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번의 8강전 경기를 통해 T1과 EDG가 4강에 안착했다.
T1의 경우 갈 수록 팀 전력이 상승하며 우승권에 근접한 실력으로 4강에 진출한 반면, EDG는 RNG와 같이 ‘니가 가라 하와이’ 식의 역대급 졸전을 펼친 끝에 패배하려는 의지가 조금 더 부족해 아쉽게(?)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롤챔스 역대급 8강전 경기력을(아주 부정적인 의미로) 보여준 중국 내전
이번 롤챔스의 상황을 보면 한국 팀들은 갈수록 폼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국 팀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폼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젠지가 조금만 잘 해 줄 경우 한국 팀 간의 결승전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어쨌든 금일(24일) 저녁 9시에는 우승 0순위 담원과 매드 라이온스의 8강 3번째 경기가 펼쳐진다. 담원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결과를 확정할 수는 없는 법, 경기에 앞서 게임샷과 함께 두 팀의 전력을 살펴보도록 하자.
- 라인 분석
사실 상 담원의 상체는 현 롤챔스 팀들 중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탑의 칸은 제 2의 전성기가 아닌,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고, 적 침투율이나 데미지, 킬데스 비율 등 모든 면이 정점을 찍고 있다.
정글러 캐니언 역시 작년의 폼에 비해서는 조금 하락한 모습이기는 해도 역시나 롤챔스 정글러 중에서는 현재 가장 뛰어난 폼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드 쇼메이커 또한 선수 랭킹만큼이나 미드 탑 실력을 펼치고 있다.
담원의 상체는 이번 롤챔스에서 말 그대로 '미친' 상태다
이처럼 담원의 상체 라인이 다른 팀과 비교해 구멍이 전혀 없는 압도적인 실력을 가지고 있는 데 반해 매드 라이온즈의 경우 상체의 문제점이 많다.
일단 미드는 좋다. 유럽 최고의 미드라이너이자 이번 롤챔스에서도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휴머노이드는 사실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물론 절대 실력으로 평가한다면 쇼메이커에 비빌 실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사람 몫은 해 주는 선수다.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에서는 조금 실망스러운 모습이었으나 2라운드에서 자신의 폼을 찾은 듯 보인다.
반면 탑의 아르무트와 정글러 엘로야의 경우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그나마 엘로야는 휴머노이드와 함께 2라운드에서 어느 정도 회복을 했지만 아르무트는 너무 고점과 저점 기복이 심해 이번 8강전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기대하기 힘들다.
2라운드를 통해 폼을 회복한 휴머노이드
결과적으로 상체는 담원의 압승이 예상되며, 휴머노이드 역시 쇼메이커에게 농락당할 확률이 크다.
그렇다고 하체는 괜찮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 담원에서 고스트의 폼이 가장 떨어지는 상태이고 베릴 역시 잘 한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모습이기는 하나 매드 라이온스의 카르지나 카이저보다는 상대적 비교에서 훨씬 우세하다.
한 마디로 모든 라인에서 담원이 우세이고, 특히나 상체에서는 압도적으로 우세인 상황이라는 것. 담원 선수의 가족이 인질로 잡혀 협박을 받지 않는 이상 매드 라이온스가 이길 일은 없어 보이는, 그 정도의 수준 차이다.
- 플레이 분석
사실 담원과 매드 라이온스는 올해 서로간에 다전제를 치룬 경험이 있다. 올 시즌 MSI 4강전에서 담원이 3대 2 박빙의 승리를 거뒀다. 당시에도 담원이 매드 라이온스에게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됐지만 결과는 접전 끝 승리였다.
담원이 5차전에서 승리한 것은 상당히 예상 외였다
하지만 이번 롤드컵 8강에서는 그럴 일이 없을 것 같다. 당시의 담원은 본 기자가 보기에도 작년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실제로 (일정의 불리함이 있기는 했지만) 결승에서 RNG에 패배하며 준우승에 머무르기도 했다.
반면 현재의 담원은 작년 시즌의 거의 90% 정도 수준으로 폼이 올라온 상태다(나머지 10%는 고스트의 몫이다). MSI 당시와 비교하면 적어도 한 단계, 많으면 두 단계 정도 티어가 올라온 느낌이랄까.
그에 반해 매드 라이온스는 그 당시나 지금이나 비슷한 수준이다. 한 마디로 상대는 그대로인데 담원이 훨씬 강해졌다는 것.
롤챔스에서의 담원 스타일은 간단하다. 최대한 이득을 취하는 것, 바로 이 하나로 귀결된다. 팀 자체가 운영을 베이스로 하는 팀으로 변모해 작년처럼 치열한 한타 싸움이 이루어지거나 하지는 않지만 상체의 우위를 바탕으로 게임 초반부터 최대한의 이득을 챙긴다. 특히 킬과 같은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아군 한 두 명이 죽더라도 더 큰 이득이 있으면 이득을 쫓는 플레이를 즐겨 한다.
꼭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면 교전을 피하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교전을 하지도 않는다. 이렇다 보니 경기 중 후반 상대와 골드 차이가 만 골드 정도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킬 수는 약간 앞서는 그런 경기도 있고 골드 차이가 커도 킬 수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경기도 많다. 작년처럼 킬과 관련해 무지막지한 차이를 벌리고, 거의 죽지 않는 그런 스타일은 결코 아니다.
매드 라이온스 역시 교전보다는 운영 중심의 플레이를 하지만 이 팀의 경우 생각보다 서로간에 킬 수가 많이 나는 경기가 대부분인데, 이는 운영을 하되 굳이 교전을 피하지는 않고, 담원처럼 한 두 명 죽더라도 이득을 취하는 형태가 아니라 교전에서도, 운영에서도 모두 이익을 취하려는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베이스가 운영이다 보니 비슷한 팀이나 자신들보다 강팀인 경우 경기를 길게 끌고 가면서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다 보니 서로간에 킬이 별로 안 나는 경기임에도 결국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25킬 이상 나는 경기가 빈번하다.
- 실제 경기 양상은?
매드 라이온스가 D조에서 비슷한 실력으로 살아남으며 8강에 진출했지만 사실 이는 D조에 속한 팀들이 모두(물론 팀리퀴드는 선방했으나) 폼 저하 상태였기 때문이지, 매드 라이온스가 잘 해서는 아니다. 그리고 이번에 상대하는 담원은 그냥 체급이 다른 상대다.
두 팀의 경기는 처음부터 담원이 이득을 취하면서 차이를 조금씩 벌려 나가다가 20분이 지난 후부터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하고 결국 30분 전후로 담원이 승리하는 그림이 그려질 확률이 높다. 만약 초반에 담원이 불리하게 시작하더라도 경기가 끝날 때 쯤이면 만 골드 이상의 차이로 승리하는 것이 올 시즌 롤챔스의 담원이고, 8강전 역시 그럴 확률이 높다.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결국 만 골드 이상의 승리를 거둔 로그전 경기
매드 라이온스의 경우 중 후반에 강한 팀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이번 롤챔스에서는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담원이 워낙 20분 이후에 격차를 많이 벌리다 보니 역전의 가능성도 거의 없다.
여기에 그룹 스테이지에서 담원은 거의 모든 경기에서 1만 골드 정도의 차이로 승리를 했는데, 당시 상대했던 로그나 C9보다 매드 라이온스의 전력이 조금 더 앞서 있다고는 해도 이러한 차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운영 면에서도 담원이 앞서고 교전에서도 앞선다. 심지어 모든 라인이 담원 우세이기도 하다.
결국 초반의 유불리와 상관 없이 모든 경기가 담원의 해피 엔딩으로 흐를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담원 선수들의 저점이 높고, 매드라이온스 선수들의 고점은 낮기 때문에 변수가 생길 일도 극히 드물다.
- 최종 승자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생각될 정도로 이 경기는 담원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만약 이 경기를 매드 라이온스가 잡아낸다면 펀플러스의 4위 탈락 정도는 이슈조차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 되겠지만 그럴 확률은 1%도 되지 않아 보인다.
상황에 따라 접전이 벌어지는 경기가 1~2 경기 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담원의 세트 전승 승리가 예상되며, 매드 라이온스의 전략이 잘 먹힌다면 경우에 따라 1게임 정도는 승리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매드 라이온스가 경기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경향이 많기는 하나 상대가 담원이기에 대부분의 경기는 30 ~35분 이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서로간에 킬 수도 많지 않은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서로간에 큰 킬수 차이가 나는 경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담원의 승리 확률은 99.9%로 예측한다.
김은태 / desk@gameshot.net | 보도자료 desk@gameshot.net
