계를 반영한 것이다. 디아블로 세계에 우리의 역사를 반영하는 것은 아트 비전의 분위기와 기반을 결정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작들의 아트 디렉션 유산들을 계승한 결과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순간들이 더욱 많아졌다.
디아블로4는 시리즈 최초로 자유로운 탐험이 가능한 방대한 세계를 만들었다. 메인 스토리를 아예 무시해도 되며 탐험을 하다 보면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악마에게 공격받는 여행자나 월드 곳곳의 보루를 개방하고, 디아블로의 특징인 다양한 던전을 돌아다니는 것도 가능하다. 세계를 돌며 자원을 모아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업그레이드 해도 된다. 시리즈 역사상 가장 방대한 지도로 제작된 디아블로4는 순간이동을 하지 않고도 걸어서 끝에서 끝으로 향하는 것이 가능하다.
디아블로4의 스토리 캠페인은 직선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도 특징이다. 스토리에 분기가 있어 스토리 경험을 직접 선택할 수 있고 스토리의 특정 지점에서는 주인공들이 서로 떨어져서 각자 도움을 청해오는 경우도 있고, 여러 목표를 달성해야만 특정한 적을 상대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런 스토리 퀘스트를 모두 완료해야 결말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스스로 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캠페인은 전체 스토리의 일부일 뿐이며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다양한 부가 퀘스트가 등장하고 성역 사람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충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플레이어들이 공유하는 세계가 도입된다. 일전에 디아블로4가 PC와 콘솔 간의 크로스플레이와 진행 데이터 동기화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과 같이 어느 플랫폼에서 플레이하든 친구들과 파티를 맺어 함께 즐길 수 있고 로컬 모드로 함께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혼자 플레이하는 경우도 마을과 이벤트 허브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을 볼 수 있다. 세계 이벤트와 야외 우두머리는 매우 난이도가 높아 혼자 처리하기 힘들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장비의 이점을 한눈에 알 수 있으며 전설이나 유니크 등급의 장비들을 통해 게임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도 있다. 또, 아이템 강화를 통해 보다 강력한 장비를 만들 수 있으며 게임 도중 얻은 전설 아이템의 능력을 추출해 다른 아이템에 각인하는 것으로 필요에 맞는 전설 장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디아블로4는 하고 싶은 대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그에 따르는 복잡다단한 사항들은 천천히 소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내 캐릭터 육성 시스템의 경우 플레이어가 기술 트리를 순차적으로 완성하게 되는데 게임을 하면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기술 트리 초반에는 레벨이 올랐을 때 찍을 수 있는 노드들이 주로 기술 자체에 초점을 밎춰 기술의 기능과 작동 방식을 바꿔주는 것에 그친다. 그러나 기술 트리 후반에 다다르면 직업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지속 효과들도 찍는 것이 가능하다.
게임을 후반까지, 그러니까 50레벨 이후까지 진행하면 정복자 보드(가칭)가 열린다. 한도까지 캐릭터가 성장한 뒤에는 선택에 따라 위력이 달라져야 한다는 철학 하에 플레이어들을 위한 맞춤 난이도를 구현하고 늘 재미있게 추구하고 정복할 수 있는 난관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전투는 디아블로4의 핵심 요소다. 디아블로는 굉장히 위험하고 어둡고 무서운 게임이자 세계다. 괴물들은 갖가지 방법으로 플레이어를 죽이려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팀은 전장에서 전술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피하기를 만들었다. 직업과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짧은 기술로 한 방향에 빠르게 질주하는 것이 가능해서 전투 중 특히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적이 불벼락을 내리려 할 때 피하기를 사용해 피해를 받지 않는 것이 가능하다.
캐릭터 판타지를 이행하는 부분에도 초점을 뒀다. 원소술사를 플레이하는 경우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세 가지 속성 중 하나의 기술을 배우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여기서 화염 속성을 선택했을 때 캐릭터의 육성 트리는 연소 상태를 유지하는 등의 빌드 외에도 적중 시 피해가 큰 공격으로 적에게 피해를 주는 데 초점을 맞춤 빌드도 존재한다. 또한 플레이어들에게 목표와 목적지를 제시하고 그에 도달하기 위한 길과 경로를 여럿 만들었다. 직업별로 흥미로운 선택지를 많이 마련하는 것으로 이를 충족시켰다.
디아블로4에서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 중 하나가 상호 배타적인 스킬 습득이다. 플레이어는 서로 배타적인 스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야만용사의 기술 소용돌이의 경우 난폭한 소용돌이, 맹렬한 소용돌이 중 하나를 선택해 서로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직업마다 특유의 육성 메카닉이 있어 영웅을 자유롭게 육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원소술사의 마법부여 시스템이 그런 예시다. 캠페인을 진행하다보면 마법부여 슬롯이 해제되는데 해당 기술과 관련된 특수 효과를 부여해준다.
최근의 게임들은 꾸미기 시스템에 힘을 많이 주는 편인데, 이는 플레이어가 직접 만든 캐릭터에 애착을 갖게 되고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디아블로4에서는 시리즈 역사상 가장 깊이 있는 꾸미기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캐릭터 생성 과정은 직업을 선택하는 모닥불 화면에서 시작해 직업에 따른 체형과 몇 가지 선택지들을 제공한다.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꾸미기 메뉴에서 외모를 변경할 수 있으며 여기서 영웅의 방어구와 장비에 시각적인 변형을 가하는 것도 가능하다. 캐릭터 외에도 새로 추가된 탈것에 커스터마이징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안장과 노획품이 대표적인 예시다.
한편 디아블로 팀은 게임 종반 컨텐츠를 대단히 중시하고 있다. 탄탄한 게임 종반 시스템을 갖춘 상태로 디아블로4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가칭이지만 악몽 던전, 지옥물결, 망자의 속삭임, 정복자 보드, PvP용 증오의 전장 등 많은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또, 디아블로4를 라이브 서비스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다. 처음부터 향후 오랫동안 이루어질 진화와 확장을 염두에 두고 기획했고 디아블로 팬들이 게임을 항상 새롭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3개월마다 새로운 시즌을 출시, 시즌 내내 신규 컨텐츠와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며 이에 더해 정기적인 스토리 확장팩도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 내 꾸미기 아이템 상점과 시즌 패스가 이런 노력을 뒷받침한다. 상점에 판매되는 모든 컨텐츠는 성능이 아닌 외형에만 영향을 준다.
조건희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